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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필리아 Oct 19. 2021

아이가 아프면 엄마는 죄인이 된다.

코로나 시대에 아이를 키운다는 것!

아이가 아프면 엄마는 이곳저곳에서 죄인이 된다.

며칠 전부터 나기 시작한 열은 5일째가 되었는데도 떨어졌다가 오르기를 반복한다. 처음 열이 나기 시작한 건 금요일 오전부터였는데 금, 토 이틀 열나고 일요일부터는 제법 컨디션도 좋았다. 하지만 열이 떨어지고 나니 이번엔 기침과 콧물이 많이 나와서 선뜻 보내기가 그랬다.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월요일까지 쉬고 이젠 지체할 수 없었다.


코로나 시국이라 다들 민감한 탓도 있겠지만 갑작스레 날씨가 추워져서 기온의 변덕도 더 심했다. 감기 걸리기 좋은 날씨인 환절기가 온 것이다.

화요일부터는 본격 공적인 외부 미팅이 있는 날이라 어떻게든 어린이집에 보내야 했다.


아침에 “어린이집 안 가고 엄마랑 있을래”라고 말하는 아이를 뒤로한 채 “엄마는 일을 해야 해! 조금만 있으면 엄마가 올 거야” 달래며 어린이집을 보냈다.

컨디션도 좋았고 열도 떨어져서 안심했다. 그런데 보낸 지 30분 만에 어린이집에서 지금 38.3도의 열이 난다며 데리고 가라고 연락이 왔다. 30분 동안 나는 무슨 업무를 더 할 수 있었을까? 업무는커녕 집안 정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다시 아이를 데리러 가야 했다.

이제 떨어져서 제법 나았다고 생각했는데 왜? 왜? 왜?라는 의문을 가진채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아이를 데리고 왔다.

바로 병원으로 갔는데, 나아가는 양상을 보이다가 다시 안 좋아지는 거면 우선 약 이틀 치 먹고 지켜보자고, 혹시 그전에 안 좋으면 바로 검사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한다. 병원에서 집에 오는 동안 마음이 무거웠다.


일 때문에 내가 신경을 아이에게 쓰지 못했나? 그러고 보니 오늘 아이가 컨디션이 좀 쳐지는 것 같다. 마음이 아프다.

한편으론 내가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스마트 스토어를 하는 지금이 감사하다. 만약에 직장에 다니는 워킹맘이었으면 나는 정말 직장을 금방 퇴사했을 것이다.

모든 일을 제쳐두고 아이를 볼 수 있음에 감사하기도 하면서 아이를 제대로 맡길 가족조차 없다는 것에 눈물이 난다. 어떻게 마음 놓고 코로나 시대에 일을 할 수 있을까?

결국 화요일 외부 미팅은 다음 주로 미뤘다. 기꺼이 나를 위해 시간을 내어준 다른 분에게도 미안하다. 시간의 중요성,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기 때문에 상대의 약속을 취소한다는 것에 매우 미안한 마음이 크다.



아이를 낳고 내 시간을 가지고, 나의 일에 집중해서 투자를 한다는 건 진짜 짬짬이 시간을 엄청 잘 활용해야 한다. 아이 낳기 전에 이렇게 시간관리를 잘했다면 아마 엄청나게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가 있는 덕분에 시간의 중요성을 알게 된 것도 있다. 한쪽면만 보지 말고 양면을 다 보아야 인생에 중립이 유지된다.



어찌 되었든 아이 재우고 잠깐의 텀 동안 이렇게 글을 쓰는데 옆에서 잠들어있는 아이가 유난히 짠하게 느껴진다.

일에서도 나의 능력을 인정받고 싶고, 아이도 잘 키우고 싶은데 어느 한쪽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한다. 코로나가 1인 기업, 집에서 일할 수 있는 역할을 내게 더없이 확고하게 준 것은 맞지만 한편으로는 조금만 열이 나도, 조금만 기침이 나도 코로나인가? 라며 걱정하고 불안이 동반되는 상황이 싫다.


아이랑 같이 있는 동안 보살피면서 사랑도 더 많이 주고 아껴주어야지!

가끔 아이가 이렇게 심하게 아플 때, “일 좀 쉬엄쉬엄 하세요! 날 보세요!”라고 하는 것 같다. 아이에게 온전히 사랑을 주고 보살필 시간이 온다. 물론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피로도가 크긴 하지만 이렇게 아픔이 지나고 나면 아이도 나도 더 성장해있겠지~~



모든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진심으로 존경을 표시한다.

나도 엄마이지만 엄마는 강하다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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