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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과 떨림 Jul 15. 2022

당신이 불편하고 짐스러운 이유

자존심 강한 사람은 자신이 가진 소신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보인다. 소신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근사한 일이다. 그렇지만 지나치면 독선이 된다. 그러면 나와 다른 의견은 전부 틀린 것으로 생각해서 하나하나 뜯어고치려고 다. 이런 사람은 나와 다른 의견은 전부 토를 다는 것으로 간주한다. 좀처럼 반대 의견을 견디지 못해, 자존심 상하는 일로 받아들인다. 그러다 관계에 마찰이 생기면 사람들이 나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세상이 나를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상대의 자존심을 꺾고 자존심을 세우려는 사람이 편할 리 없다.

반면에 자존감 높은 사람들은 소신이 없어서 물러터진 사람이 아니다. 도리어 상대의 소신도 하나의 의견이라 생각하므로 존중할 줄 안다. 그리고 함께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을 통해서, 평소 가지고 있던 소신을 더욱 다듬고 보완하는 계기로 삼는다.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대개 자기만 높일 줄 아는 사람은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었고 상대도 높일 줄 아는 사람은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었던 것 같다. 이런 태도를 가진 사람은 부담스럽지 않고 편안하다. 사람이 침대가 아님에도 편안함을 줄 수 있다는 건, 세상 불편한 사람들 천지에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이런 사람에게 매력과 안정감을 느낀다.

자존심 강한 사람은 세상에서 자기를 제일 존중하기에, 주변을 불편하게 만든다. 그러나 자존감 높은 사람은 상대도 존중하기에, 주변을 편안하게 만든다.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 존중받는다. 그래서 높일 줄 아는 사람이 자존감도 높다. 불편하게 느껴지는 데도, 편안하게 느껴지는 데도,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자존심 강한 사람은 좀처럼 알지 못하고, 자존감 높은 사람은 쉽게 눈치를 챈다.

그리스도인은 자존심 하나로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다. 또한 자존심으로 험한 세상에서 믿음을 지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나를 가치 있게 여겨주시는 사랑에 반응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그리스도인이다. 자존심으로 버티는 사람이 아니라 그분의 사랑으로 버티는 사람이 그리스도인이다. 그분의 사랑의 너비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가 어떠함을 깨달을수록, 괜한 자존심은 내려가고 꼭 필요한 자존감은 올라간다. 자존심에서 나오는 자신감은 왠지 짐스럽다. 하지만 자존감에서 나오는 자신감은 왠지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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