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새 출발 조리사에서 간호조무사로

5화 익숙해지는 하루, 나를 만들어가는 시간

by 다시 봄May


나는 지금도 인천에서 서울까지 출근한다. 버스와 전철을 갈아타며 병원까지 가는 이 길은 이제 내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 새벽 근무가 있는 날이면 오전 4시 20분쯤 눈을 뜬다. 처음엔 길도 낯설고, 긴장된 마음에 너무 일찍 도착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출근 시간에 맞춰 몸이 자동으로 움직인다. 전철 시간표도 머릿속에 입력돼 있다.


조금씩, 정말 조금씩 적응이 되었다.


병원이라는 공간, 환자들, 동료들… 처음엔 모든 게 어색하고 벅찼지만, 이젠 손에 익은 동선과 절차들이 생겼다. 전과 후 해야 할 일들을 작은 메모지에 적으며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환자들과 정서적으로 가까워졌다는 게 가장 큰 변화다. 그들의 이름을 부르며 다가가고, 그들이 나를 부를 때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귀를 기울인다.


그분들이 침상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볼 때면, 언젠가는 나도 저 자리에 누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생로병사의 길 앞에선 누구나 평등하다는 걸 깨닫는다. 그래서 더 밝은 모습으로, 더 따뜻한 마음으로 그들의 하루를 함께하고 싶어진다.


동료들과의 관계도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 '내가 변하면 세상도 나를 다르게 본다'는 말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서툴고 긴장만 가득했던 첫날들과는 분명 달라졌다.


그리고 문득 생각한다.
지금이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일지도 모른다고.

나는 간호조무사로서 내 자리를 조금씩 만들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고, 내 하루가 누군가의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오늘도 나는 간호조무사로서, 나답게 빛나는 하루를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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