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의 지속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스마트스토어를 하나의 큰 사업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처음에는 소소한 만족, 내가 돈을 벌었다라는 행복감이었지만, 점점 활동의 범위가 커지고 영향력이 커지면서 나의 행동, 말 하나하나가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높은자리에 확 올라간 느낌인데, 그때부터 나도 조금 부담되기 시작했다. 글을 하나 올릴때도 조금 잘 올려야 할것 같고, 이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생각이 많아지더라.
처음에는 제품의 수가 많으면 많이 팔리는 줄 알았다. 그래서 빨리 다음 준비된 상품이 입고 되길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그런 시간들이 참 많았다.
하지만 결국 스토어에서 잘 팔리는 조건은 그게 아니었다. 종류가 많다고 잘 팔리는게 아니였다.
스스로 쇼핑몰에 대한 정확한 이해도 없이 할 줄알고, 성과를 내었다라는 것에 뿌듯함으로 지속해왔지만 현재 가장 중요한 지속성이 흔들리고 있다.
지구오필리아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이지만, 판매하는 셀러로만 인식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있었다. 실제 내가 미니멀, 제로웨이스트를 좋아하고 환경에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나는 더욱 다양하게 활동할 수 있었다.
스토어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건을 판매만 하고자 하는 마음이 아니라, 진심과 이 스토어의 브랜딩이 얼마나 잘되어있느냐이다.
그 기업의 겉포장씩 친환경 경영이 아니라, 1인 스마트스토어 이 작은 스토어 안에서 나라는 사람이 당당하게 정말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랬다. 약 3년간 운영하면서 계속해서 나는 인정받고자 했다. 지구수다 시즌1 시민운영진이 되었고, 그 이후 공모사업 3개를 도전하면서 모두 성공적으로 마쳤다. 뭔가 이 지구에 이 환경에 굉장히 기여한 기분이었다.
특히 팀원과 함께하는 공모사업이 끝났을때는 어벤져스와 같은 팀이 모였다고 생각했다. 공모사업에 약 4~5개월동안 워낙 에너지를 쏟다보니 끝나고 나니 거기서 오는 허탈함도 있다. 4인 4색 다른 색깔, 각자 하는 영역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환경책자도 만들고, 그림카드도 만들면서 그것을 전체적으로 이끌어가는 책임자로써의 무게도 컸다. 몇개월간 이어온 무게와 책임감이 끝나니 각자는 또다른 영역안에서 각자 잘하는 것들을 더 잘하기 위해 쫒아가는데 나는 그 자리에 덩그라니 남아있는 기분이었다.
그림책테라피를 하며 현재 새롭게 공간대여 및 문화공간 오픈준비중인 언니, 자워순환 시민운영진으로도 활동하면서 현재 생화꽃집 창업에 성공한 친구, 비건요리를 이슈로 다루며 활동해온 언니는 컨텐츠제작 및 온라인클래스까지 운영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며 나의 생계를 꾸려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내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다. 제로웨이스트를 알리기 위한 유튜브를 해볼까? 블로그도 그쪽으로 확실하게 나가볼까? 다양한 방향성을 생각하며 도전하고 중단하고 도전하고 중단하기를 반복했다.
난 무얼 잘하는사람이지? 이 고민의 늪에서 혼자 빠져나오질 못했다.
손재주도 요리도 가르치는 것도 생각보다 내게 맞지 않았다.
이게 딱 뭐냐면, 워낙 좋아하는 분야가 다양하고 딱히 호불호 없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데 있다.
난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좋고, 난 이렇게 나처럼 전업주부로 있으면서 돈을 버는 엄마이야기도 하고싶고,육아이야기도 좋고, 조현병엄마 이야기도 꺼내며 다양한 나의 이야기를 꺼내고 싶었다.
그러나 현실은 좀 더 집중해야한다.
지구오필리아 자체의 사업의 지속성을 유지한다는 것도 꽤나 고민이 컸다.
결국 내가 추구하는 환경이라는 이슈에서 물건판매는 해외수입이 아닌 자체생산이 되어야하고 업사이클링제품이었으면 좋겠고, 자체 재배되는 농산물이었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
하지만 내가 판매하는 많은 물건들이 해외수입이다. 여러 업체들의 홈페이지 및 스토어를 구경하며 이들은 어떻게 하고 있나 봤더니, made in china 는 눈에 잘 띄지않는다. 이미지탈피를 위해 상세페이지에 힘을 많이 쏟았고, 그 상세페이지를 봤을 때 정말 환경을 생각하는 것 처럼 느껴졌다.
땅도 없어 농산물도 하지 못하고, 업사이클링 기술도 현재 가진 것이 없고, 나는 어떤 쪽으로 더 특화되어 알릴 수 있을까?
수입이라 하더라도 우선 플라스틱대신 자연생분해되는것을 쓴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어야 할까?
어디에 초점을 두냐이겠지만, 현실적인 측면에서 내가 할수 있는 방안은 기존에 플라스틱을 쓰던 사람에게 '플라스틱 아니여도 이런 대체제가 있다'라는 것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방면을 알려주고 싶다.
스마트스토어를 오로지 수입에 의존하는 이상 장기적인 긴 성장은 힘들테지만, 현재 제로웨이스트가 많이 알려진 만큼 힘입어 같이 더 알려야겠단 생각이 든다.
향후의 먼 미래의 꿈은 땅콩주택이라도 마당이 있고 농사를 할 수 있는 땅이 있어 수세미농장을 직접 재배하기도 하고, 텃밭을 키우고 싶다.
그냥 지금 내가 제대로 된 방향을 가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나의 방향성에 대해 확신이 안설 때 이렇게 글을 적다보면 내가 스마트스토어로는 어떻게 알리고 싶은지가 확실히 드러나는 것 같다.
뒤돌아가도 좋고 여러바퀴 돌아가도 좋으니 그저 그 방향으로 가는것이 맞다면 나는 잘하고 있는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