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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sa Oct 03. 2021

사랑이 먼저인가 키스가 먼저인가?

가족에게도 전략이 필요해


부제: 가족상담에서의 전략적 가족치료


‘전략’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운동화 끈’을 단단히 조여야 할 것 같다.

전략적 투자, 전략적 전투.


군사학이나 경영학에서만 쓰일 것 같은 이 ‘전략’이라는 단어는 가족 상담과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다.


마치 기괴하게 서로 양극단에 있을 듯한 단어를 억지로 끄집어내 아교로 붙여놓은 느낌이랄까.


실제로 전략이라는 단어는 군사에서 시작된 단어로 전쟁에서의 승리를 위해 여러 전투를 계획·조직·수행하는 방책으로 그리스어에 어원을 두고 있다. 또한 전쟁보다 더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어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최적의 방법을 구사하기 위해 사용된다.

© uxgun, 출처 Unsplash

그렇다면 이 전략이라는 단어를 도대체 가족 상담에서 어떻게 쓴다는 말인가.

가족 안의 문제에 대해 근본적 이해와 통찰보다

문제에 대해 명확하고 단기적인 목표를 수립하고 달성하기 위한 상담 방법으로 ‘전략적 가족 치료’가 쓰인다.      

예를 들어보면,


“우리 부부는 사랑이 고갈된 것 같아요. 스킨십이 전혀 없어요.”라는 문제가 있는 부부가 있다고 하자.


그랬을 때 우리는 흔히 상담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왜 사랑이 고갈되었는지’에 대한 깊은 대화를 끝없이 해야 할 것 같다. 서로 스킨십을 하지 않게 된 원인을 분석하고, 근본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 말이다. 하지만 전략적 가족 상담에서는 구체적이고 단기적인 목표를 세운다.


예를 들어


하루에 사랑한다고 10번 이야기하기. 하루에 키스 3번 하기 같은 명확한 목표를 만들 수 있다.



사랑하니까 키스를 할 수도 있지만, 키스하면서 사랑을 느낄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는 가시적이고 예상외로 큰 효과를 발휘한단다.

행복해서 웃는 사람도 있지만, 웃다 보니 행복해지는 사람도 있으니 말이다.

자. 오늘부터 우리 집도 전략적 가족 목표 수립이다.

오늘부터 눈을 부릅뜨고 우리 집의 문제라는 놈을 발본색원하여 작고 명쾌한 목표를 만들어볼 테다.


아. 문제가 생각난다.

아이들에게 잔소리하는 내가 문제구나.

잔소리가 명치끝까지 차오를 때는 ‘사랑해’라는 말로 다시 꾹꾹 눌러 담는 것이 나의 전략적 목표이다.

미소 가득한 ‘사랑해아니라 앙다문 입술 사이로 나오는 ‘스릉해 될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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