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울림과 떨림 Jul 12. 2022

맙소사! 말에도 영혼이 있다니!

1. 맙소사! 말에도 영혼이 있다니!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말이 있다. 쓸 데 있는 말과 쓸데없는 말. 말은 말인데 쓸 데가 없다니, 그러면 차라리 안 하면 되지 않을까? 그런데 그게 쉽지 않다. 인간관계는 절대 내 맘대로 맺어지지 않는다. 때론 슬기로운 사회생활을 위해서라도 싫은 사람과도 알맞은 관계를 맺어야 하는 게 현실이다. 특히 상하 관계가 확실하고, 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에서는 의무 차원에서 말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럴 땐 마음이 동하지 않더라도, 어쩔 수 없이 '네. 좋네요.'라고 맞장구를 쳐야 한다. 하지만 마음을 통과하지 않고 곧바로 입에서 나오는 말, 진심을 1도 느낄 수 없는 말로는 관계의 거리를 좁힐 순 없다. 오죽하면 '영혼 없는 말'이라고 부를까? 말에도 영혼이 있다니, 생각할수록 재미있는 단어의 조합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말을 최초로 유행시킨 사람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

2. 따뜻한 듯 차가운 말
'요즘 어떻게 지내요? 괜찮아요? 많이 힘들죠?' 듣기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말이다. 자기밖에 모르고,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힘들다고 생각하는 시대에, 이런 따뜻한 말들은 마치 오아시스를 만난 것처럼 반갑다. 이런 부류의 말들은 서로의 거리를 바짝 당겨주는 것 같아서 좋다. 하지만 예의상 건네는 말, 기계적으로 건네는 말이라면 얘기는 다르다. 인사말에 매번 영혼을 담는 것도 웃긴 일이지만, 으레 습관처럼 영혼 없는 말을 남발하는 것도 웃긴 일이다. 영혼이 담긴다는 건, 마음 그중에서도 진심이 담긴다는 뜻일 것이다.

3. 관계를 좁히고 싶다면
우리는 건네는 말에 영혼이 담겨있는지 단박에 안다. 반면에 그냥 기계적으로 내뱉는 영혼 없는 말이라는 것도 기가 막히게 눈치를 챈다.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니라(약2:26)' 어떤 의미에서 영혼 없는 말도 죽은 말과 같다. 더 나아가 행함이 없는 말도 죽은 말과 일반일 수 있다. 나중을 위한 어장 관리 차원에서 인맥을 맺는 것으로는 친밀한 관계로 발전할 수 없다. 주변에 많은 친구가 있어도, 안심하고 마음을 꺼낼 수 있는 친구는 적다. 극단적인 선택을 막아주는 건 수많은 인맥이 아니다. 평소 영혼 있는 말을 주고받으므로 친밀한 관계가 형성된 한 두 사람이다. 이런 친구가 없다면 푸념을 늘어놓기 전에, 먼저 내 말부터 점검해 봐야 한다. 혹시 내 말에 영혼이 빠진 건 아닌지, 그래서 돌아오는 말도 영혼 없는 말은 아닌지.

작가의 이전글 십자가를 지듯이 집게와 가위를 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