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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필리아 Sep 12. 2021

제로 웨이스트 제품 꼭 소비해야 하는가?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야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야!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서 조급함이 함께 생겼다.

원래도 성격이 급했는데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온라인 세상은 정말 빠르게 변한다.

패스트패션, 패스트푸드, 패스트 유행에 걸맞게 그 변화에 적응하려니 몸과 마음이 바쁘다.


처음 나는 왜 지구오필리아를 시작했는가? 를 살펴보면, 환경에 평소 관심이 있었다. 그 관심이 아이를 출산한 후 행동으로 옮겨졌고, 우선 친환경제품을 직접 내가 써보고 바꿔보고 소개해보면 좋겠다 싶어 무작정 지구오필리아라는 네이밍으로 온라인 스토어를 시작하였다.

첫 시작은 출산 후 이제 갓 돌이 지난 아이를 재우거나 짬짬이 시간에 무엇인가 진행하였기 때문에 틀이나 체계가 잘 잡히지 않았다. 아이 자는 시간 새벽 3시까지 제품을 소싱하고 아이템을 정했다. 그렇게 사진 찍는 방법도 모르지만 그냥 사진 찍고 다른 쇼핑몰 참고하며 제품의 상세페이지를 만들어갔다.


한마디로 "야매 쇼핑몰"이 만들어진 것이다. 정말 막무가내 콘셉트이었다. 친환경이라는 타이틀 아래 그 이후에 진행되는 모든 일든은 발로 뛰고 손으로 쓰고 머리가 안되니 기획력보다는 무작정 해보자 라는 마인드였다.

약 그 시점으로 3년이 지난 지금 나의 지구오필리아 스토어는 지난날보다 많이 성장했고, 내가 성장한 만큼 많은 제로 웨이스트 샵이 생겨났다. 제로 웨이스트 친환경 스토어가 늘어난 것은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이쪽으로 많이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새로 생긴 스토어도 구경하면서 묘한 경쟁심리도 느꼈다.


'아 , 나도 이런 콘셉트로 할걸! 우와 상세페이지 진짜 잘 꾸몇네?"


확실히 콘셉트 잡고 뚜렷하게 시작한 스토어들은 브랜딩 한 느낌이 강하지만

내 스토어는 여전히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물건 소싱만 늘었지 그대로인 것 같았다.


더 성장한 스토어를 보면 조급함이 있긴 하지만 내가 빠르게 성장했냐 보다는 내가 똑바른 방향으로 현재 가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3년 전에 첫 시작부터 정말 잘했다면 지금은 좀 더 자동화 수익시스템을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행여나 그 큰 빚을 벌써 다 갚진 않았을까? 삶에 있어 묘한 반전을 기대하기도 하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도 사실 굉장히 행운이다.(코로나 시대에)


무엇보다 난 괜찮다.

나는 또 나만의 기준과 선택에 있어 확고했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은 있어도 후회는 없다.


난 제품을 선택하고 지구오필리아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기준을 정했다.

1. 제품 겉포장이 최소화될 수 있는 상품일 것 (비닐봉지 자체가 공장에서 빠진다던가!)

2. 대나무, 면화, 사이질 삼과 같은 소재 자체가 플라스틱 대체될 수 있는 것

3. 재사용 박스, 신문지를 활용한 포장일 것!

4. 친환경제품 소재이되 가격이 너무 비싸지 않을 것!


재사용 박스, 최소화 포장, 신문지 활용에 대한 고객의 만족도는 모두 충족시킬 순 없었다.

이쁘게 포장되어 고객에게 나가도 보았지만 아예 알맹이만 원하는 손님이 계시기도 했고

이후 크래프트지, 안 내지 와 같은 모든 것을 빼고 실속만 넣어드렸더니 중고제품 거래한 느낌이 난다고 하시는 분이 계시기도 했다.


고민했다. 어떤 고객을 나는 만족시킬 수 있을까?

친환경이라고 하는 콘셉트 아래, 브랜딩 되었다는 그 기업의 이미지 아래 너무 많은 가격이 뻥튀기되고 있다.

나는 고객이 친환경이 비싸다?라는 이미지보다 좀 더 쉽게 다가가고 편하게 기억되고 싶었다.

그렇기에 내 지구오필리아 스토어에는 그렇게 비싼 상품이 없다.


포장도 크래프트지 포장하고, 다시 안내지도 만들까? 고민했지만 쓰레기 대한 측면에서 보면 결국 한번 보고 한번 뜯고 버려지는 것이기 때문에 모두 빼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중고" 이미지라기보다 "실속" "알맹이" 챙길  있는 지구 오필리아로 기억되길 바란다.



나는 작년에 UBC프로그램 지구 수다 착해가지고 시민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직접 샵을 운영도 해보았다.  

그리고 여러 환경 관련 활동, 교육들을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들었다.


환경교육을 들으면 들을수록 결국 이 판매하는 것만이 답이 아니었다.

환경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어쨌든 찾아서 구입을 하지만 호기심, 잠깐의 관심으로 구입한 사람들은 지속성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결국 이러한 친환경제품을 구입하고 소비하는 사람들은  본인의 가치관과 마인드가 제대로 갖춰져있어야 한다.


"가치 있는 소비"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

이것을 생각하고 최대한 적게 쓰고 적게 소비하는 것!


이 마인드를 철칙으로 플라스틱 제품을 최소화하며 자연 생분해될 수 있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그동안 쉽게 소비하고 해왔던 것들이 환경을 망치기도 하고 동물을 죽일 수 있으며 그것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라고 생각하기까지 조금은 고차원적인 생각이 필요하다.


나는 그래서 지구오필리아 제품 자체를 과하게 홍보한 적이 없다.

인스타에는 대부분 환경활동, 직접 체험한 것, 교육한 내용들이 적혀있다. 제품을 구입하면 좋겠지만 근본적으로 이렇게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하고 그러한 사람들끼리 연대하고 계속해서 이 힘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환경실천 10, 일반 관심 없는 사람들 90의 비율이라면 이후에는 90이 환경 실천하는 사람, 관심 없는 사람이 10 정도 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지속 가능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한쪽으로 너무 가치관이 쏠려서는  된다. 손수건을  쓰는 사람을 아예 비정상적으로 본다든지  좋게 보는 것은 사고 자체가 편파적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편안한 시선으로 그러한 사람들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왜냐면 우리도 처음부터 그랬던 사람이 아니니까!



친환경이라는 타이틀로 기업들이 이미지를 바꾸고, 결국 그 기업도 이미지 마케팅을 통해 다시 한번 소비를 불러일으키고 우리가 소비해야 기업은 커질 수 있다. 그럼 근본적으로 우리는 어떤 기업을 성장시켜줘야 할까?


가짜 친환경 마케팅에 우리가 속지 말아야 하고, 소비 자체에 가치관의 적립이 확실해져야 한다. 그리고 진짜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들을 찾아 소비하고, 성장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 역시 우리의 역할이다.


결국 기업은 소비자의 욕구에 발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러한 친환경, 제로 웨이스트적인 관점에서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는 삶의 방식을 택한다면 기업들도 그렇게 따라 움직인다.


내 작은 행동이 별 볼 일 없을지라도 이런 사람이 10명이 되고 100명이 되고 1만 명이 된다면 우리 삶은 더 빠르게 변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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