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기사 첫 번째 미니 소설
"아 xx 담배 냄새..."
길을 걸을 때면 항상 담배 냄새가 들이닥쳤다.
미세 먼지가 많은 날엔 더 죽을 맛이었다.
마스크를 뚫고 들어온 담배 냄새는 금방 빠지지도 않아 오랫동안 역겨움을 남겼다.
"도대체 왜 걸어가면서 담배를 피우는 거야?"
그들도 한 번쯤 사람들이 담배 냄새를 싫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여전히 꼭 걸어가면서 담배를 피워댄다.
정해진 흡연 구역 혹은 암묵적으로 인정되는 곳에서 피우는 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왜 꼭 걸어가면서 피워야만 하는 것일까?
지운은 종종 어떤 사람들은 스스로 그게 멋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추측했다.
"이기적인 새끼들.."
그의 속에서 검은 기운이 고개를 드는 것을 느꼈다.
분명 집에서 그의 내면은 평화롭고 차분했다.
하지만 평화는 거리를 나선 지 약 3분 만에 산산조각 나버렸다.
물론 그의 속 마음이 입 밖으로 나온 적은 없었다.
길 담배를 피우는 앞사람에게 가서 그러지 말라고 하면 분명히 욕 하면서 덤벼들겠지.
한 번도 해본 적은 없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사람들에게 기대되는 인격은 딱 이 정도였다.
결국은 앞장서서 빨리 가버리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앞길을 막고 이동하는 무리들도 그를 불편하게 했다.
무리들은 마치 주목이라도 받고 싶은 듯이 의기양양하게 떠들며 앞 길을 방해했다.
"뒤에 사람이 지나가면 센스 있게 좀 비켜주면 안 되나?"
지운은 자신이 걸리적거리는 것을 참 싫어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성격이 급해서 그런지도 모르지."
목줄 없이 걸어 다니는 애완견이 보이면
그는 사람들이 참 자기 확신이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얘는 안 그래요"
어떻게 그렇게 확신을 하는 것일까.
그럼 뉴스에 보이는 사고들은 뭘까.
그 주인들은 자신과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걸까.
검은 기운은 운전 중에 가장 강력하게 튀어나왔다.
도대체 어떻게 지나갈 수가 없게 해 놓은 주차,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서 세워야 하지 말아야 할 곳에 정차해버리는 차,
무조건 조심해야 하는 버스와 택시,
애매하게 가면서 차선을 바꾸지도 못하게 만드는 차.
결국은 하루에 몇 번이라도 경적을 울리게 만든다.
그럴 때마다 검은 기운은 지운의 입을 타고 나와 큰 소리로 퍼졌다.
그것은 욕의 형태일 때도 있었고, 그냥 외마디 악으로 끝날 때도 있었다.
가끔 사고가 발생한 것을 볼 때면, 그는 양보의 부재가 주된 원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종종 사석에서 이런 주제의 이야기가 나오면 지운은 이렇게 말하곤 했다.
"생각해봐. 이 차는 여기서 못 끼어들면 부산을 가야 돼. 그런데 멈추겠냐?
그럴 때는 양보 좀 해주고 그래야지. 그거 보기 싫어서 안 멈추니까 사고가 나는 거 아냐."
주차장에서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마시던 커피를 두고 가는 것이었다.
"뭐야 이건. 주차하는 사람 맛이라도 보라는 건가."
도대체 왜 여기에 두고 가는 것일까. 누구 좋으라고.
쓰레기는 쓰레기 통에. 그게 상식이잖아.
그 외에도 거리에서 불편한 장면은 많다.
지운은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몰랐다.
가끔 그들은 마치 다른 종처럼 생각되기까지 했다.
원래 그렇거니, 이해하려고 해도 순간적으로 올라오는 그의 감정은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아마 그가 느끼는 불편을 모두 입 밖으로 낸다면,
사람들은 그를 프로 불편러 혹은 투덜이로 생각할 터였다.
"왜 이렇게 다들 이기적인 거야. 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