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께 여쭙니다.
제가 조금 과하게 자신만만했거나, 아래에서 말씀드린 내용에 대해 필요로 하시는 분들의 수가 생각보다 적었던 것 같습니다. 브런치에서 제공하는 숫자에 뭔가 현혹되어, 혹은 제가 뭐라도 되는 듯한 착각에 빠져 쓸데없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ㅎㅎ 저는 그냥 저의 자리에서 제가 직접 조언을 해줄 수 있는 후배들에게 집중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랜만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정부출연연구소에서의 1년차는 평화로웠습니다. 연구소의 과제 수행은 계획서 기반으로 흘러가는데, 1년차에는 제 연구가 포함된 계획서가 없었습니다. 따라서 비중있는 역할을 맡기 보다는 한 두개의 과제에서 재미있어 보이는 문제를 만들어서 풀어보고, 새로운 분야에 적응하는 시간도 갖곤 했습니다.
반년 정도 지나고 새해가 되면서 과제들에 제 연구가 포함되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처음엔 평화로움이 그렇게나 좋았는데 조금 지나니 좀이 쑤시더라구요. 지금까지 늘 전투적으로 살아온지라 안빈낙도의 삶을 한번 즐겨볼까 했는데 아무래도 제 취향이 아닌가 봅니다.
오늘 글을 올리는 이유는 여기 오셔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의견을 묻고자 함 입니다.
포닥 경험을 공유한 이 브런치는 꽤나 많은 분들이 방문해주셨고 관련 글의 조회수가 7-8만 정도에 달합니다. 타겟이 굉장히 국한적인 주제(연간 국내 박사학위 취득자 1.5만정도로 보이며 그 중 소수만이 해외포닥을 고려할 것으로 추정)치고는 적지 않은 숫자라고 생각합니다. 오프라인의 삶에서도 주변의 여러 분들이 해외포닥 및 대학원 유학에 대한 상담을 요청해오시고 또 좋은 결과를 가지고 떠나시는 모습을 보아 왔습니다. 그런데 온라인에서는 거의 일방의 소통만이 이루어지고 있어 오프라인에서 부리는 오지랖과 상당히 큰 차이가 있습니다.
오지랖 때문에 인생이 고달파졌던 경험이 많이 있습니다. 후배들 인생상담, 진로상담, 속해있는 각종 단체들에서 대표자 역할위대한 영도자 등등 제 시간을 빼서 다른 사람을 위해 쓰다보니 제 일을 할 시간이 부족해 잠을 줄이며 꾸역꾸역 처리하곤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 브런치도 아마 제 오지랖의 디지털 버전이 아닐까 싶습니다. 점점 나이를 먹으며 오지랖을 줄여나간 결과 평범한 소시민인척으로 살고 있지만 유전자에 새겨진 오지라퍼의 태생은 숨길 수가 없습니다.
오프라인에서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저의 작은 노력이 다른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만의 작은 세상에서 소소하게 도움을 드리기보다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포닥관련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상담해주고 상담받는, 그리고 서로의 존재로 인해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타고 올라온 사다리를 걷어차기 보다는 가진 시간을 쪼개 더 많은 사다리를 만들어 함께 쓰고 싶습니다. 그리고 홀로 사다리를 만들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럴 능력도 안됩니다. 모두가 함께 튼튼한 사다리를 만들어갈 수 있길 소망합니다.
물론 상업적인 의도로 개설하는 커뮤니티는 아니라 (연구소에 겸직금지 조항이 있습니다...) 돈을 크게 들일 수는 없고 포털 사이트 까페 정도로 시작하겠죠. 어떻게 구체적으로 운영해 나갈지는 고민을 더 해봐야겠으나 일단 이러한 커뮤니티를 꾸릴 정도로 수요가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가장 먼저 해소해야하지 않을까 싶어 이 글을 올립니다. 7만 조회수, 1일 수백회의 방문이 허수가 아니길 빌면서..
위에 설명드린 것과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가 생긴다면 가입을 하고 활동을 할 의향이 있으신 분들은 댓글을 남겨주시거나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