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 받아들인 배움이 마음까지 내려가는덴 평균 40년이 걸린다고 한다. 인간의 연명이 처연하게 느껴진다. 책도 마찬가지다. 활자를 소비하는 데서 그치느냐, 내 마음까지 내려오게 만드느냐에 따라 독서의 가치는 하늘과 땅 차이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혼자가 혼자에게>는 단순한 글자 소비로 끝내기 어려운 책이다. 시인의 시선과 세계로 방향을 잡고 있는 이 책 속의 단어와 문장들은 연신 내 마음 깊숙한 곳까지 허락 없이 침전한다. 허락 없이 내 영역에 발을 디뎌오는 타인의 방문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그 이유는 우리 모두 혼자라는 본질에 있어서 너의 나의 다름이 ‘같은 마음’ 위에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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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는 초라하지 않다. 오히려 외로움은 사람을 입체적으로 다듬어준다. 우리의 혼자 있는 시간은 미래와 연결되어 있다. 특별한 의미로 사람을 빛나게 하고 또 사람관을 선명하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외로움이야말로 정말이지 새로운 희망이며 새로 나온 삼각김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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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해야 할 것들은 어떤 무엇이 있을지 혼자 가야 할 곳이 어디가 좋을지 정해두자. 혼자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도, 혼자 잘 지내서 가장 기뻐할 사람이 나 자신이라는 것도 알아두자. 이것은 혼자의 권력을 거머쥔 사람이 잘하는 일이다. (혼자가 혼자에게, 중에서)
가을 탓인가... 정말 좋은 책이 많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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