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
김광민과 이루마의 학교 가는 길이 머릿속에 펼쳐진다.
학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도 들으면 당장 학교가 가고 싶어 진다는 전설의 곡.
나는 이 곡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뭉클하다. 요즘은 좀 더 그렇다.
그렇다. 오늘은 아이들이 학교 가는 날이다.
우리 아이들은 격일 등교를 한다.
한 반을 1팀과 2팀으로 나눠 한 팀이 등교할 때 한 팀은 집에서 실시간 스트리밍 되는 수업을 듣는다. 교과 위주의 수업은 선생님의 수업이 실시간 스트리밍 되어 발표도 하고 참여도 한다.
온라인 수업을 하는 날에도 체육 수업이나 악기 수업이 있다. 등교한 친구들이 체육선생님 음악 선생님과 수업하는 동안 아이들은 자율 체육과 자율 악기 수업을 한다. 귀엽게도 요가매트를 펼치고 청소년 체조(?)를 하거나 보는 사람도 없는데 열심히 악기를 연습한다.
어제는 아이들이 집에 있었고, 오늘은 학교에 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세 가지이다.
첫 번째는 엄마들이 가장 사랑한다는 자는 모습
두 번째는 하교 후 나에게 엄마~ 하면서 달려오는 모습
그리고 세 번째는 두 딸이 손을 꼭 잡고 등교하는 모습
두 딸이 손을 꼭 잡고 학교 가는 모습을 볼 때면 김광민의 학교 가는 길이 배경음악으로 깔린다.
하루에도 몇 번씩 투닥거리며 싸우는 자매이지만 꼭 등굣길에는 손을 꼭 잡고 간다.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아이들이 신나게 학교에 가는 모습을 보면 나 어릴 적이 떠오르곤 해서 아이들에게 내가 초등학교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엄마가 저학년 땐 말이지.
세상에 오전반 오후반이란 게 있었어.
아이들이 너무너무 많았거든. 그렇게 나누고도 한 반에 60명이 넘었던 때도 있었어.
오전반이 끝나고 나면! 오후반이 그 반에 등교를 하는 거지!
오후반의 좋은 점이 뭔 줄 알아? 늦잠을 잘 수 있다는 거야. 그리고 하나는 간식을 싸가야 하는 거였는데.
할머니는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보름달 빵을 꼭꼭 사주셨어.
전설의 고향 같은 오전반 오후반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
30년이 지난 오늘. 나의 아이들은 격일 등교를 하고 있다.
그나마 강원도에 살기에 격일 등교를 하고 있지 서울에 사는 친구들은 주 1회 등교라든지. 2주 쉬고 1주 등교라던지. 그리고 내가 했던 전설의 오전반 오후반 등교를 하는 학교도 있다고 들었다.
사람의 적응력이란 게 대단하고 느끼는 게, 벌써부터 격일 등교가 꽤나 자연스럽게 생각되기 시작된다.
온라인 수업을 하는 날은 아침이 조금 번잡하지 않아서 좋고.
오프라인 수업을 하는 날은 오전 시간 내내 선물 받는 기분이어서 좋다.
아이들도 학교 가는 날을 소풍 가는 날처럼 기다린다.
7시 50분만 되면 학교에 가야 한다고 난리다. 빨리 가서 친구들 만나고 싶다고.
학교에 가서 마스크 쓰고 줄넘기를 해야 한다나 뭐래나.
코로나가 많은 걸 바꾸어버렸다.
비록 아이들은 하나같이 답답한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그럼에도 바뀌지 않는 것들이 있다.
아이들의 소중한 시간들.
아마 이 시간만큼은 느리게도 빠르게도 가지 않고 항상 그래 왔듯 같은 속도로 흘러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