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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과 떨림 Jan 26. 2023

세는 일과 헤아리는 일

셀 줄만 아는 사람은 불평하고
헤아릴 줄도 아는 사람은 감사한다.

세는 건
머리만 굴려도 가능하나
헤아리는 건
마음까지 굴려야 가능하다.

당연한 자유가 없듯이
당연한 편안도 없다.

내가 누리는 편안은
누군가의 불편함 덕분이지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내가 편한 대신
누군가는 불편을 떠안고,
내가 불편한 대신
누군가는 편안을 누린다.

갑자기 불편하다면
그간 당연하게 여겼던
누군가의 부지런과 수고와 배려가 빠진 탓이다.

불편은 쉽게 감지되고
편안은 쉽게 적응되기 마련이라,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은 많아도
불편을 감내한 사람을 알아주는 이는 적다.

아내의 불편으로
남편은 편안을 누리고,
남편의 불편으로
아내가 편안을 누린다.

어디 부부만 그럴까?

내가 불편한 것만 크게 보인다면
세는 걸 잘하는 사람이고,
남이 불편한 것도 크게 보인다면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다.

머리만 굴리면
내가 불편한 건 크게 보이고
남이 불편한 건 작게 보인다.

마음까지 굴려야
나를 위해
불편을 감수한 이들이 보인다.

내가 편할수록
누군가는 더 불편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눈을 뜨게 하고
마음을 철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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