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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필리아 Sep 20. 2021

자연을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연을 쉽게 생각하진 않았나요?

자연을 당연하게 여겼다. 자연은 그저 그렇게 그 자리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릴 적 어른들이 꽃을 보고 감탄하고 자연경관을 보러 일부러 먼 곳을 간다는 게 이해가지 않았다. 나는 놀이공원을 좋아했고, 인위적은 게임을 좋아했다. 10대를 지나서 다행히도 나이를 먹을수록 내가 찾아가는 곳은 되도록이면 자연이었다. 멀지 않고 가까운 곳에 늘 자연이 존재했다.

어릴 적 장난감 없이도 잘 놀았다. 고무줄 하나만으로 친구들과 낄낄 거리며 웃으며 놀고, 지우개 가루로 반죽 놀이를 하며 찰흙을 대신했다. 윗집 아이와 개구리를 잡으러 가고, 티브이는 정해진 시간에만 만화가 나왔기에 매일 집착하며 티브이에 매달리지 않아도 괜찮았다. 자연과 함께 놀았던 기억이 내겐 추억인데, 지금 우리 아들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다.


"예전에는 어떻게 키웠지?"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너무 다양한 장난감 수, 책, 놀이시설 등 풍부할 정도로 넘친다. 모든 육아용품은 마치 "국민 템"이라 불리며 안사면 안될 것 같은 뉘앙스를 뽐낸다.


내 어릴 적과 비교되는 장난감 수와 책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더 자극적이고 더 재미있는 놀이를 찾는다. 나 편하자고 보여준 영상은 아이에게 없어서는 안 될 놀잇감이 되어버렸다.

날이 좋은 날이면 일부로 자연을 보러 가기도 하고,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체험놀이를 더 찾는다. 아이에게 이 어릴 적 기억이 모두 나지는 않겠지만 자연과 함께 하는 것이 더 즐겁다 라는 경험을 심어주고 싶다.


자연이란 것은 우리가 눈으로 보는 풀과 숲과 같은 것이 자연이 될 수도 있지만 요즘은 자연히 존재하는 것,

공기와 물도 자연 중 하나이다. 그 물과 공기마저 요즘 너무 소중하고 귀하다.


몇 년 전 미세먼지로 하늘이 뿌옇게 되었을 때, 마음이 같이 울적해지고 우울해지는 날이 많았다.

미세먼지 수치가 최악을 찌를 때는 임신을 하고 있었다. 임신기간 동안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에 대한 걱정을 하고, 아이가 태어났을 때는 공기청정기를 구입하기도 했다.

수돗물로 바로 먹는 게 아니라 당연히 정수기를 먹게 되고 약수터가 아닌 물을 사 먹는 요즘을 볼 때, 세상이 변해서가 아니라 세상을 우리가 오염시켜서 지금처럼 변한 것 같다.


자연과 같은 모든 것들이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버는 수단으로 둔갑한다.

공기도 사 먹고 물도 사 먹으며, 없어도 될지 모르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을 상품화시킨다.


그만큼 오염되었기에 이러한 제품이 개발되었겠지만, 우리는 정수기 물을 먹고 공기청정기의 공기를 마시고 있을게 아니라 왜 이러한 제품을 쓰게 되었나?부터 생각해야 한다.

정수기 물을 언제부터 먹게 되었지? 왜 이게 당연한 제품이 되었지?

공기청정기? 미세먼지가 많네? 중국 때문인가?


이 글을 본 사람은 중국 때문에 미세먼지가 많다고 생각을 안 했으면 좋겠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많이 팔아야 기업이 성장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공장을 돌려야 하고, 지금 대부분의 공산품들은 석유를 기반으로 만든 제품들이다.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주변을 둘러보라. 플라스틱 아닌 게 몇 개나 되는가?

인건비가 싸고 노동력이 밀집된 중국, 동남아 지역은 당연히 생산라인이 많고 우리나라는 이러한 공산품을 수입하고 판매한다. 그리고 그 제품은 소비자인 우리가 산다. 다시 말해서 내가 사용하고 있는 물건, 내가 필요하다고 샀던 물건이 미세먼지를 만들고 환경오염을 시키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전에 우리가 그저 필요한 물건이면 사야지 라고 생각했던 방식에서 조금은 다른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

나는 지금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너무 당연하게 자연을 대한 우리의 대가라고 생각한다.

"인과응보" 이 말에 적극 동의하며 살아왔기에, 이 말에 절대적으로 동의한다.


어릴 적부터 "환경교육"을 당차게 배우진 않았지만 포스터 그리기나 방학숙제로 꼭 한 번씩 환경활동이 있었다. 환경오염, 지구온난화 등이 굉장히 내가 어릴 적에는 먼일로 느껴졌었다. 그러나 이젠 아니다. 기후변화라는 단어는 기후위기라는 단어로 변했고, 곳곳에서 지구온난화 현상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폭염은 50년 새 2배 이상 증가하였고 전 세계 곳곳이 산불과 가뭄으로 위협받고 있다.

우리에게 혁명이란 문명이 발달하고 전 세계적인 무역활동을 통해 보다 쉽게 해외 제품을 쓸 수 있고 먹을 수 있다. 수입산 소고기를 사 먹는 것이 어렵지 않다. 하지만 한우를 먹는 것보다 수입산 소고기를 먹을 때 탄소발자국이 2배 이상 쓰인다. 자동차를 타는 것보다 자전거를 탈 때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고, 한 물건을 오래 사용하고 쓰는 것이 탄소발자국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내가 눈뜨고 일어나서 행동하는 모든 것들이 결국 탄소발자국과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게 우리의 운명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노후에 나이가 들어서 죽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내가 죽기 전에 나는 지금처럼 이렇게 아름다운 하늘과 아름다운 산, 아름다운 풍경이 내 눈앞에서 펼쳐져있는 자연이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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