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차님즘 남편의 캠핑은 이사다. 10편
* 본 글은 캠핑을 시작한 남편이 작성했습니다.
9편 등골 브레이커의 후유증에 정신이 없을때 나에게 손짓한 침대가 콜맨의 야전침대였다.
콜맨 야전침대 중 3가지를 구입해 사용해 봤다.
1. 콜맨 트레일 000이다.
특징은 싸고 튼튼한데 무겁고 설치가 어렵다.
침대 스킨은 질기고 탱탱해서 북소리가 난다.
북소리가 날 정도의 짱짱함을 만들기 위해서는 강하게 당겨서 고정시켜야 하므로 설치가 정말 힘들다.
스틸이라 튼튼하지만 무겁다.
와이프의 평은 이 침대가 제일이란다.
본인이 들거나 설치하지 않기때문에 내릴 수 있는 놀라울정도로 주관적인 평가이다.
2. 그 다음으로 구입한 침대는 GI 000이다.
비슷한 형태 비슷한 사이즈지만 앞선 제품 보다 설치가 편한 모델이다.
설치는 트레일 000에 비하면 너무 편했다.
설치가 편해지니 다른 단점이 있다. 누워서 움직일때마다 약간씩 삐그덕거리는 소리가 났다.
트레일 000은 워낙 텐션을 강하게 당기고 있어서 프레임들이 움직일 수 없는 상태라 소리가 나지 않지만
이녀석은 설치가 편한 대신 그만큼 강하게 텐션을 만들지 못하는거 같다.
둘째와 와이프는 시큰둥하다.
역시 내가 펴는거니 펼때의 편리함은 그들의 평가 항목에 들지 않는다.
3. 마지막 침대는 대망의 팩어웨이 00이다. (새제품을 구하기가 힘들다)
이 녀석은 폭이 약 10cm 좁은 대신 제일 가볍다.(무게가 두제품에 비해 거의 절반수준)
비실 비실 막내도 번쩍 들어 옮길 정도다.
설치는 반자동이다
그냥 당기면 펴진다. (딱 내스타일이다.)
처음의 반응은 너무 작고 안좋아 보인다는 평이였다.
물론 까다로운 와이프와 둘째의 객관적이지 못한 느낌적인 평가였다.
나는 이성적인 분석을 위해 세가지 침대에서 모두 시험삼아 잠을 자 봤다.
물론 집에서.
와이프는 멀쩡한 침대 놔두고 야전침대에서 잔다며
드디어 미쳤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결론은 세 모델 모두 편안함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편안함에 차이가 없다면
가볍고, 펴기 쉬운게 최고다.
나의 선택은 세번째 야전침대이다.
그러나 역시 짐작대로 와이프는 다른 결론을 냈다.
그녀는 나의 노동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제일 무거운 트레일 000 말고는
다 싫다고 했다.
나의 성화에 못이겨 와이프는 2번침대인 GI 000에서 자보기로 했다.
다음 날 아침 와이프는 너무 삐그덕 거려서 잠을 잘 수 없고, 허리가 아프다고 징징거렸다.
와이프는 다소 주관적이고 감성적이며 느낌적인 경향이 심할때가 있다.
그렇다 기분파다.
나중에 뒤돌아 생각해 보니 그날 와이프는 잠들지 못하고 밤 늦게까지 핸드폰으로 드라마를 시청하며
뒤척거리다 침대에서 들리는 삐그덕 소리가 꽤나 신경쓰였을 것이다.
아이들은 크리스마스 코로나 2.5단계 캠핑(귀차니즘 남편의 캠핑은 이사다. 6편 참조)
후 거실에서 침낭에 들어가 야전침대에서 잔다.
(멀쩡한 제방의 침대와 이불을 두고 말이다)
큰딸은 와이프가 허리가 아퍼서 잘 수 없다는 2번침대인 GI 000에서 꿀잠을 자고 있다.
평소 일찍 일어나고 옷이 조금만 불편해도 입지 않는 아이가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 할 정도다.
그러니 와이프의 침대에 대한 평가는 정말 와이프적인 평가였다.
둘째 딸 역시 아주 만족스럽게 가장 작고 펴기 쉬운 3번침대인 팩어웨이 00에서 잘 자고 있다.
하루는 와이프가 거실 쇼파에서 낮잠을 자려고 하길래 3번침대 팩어웨이 00를 가져다가 누우라고 했다.
싫다며 거절하던 그녀를 끌어다가 눕혔다.
나는 30분 후에 깨워달라던 와이프를 2시간이 지나도록 그대로 두었다.
2시간이 지나 더 자면 밤에 잠자기 힘들꺼 같아서 와이프를 깨웠다.
와이프는 일어나지 못했다.
"자기야 2시간 지났어. 일어나야지."
"으... 어..."
"안일어나?"
"으... 잠깐만..."
"자기야 일어나."
"못 일어나겠어... 나 왜 여기서 자라고 했어..."
다들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달콤한 잠에 빠져 침대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일어나고 싶어도 계속 빨려들어가 잠에서 깨지 못하는 경험 말이다.
내가 약이라도 먹여서 재운거 마냥 나한테 뭐라고 한다.
나는 와이프를 놀렸다.
"형편없는 침대라며 왜 못일어나냐? 참 사람이 느낌적이네..."
그 후로 모두 인정했다. 너무 편하고 잠이 잘 오는 야전침대는 3번침대 팩어웨이 00라고...
사이즈가 작은 것과 내하중(80kg, 벤치로 사용시 70kg 두명 가능)이 문제되지 않는다면 다른 캠퍼에게도 권해주고 싶다.
왜 편한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침낭이 훌륭한가? ㅎㅎ(침낭은 테톤의 약 10만원 가량하는 침낭이다.)
처음에 들어보고 무게에 깜짝 놀랐었다. 너무 가볍다. 두개가 1번침대 트레일 000 하나 무게니 말 다했다.
거기다 설치는 반자동이니 그냥 접었다 폈다만 하면 되는 간단한 방식이라 맘에 들었다.
사이즈도 작아 공간활용에도 좋다.
그래서 세번째 침대를 하나 더 구입했다.
둘째와 와이프가 서로 세번째 침대에서 잔다고 싸울꺼 같아서 ㅋㅋㅋ
나는 평화를 유지하는 사람이다.
평화속에 가족들이 즐거운 캠핑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귀차니즘 남편 캠핑 시작하다! 관련 이야기
https://brunch.co.kr/magazine/campingismoving
* 블로그(실존육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