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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태흥 Jan 19. 2020

교수 출신 마케터의 피부를 읽는 법

오린비(Orinbe) 최완 대표...“제주레시피로 만든 당근 화장품"



▲ 제주레시피 브랜드 오린비는 당근, 레드비트, 용암해수 등 피부건강에 좋은 멀티 컬러 라인으로 구성돼 있다. 최완 대표는 소비자와 바이어 접점으로 전시회에 참여해 소통한다. 



당근 화장품(carrot cosmetics)이 성분 카테고리로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 대표 제품이 제주레시피 화장품 브랜드 오린비의 ‘제주레시피 더 퓨어 오일’이다. 작년 출시 후 10배 이상 매출을 끌어올린 효자다. ‘룩앳미’ 등 뷰티 프로그램과 리뷰 등에서 ‘한 방울의 기적 오일’로 불리며, 셀럽과 소비자의 호응도 높다.  


#1 'carrot cosmetics' 신카테고리 개척 


오린비 최완 대표는 “국내에서 당근 오일을 출시한 것은 오린비의 ‘더 퓨어오일’이 거의 처음으로 알고 있다. 국내·외 고객들도 ”당근 오일 있어요?“라며 반겨준다. 청정 제주산 당근 추출물을 60일 저온숙성을 통해 제조하는데, 해외 바이어들의 반응도 좋다”며 말문을 열었다.  


영하 70도까지 내려가는 러시아에선 당근 크림이 국민화장품 대우를 받는다. 독일의 당근 씨 에센셜 오일은 피부색을 밝게 해주는 효과로 국내 해외직구 사이트 화제의 뷰티템이다. 제주산 당근 원물로 만든 ‘오린비 제주레시피 더 퓨어 오일’은 전시회에서 해외 바이어의 수많은 러브콜을 받았다. 


“신생 브랜드면서도 준비가 잘 돼있다”는 게 해외 바이어들의 공통된 평가.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제주레시피라는 콘셉트와 유니크한 디자인에 대해 긍정 반응이 많다. 소비자 마음속에 변하지 않고 반드시 지켜야 할 브랜딩으로 ‘제주레시피’를 고집했다. 또 심플하면서 따뜻한 색감의 디자인은 작년 10월 산업통상자원부의 굿디자인(GD)상을 받을 정도로 차별화 요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최완 대표의 핸드폰 케이스에는 ‘당근 그림과 완판(sold out)’ 글귀가 선명하다. “창업 직전 3년여 제주 원물 100여 가지 넘게 검토했어요. 그중 첫 소재로 풍부한 컬러의 당근을 적용했죠.” 알면 알수록 즐겨서 일부러 더 먹는 채소가 당근이라는 최완 대표의 얼굴은 주황색으로 살짝 물들어 있었다.  




▲ 전시장의 오린비 부스에서 고객들이 당근 오일을 체험하고 있다. "오일 치고 가볍고 묽은 제형임에도 촉촉함과 피부 광채가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받았다. 



#2 피부 건강에 으뜸인 주황색 채소, 당근 


미국 등 선진국의 2020년 트렌드는 단연 식물 기반(plant-based)이다. 식품으로는 ‘콩’이 소비자의 선호가 많았다. 그렇다면 화장품은? 미국에선 이미 ‘13년부터 ’carrot cosmetics’이 친숙한 소재다. ‘먹는 것이 곧 바르는 화장품’이란 말처럼 천연(natural)·유기농(organic)·농장(farm) 소재 중 피부건강에 가장 으뜸인 주황색 채소로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베스트셀러 ‘매력적인 피부 여행’의 저자인 독일 피부과 의사 옐 아들러는 “피부에는 베타카로틴과 라이코펜이 절대적인 슈퍼 물질이다. 분자 하나로 파괴적인 활성산소 1000개 이상을 한 방에 날려 버릴 수 있다”고 적고 있다. 


당근의 대표 성분이 베타카로틴과 라이코펜 등이다. 베타카로틴은 비타민A의 전 단계 물질로 프로비타민 A라고도 불린다. 베타카로틴은 눈에 아주 좋으며 피부와 점막에 필요하다. 또 세포의 성장을 돕고, 손상을 예방하거나 수리하고 피부 방어체계를 개선한다. 라이코펜 역시 주름을 방지하고 햇빛에 의한 피부 손상을 막아주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주황색 피부는 자외선 방어력이 두세 배나 높다. 때문에 선크림을 바르지 않고 태양 아래서 한 시간을 보내도 안전하다”는 부연 설명도 있다. 인물사진을 보여주고 매력적인 사람을 고르게 하는 실험에서 살짝 주황빛이 도는 ‘당근 얼굴’이 진한 구릿빛 얼굴보다 인기가 많았다는 조사도 있다. 


CosmeticOBS 지는 “‘Game is not over’ for carrots in cosmetics!’ 기사에서 “당근 오일이 피부에 매우 효율적이며, 더 부드럽게 밝고 강하게 만든다”고 적고 있다. INCI 목록에 당근은 잎 추출물, 뿌리 추출물, 씨 오일, 에센셜 오일 등이 등재되어 있다. 유기농 소재로도 당근은 저렴하면서도 효용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최완 대표는 “당근 오일을 경험해본 고객들이 가벼운 사용감, 은은한 향, 피부 효과 등에서 ‘인생 오일’을 찾았다는 반응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람이 강한 청정 제주산 원물로 당근 크림, 당근 씨 오일 등 당근 라인을 구축 중이다. 또한 제주 유래 원료로 한라산 표고버섯, 제주 레드비트, 제주 귀리, 제주 유자 등을 활용한 제품 라인이 속속 소비자에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3 프로듀서로서의 마케터  




▲ 교수보다 스타트업의 활력이 좋다는 최완 대표는 "K-뷰티는 미래가 창창하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최완 대표는 ‘16년 ’제주레시피 브랜드 오린비(Orinbe)‘를 론칭했다. 이전에는 삼성물산 인터넷사업부 마케팅, 아모레퍼시픽 마케팅부문 사업부장을 거쳐 대구한의대 화장품공학부 전임교수를 지냈다. 교수직을 마다하고 스타트업 빅디테일을 설립한 이유는 무엇일까? 


”오랜 실무 경험을 좋은 학생들(예비 직원들)에게 전하며 자부심을 심어주려 노력했다. 창업과 교수직을 동시 병행하기 어려웠던 점도 있었다”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지만 K-뷰티는 앞으로도 창창한 미래가 있다고 봤다. 업계 발전을 위해 내 역할을 고민하다 창업에 나섰다”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는 1992년 마케터로 사회생활을 시작. 대기업에 이어 마케팅 에이전시, 홈쇼핑&온라인 밴더 등 유통 채널에서 풍부한 경험도 쌓았다. 지금도 ’마케팅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로 수행 중인 ’영원한 마케터‘다.  


최 대표는 “현시점에선 ’시장에서 고객에 대응하는 것‘이 충분한 대답이 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마케팅 전 과정에서 정확한 성과를 이끌어내는 프로듀서로서,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不狂不及)는 경지에 올라야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화장품산업은 대표적인 중소기업 업종이다. 규모의 경제나 조직, 인력 면에서 부족하다. 대신 가벼운 몸집이어서 트렌드 적응력이 오히려 강점으로 꼽힌다. 


최완 대표는 중소기업 경쟁력으로 ▲스피드 ▲유연성 ▲진정성의 삼박자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본이 달리는 중소기업은 당장 오늘부터 시작할 수 있는 스피드가 필요하다. 오늘까지 하던 일을 내일부터 안 할 수 있는 변화무쌍한 유연함도 무기가 된다. 또 오랫동안 진정성 있게 일한다면 고객이 알아봐 줄 거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그는 “책임판매업자가 800여 곳(’ 12년)→1만 4천여 곳(‘19년)으로 늘었으니 머리 터지는 경쟁상황이다. 하지만 용광로처럼 달아오른 에너지로 K-뷰티를 다시 뜨겁게 달굴 것으로 믿는다. 위기는 누군가에겐 기회다”라며 “거북이 같은 자세로 시장 상황 판단을 남에게 맡기지 않고, 주관적으로 일하려고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 오린비의 컬러 마케팅은 작년 10월 산업통상자원부의 굿디자인(GD)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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