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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 knight May 16. 2020

부정맥 <프롤로그>

달기사 첫 번째 미니 소설

"쿵"


어느 겨울날 저녁 지하철 역.

텔레그램 메시지를 확인하는 순간 지운은 생전 처음 느껴보는 증상을 경험했다.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으며 순간적으로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마치 스위치를 내리면 정전이 되는 것처럼 누군가 그의 몸에서 전원을 꺼버린 듯했다.


이내 심장이 빠르게 뛰면서 아찔한 순간은 넘어갔지만, 처음 느껴보는 증상에 그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병원을 가야 하나..?"


지하철 출구까지 올라간 그는 다시 괜찮아진 몸 상태를 확인하고 병원 대신 자판기 앞으로 가서 생수를 뽑아 들이켰다. 좀 진정이 되는 것 같았다.


그 날 이후 지속되는 불편함 때문에 그는 결국 병원을 찾았다.


"혹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시나요?"

"글쎄요. 많이 받는 것 같지 않는데요."


지운은 스스로를 정신력이 강한 편이라고 생각했다.

평소 생각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성격이라 가슴속에 응어리가 있거나 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커피는 많이 드시나요?"

"하루에 1~3잔 정도요."

"부정맥이 조금 있는데.. 스트레스나 카페인과 관련이 높아요. 커피나 초콜릿, 콜라 같은 거요."


병원을 다녀온 다음날부터 지운은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 초콜릿도 되도록 피했다.

그러므로 그가 좋아하는 카페모카는 더 이상 맛볼 수 없었다.


지운은 계속해서 자신에게 찾아온 불운의 원인이 무엇일까 생각했고, 마침내 남들과는 조금 다른 면을 발견했다.


그는 단지, 가끔씩 세상이 너무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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