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방끈수공업자 May 31. 2019

연구의 기술

연구자 vs. 기술자

연구를 진행하다가 기술자의 경지에 올랐다고 느끼는 순간 그 연구는 그만둬야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구의 기술자가 되었다는 것은 거침없이 이론 또는 수식을 전개해서 문제를 설정하고 그에 따른 해결방법 또한 거침없이 제시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실험 역시 거침없이 설계해서 뚝딱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 경지에 오르면 고민이 개입할 여지가 없어지는 것 같다고 느낍니다. 고민이 없으면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고 매너리즘에 빠지면 신선한 아이디어가 사라집니다. 새로움이 없으면 연구가 아니라 엔지니어링이고 기술의 길을 가게 되는 것이고 그 분야는 저 같은 연구자가 아니라 그쪽으로 훨씬 더 잘 하시는 엔지니어가 맡아서 꽃을 피워주시는게 맞다고 봅니다. 우물을 파는 일은 우물을 더 잘 파시는 분께 맡기고 저는 그저 우물이 있을 만한 곳을 열심히 찾아다니는 역할을 하는게 우물물을 쓰셔야 하는 분들께 실례를 범하지 않는 길이라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작가의 이전글 미국의 서브웨이 샌드위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