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지만 꼭 해야 할 책 육아
책 육아가 좋다는 것은 알지만 생각보다 실천하기 어렵다.
어떤 습관이 하나 자리 잡히려면 적어도 한 달 이상은 해야 하는 것 같다. 최근에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과의 모임이 줄어들었다. 이전에는 함께 만나서 공동 육아하고, 같이 책을 읽는 모임 등을 하면서 여러 커뮤니티를 형성했다면 지금은 소규모의 책모임 또는 온라인 내에서의 챌린지가 유행한다.
실제 나도 어예바첼린지 책 인증 챌린지 등을 도전했다. 도전하면서 느낀 건 혼자 하는 것보다 인증숏을 올리기 위해서라도 내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행을 한다는 것이다.
실행을 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지만 꾸준하게 한다는 것이 힘이 든다. 챌린지는 그러한 꾸준함에 있어 동기부여와 힘을 준다. 나도 뒤늦은 나이에 책으로 배우는 게 너무나 크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아이에게도 더욱 독서의 중요성을 실어주고 싶다. 그리고 그전에 내가 먼저 책을 읽는 모습, 도서관과 친숙한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이 아무리 발전하고 잘 되어있어도 눈으로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책에서 얻는 건 크다. 예를 들면 전자사전보다 영어사전에서 단어를 찾으면 시간은 걸려도 그 단어를 찾기 위해 살펴보는 그러한 과정들 속에서 메타인지가 작동하여 더 기억에 오래 남게 한다. 최근 많은 사람들은 결론, 당장 눈앞에 빠르게 보이는 결과물을 원한다. 나 역시도 성격이 급하기 때문에 빠른 정답, 빠른 결과물은 답답함을 줄이고 갈증을 해소하게 한다. 그러나 코로나 시대에 대면관계가 줄어드는 상황 속 커가는 아이들에게는 조금의 느긋함이 필요하다.
시대가 변하고, 빠르게 발전하는 사회 속에 나조차도 적응이 쉽지 않지만, 당장 이제 겨우 3~4살인 아이에게 자연보다는 지식을 더 많이 주는 사회가 된 것 같다. 키즈산업의 대부분은 돈벌이로 바뀌었고, 딸기를 딴다거나 동물을 보는 것도 이제는 돈을 주고 경험을 하기에 이른다. 조금만 발달이 정상범위에서 느려도 언어치료, 놀이치료 등을 권하고, 정해진 틀과 규칙에서 키워야 우리 아이가 잘 크고 있다고 안도하게 된다. (특히 개월 수별 발달단계)
코로나 이후로 아이들은 입모양조차도 마스크 때문에 제대로 보지 못한다. 코와 입을 본다는 것은 전체적인 그 사람의 얼굴 표정을 볼 수 있다는 것! 즉, 상대방이 현재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에 대한 변화도 확인 가능하다. 지금은 그러한 표정을 볼 수 없고, 마스크를 쓰며 어린이집 생활과 학교생활을 아이들은 이어간다.
마스크를 쓰고 있는 아이들을 볼 때면 짠하고 속상하다. 지금의 현실이 진짜인가? 정말 언제까지 이 상황이 계속될까?라는 두려움 속에 아이를 조금이라도 더 잘 키워보고 싶다는 마음이 올라온다.
한때는 내가 편하자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칠까 봐 미디어에 노출을 참 많이도 시켰다.
21개월이라는 어린 개월 수에 눈 맞춤, 호명 반응이 되지 않아 나의 심장을 덜컹이게 했던 아이.
그때 무지한 나로 인해 아이의 발달이 이렇게 느린 것만 같아 죄책감이 크게 다가왔었다. 책이 좋다는 것은 알지만 쉽사리 아이가 책에 흥미를 보이지 않았고 아이에게는 책도 잠깐의 장난감 도구가 될 뿐이었다.
그래도 책을 장난감처럼 계속 가지고 놀고 돌다리를 만들어 건너고 이러한 시도조차가 좋은 거라고 들었다. 책을 가지고 놀이를 많이 하진 않았지만 4세가 되고 나서는 아이 책을 빌리러 함께 도서관에 갔다. 도서관에서 자기가 원하는 읽고 싶은 책을 빌리게 하고 도서관 밖에 나와 빌린 책을 함께 읽었다.
꾸준히 엄마도 책을 빌려서 읽는 사람이고 너도 이렇게 빌리는 환경이 익숙해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4세가 되고부터는 줄곧 다녔다. 2022년 5세가 되고나서부터 책을 읽고 아이가 재미있어한다거나 이해하는 폭이 커졌다. 그 뒤로 나도 책을 읽어주는 재미가 생겼다.
하루에 1권만 읽어주는 게 나의 목표였는데 어쩌다 보니 하루에 5권씩 읽어주고 있다. 매일 이러한 습관을 가진다는 것은 이후 학령기에 언어의 폭이 엄청 커진다고 한다. 특히 8세가 된 아이의 어휘력은 최대 10,000개 정도까지도 차이가 난다고 한다. 그 어휘가 엄마의 입에서 모두 여러 단어가 나와서 그런 것일까? 그 단어들이 모두 책에서 나왔다면 우리는 책을 읽지 않아야 할 이유가 없다.
현재 내가 책을 읽는 이유도 세상에 대한 시각을 넓혀주고 다양한 표현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주로 에세이나 자기 계발 책을 주로 본다. 에세이는 그 사람의 생각에 대한 공감과 감정을 글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어 좋다. 자기 계발은 스스로에 대한 동기부여와 자신감이 떨어진 내게 희망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여기서 이렇게 인생을 보내다 죽지 말자고 다짐하게 해주는 책의 힘!
이건 유튜브나 블로그와 같이 아무리 미디어 채널이 잘되어있어도, 영상에서 보고 느끼는 것과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분명 더 깊이 와닿는 나의 마음을 더 울리는 글의 힘이 있다. 아이에게도 그러한 힘을 길러주기 위해 이 정도 엄마의 노력은 필요할 것 같다.
나는 대부분의 책을 중고 구입, 물려받은 책을 통해 아이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1년에 한 번씩 책 갈이를 해준다. 1년 동안 전권의 세트 책을 읽었을 리 만무하다. 아이에게 책의 선택권을 주기도 하지만 여전히 보지 못한 채 꼽혀있는 책들은 일부로 자기 전에 들고 와서 읽어준다. 책은 꼭 세트가 아니어도 여러 내용과 이야기를 볼 수 있다면 우선 구비해두고 여기서 다시 추가로 도서관에 가서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빌려오게 한다.
책의 수가 많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만 부모로서 책 욕심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다. 도서관에서 더욱더 다양한 책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지만 아이의 취향이 반영된 책들은 항상 공룡 이야기다. 그렇기에 집에서는 인성동화나 생활동화, 자연탐구와 같은 여러 이야기들을 구비하게 된다.
책의 권수가 많다고 해서 아이의 지식이 함께 넓혀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볼 수 있는 범위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많은 만큼 책을 통해 아이가 이해하고 배우는 것도 많아지는 것 같다. 지금의 책 범위 내에서 다음 책으로 교체해줄 때 지금의 책을 정리하고 새로운 책으로 진열되는 것은 아이의 흥미를 불러오기 좋다. 아이들이 무럭무럭 커가는 만큼 책의 내용도 그 연령에 맞는 책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이에 맞게 정서와 여러 행동들에 대해서 책을 통해 알아가기 때문에,
시간이 허락하고 체력이 되는 한은 책을 지속적으로 읽어줄 거다. 비록 엄마의 체력은 밤 10시가 되면 마법에 걸린 듯 바닥이 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