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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필리아 Sep 25. 2021

제로 웨이스트, 물건을 오래 쓴다는 것?

당근 마켓, 중고마켓 이용하다.

부모님에게 결혼 전 사주었던 티브이가 약 8년 쓰고 고장이 났다. 그 당시 중소기업 티브이를 구입했던 거라 40만 원 중반 정도 주었던 것 같다.

요즘은 대형가전도 저렴한 게 참 많다. 쿠팡에 검색하면 종류도 정말 다양하고 비슷한 디자인이지만 보면 모델명도 참 다양하다. 신제품도 항시 출시되고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다양한 전자제품이 나온다. 그렇다 보니 고쳐서 쓰는 것보다 새로 구입하는 게 더 저렴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실제 그렇다. 이번에 우리 집에서도 티브이고 고장 났는데, 수리비만 38만 원 나왔다. 그 돈이면 조금만 더 보태서 새로 사도 전혀 무리가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만들길래 이리도 빨리 고장 나지? 마치 일부로 고장 나라고 안에 부품 하나를 빼두고 판매한 것 만 같다. 그리고 괜히 속은 기분도 든다. 특히 우리 집 티브이는 불과 3년 만에 액정이 나간 고장이었으니까…



 대형가전이 너무 저렴하여 이번에도 부모님에게 큰마음먹고 사줄까? 했지만 최종 선택은 “당근 마켓”을 이용했다.


당근 마켓에서는 티브이 키워드를 알림으로 설정해두고, 원하는 가격과 마음에 드는 모델이 나오면 구입하기로 마음먹었다.


중고로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은 물건을 원가보다 싸게 구입했다는 경제적인 관념에서의 절약도 있지만, 누군가 쓰지 않던 물건이 다시 쓰임으로써 그 물건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뜻깊은 일이다.


그런데 좀 놀랬다. 티브이를 알람 걸어두었는데, 정말 하루에도 몇 개씩 중고 티브이가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아예 비움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 티브이로 바꾸기 위해서 중고로 판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물건들이 이렇게 빨리 소비되고 버려지는 것일까?


실제 전자폐기물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전자폐기물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채 동남아로 수출되고 결국 지구 상에 그대로 쌓여 환경호르몬, 환경오염 등의 환경재앙을 낳는다.


부모님 티브이는 대우, 쓴 지 3년 된 티브이인데 잘 보지 않는다는 이유로 5만 원에 판매하길래 바로 구입했다. 정말 잘 샀다고 생각하고 만족했다.

중고로 저렴하게 구입해서 기쁜 마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 한구석이 착잡했다.


중고시장의 활성화를 일으켜준 “당근 마켓”이지만 사람들이 더욱 쉽게 물건을 팔고 새로 사면된다 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평생 내 남편과 함께하며 힘들 때도 있고 기쁠 때도 있지만 서로 동거 동락하면서 그렇게 함께 했을 때 그 깊이와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물건에 유독 빨리 질리고, 빨리 싫증 낼 게 아니라 오래 쓰고 오래 물건과 함께 인연을 다 했으면 좋겠다.


더 좋은 것들, 더 좋아 보이는 것들이 있더라도 지금 가지고 있는 내 것에 애정을 다하다 보면 그런 것들에서 구애받지 않고 물건을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중고 #마켓 #당근 마켓 #제로 웨이스트 #가전제품 #티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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