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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필리아 Jul 23. 2022

둘째 제왕절개 출산 4일 전 내 심정

임신 37주 4일 자 수술 날짜까지 잡고 왔다.


출산 앞둔 내 심정...

D-DAY 받아두면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기도 하지만,


아는 맛이 더 고통 이랬던가?


첫째 임신 제왕절개 출산(아이 역아로 인한)


블로그에 첫째 제왕 후기도 바로 씀

그래도 이때 잘 살아있었네 포스팅까지 쓰고!


출산했던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차마

다시 겪고 싶지 않은데,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다시 어떻게 겪지?라는 무서움이 몰려온다.


그래 놓고 출산을 준비한다며

얼마 전 치과 스케일링, 브라질리언 왁싱, 머리를 싹둑

자르며 본격 아이 태어나기 전의 준비를 한다.


첫째 무얼 해야 할지 몰랐고, 출산 전까지 계속 일을 했기에 준비가 서툴렀던 것과 달리

지금은 제왕수술을 앞두고 하루하루 해야 할 것들을 하고 있다.

브라질리언 왁싱!

진짜 하고 나서 더운 여름! 오로와 같은 찝찝함, 씻을 때의 간편함 등

개운함을 훨씬 주었던 왁싱이라 다시 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번에 왁싱을 하니 제왕절개 수술부위가 더 따끔거리는 것 같고, 그때의 배 아픈 고통이 몰려오는 듯하다.

그리고 4년 전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이리 안 아팠던 것 같은데, 지금은 무슨.. 닭장에 닭털 뽑듯이 마구 뽑아버린 것 같은 느낌의 후 통증이 오는? 아줌마가 20분 만에 끝내서 좋다고 했더니만 2배 빨리 끝난 후폭풍은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그래도 왁싱하고 나서 일주일 정도 지나니 좀 괜찮아졌고, 제모로 인한 굴욕은 겪지 않아도 된다.

(제왕절개를 하면 수술부위 쪽 부분만 면도기로 간호사가 밀어주는데, 다시 자랄 때 무척 간지럽다. 모양도 이상하고)



정신력은 4년 전보다 더 강해졌지만

몸은 4년 전보다 더 병맛이 되었다.



사실 내가 제일 두려운 것 중 하나가 체력이 이전보다 달리는 것에서 아이 둘을 케어하면서 버틸 수 있을까?

오로지 정신력=깡 하나로 버티겠는데? 하는 마음이 크다.



거기서 오는 두려움이랄까?

지금 이제 겨우 한 아이를 사람처럼 키워두고

조금 편해질 만했더니 다시 둘째를 처음부터 케어

그것도 하나도 아닌 둘을 케어해야 한다는 부담



첫째 어린이집 보내고 나서 나의 여러 가지

N잡에 가까운 일들을 쳐내는 것에 대해서

나름 보람차기도 하고 뿌듯한 일정들을 소화하고 있는데,

당분간은 그 모든 것을 stop 또는 slow 하게 가야 하는 지금이겠지?




가끔 즐기는 커피 한잔의 여유,

아이 맡겨두고 친구와 예쁜 커피숍에 앉아 수다 떠는 그러한 일상이 너무나 그리워질까 봐,

코로나로 지난 2년의 일상이 무너지긴 했지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집에서 일하는 엄마라

그 모든 것이 커버 가능했다는 것!


일과 육아를 다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할 나위 없이 그냥 감사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잊혔던 생후 1년까지의 기억을 꺼내어

다시 육아를 한다는 것이 정신적으로 잘 버틸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아이는 나의 인내력을 테스트하고,

나의 마음의 넓이를 넓게 해 주는데 도움을 주는 사람이다.

그러나 아이를 통해 깨달았다.

난 마음이 넓지도 깊지도 인내력이 좋지도 않은 사람이라는 걸,

욱하고! 화내고! 내 성질이 순간적으로 올라오는 사람이구나! 를 아이를 보며 깨달았다.

나이만 먹었지,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구나! 라는걸

아이 하나를 키우며 배우고 같이 성장한다.

나를 키울 때 우리 엄마도 이런 마음이었겠지?

우리 아빠도 이런 마음이었겠지?



남은 출산 4 , 제왕절개는 날짜를 정할  있지만 긴급 진통이 오면  길로 수술하러 가야 한다.

내게 누릴 수 있는 마지막 남은 4일

그리고 첫째 아이와 함께 1:1로 단독 케어 가능한

단독 사랑받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 4일


4개월 남았을 때보다 4주 남았을 때보다 4일 남은 이 시간들은

일도 더 재미있게 느껴지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재미있게 느껴지고,

몸은 무겁고 배가 당기지만 그래도 지금 순간들이 또 얼마나

감사하고 자유로운 몸인 줄을 알기 때문에 좋은 거?


첫째를 출산하고 육아휴직 후 단순 복직할 줄 알았던 나는 스마트 스토어를 알게 되었고,

새로운 사업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내가 생각했던 방향과 전혀 다른 인생을 사는 지금이다.


둘째를 출산하기에 앞서 여러 걱정들이 태산이지만 이 아이가 태어남으로써 또 어떠한 나의 스토리를 만들고, 어떤 일들에 더 몰입하며 스스로를 성장시킬 수 있을까?



그 일말의 기대감이 지금을 움직이게 하고 즐길 수 있게 한다.

출산 전 내게 있는 두려움 체크해보기


1. 경제적 활동 단절로 인해 수입이 중단

(매달 내가 버는 돈이 있어야 생활이 유지 가능함)

2. 잠을 못 자고 허리, 손목 아파가며 예민해져 있는 내 모습 (약 1년간 몸이 너덜너덜해지는 그때의 그 상태를 기억하니 무서움)

3. 제왕절개 수술 후 옆으로 돌아눕는 것조차 힘들었던, 너무 떨어서 이럴 거면 전신 마취하세요라고 말했던 그때의 기억들

4. 신랑이 늦게 오는 날이 많은데, 주말 같은 경우 아이 둘 데리고 멘털 탈탈 털리진 않을지... 혼자 독박의 연속일듯한 기분


스스로 두려움을 만들진 않는지도 생각해봐야 하지만

자꾸 나도 모르게 "제왕절개 출산 후기" "둘째 출산" "페인 버스터 후기"

등을 검색하며 또다시 출산 후기들을 뒤지는 중이다.


인간의 심리는 왜 두려움을 굳이 끌어당겨서 하는지요?



그래도 이렇게 적고 나면 내가 어떤 두려움이 있는지를 시각화할 수 있고

아! 이런 부분에 대해서 두려워하고 있었구나?를 알게 되어서

내 감정을 다시 한번 정리할 수 있다.(적어보는 거 강추!)

사실 별거 아닌 일에도 내가 힘들어했구나도 글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경제적 활동이 100% 중단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 미리 겁먹음!

지금 나는 스마트 스토어,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 등 다양한 SNS 활동으로 나의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기에, 출산 후에도 이 부분은 진짜 시간이 부족해서 빈도가 줄 뿐이지 아예 안 하지 않을 거니까!


그리고 아이한테 몰입할 수밖에 없는 때가 있는 거니까

그 시간은 또 아이에게 최선을 다해야지!


또 제왕절개 출산... 나만 하는 것도 아니고 아이 엄마들은 다 거쳐왔던 과정이고

이것이 엄마가 되기 위한 과정이고

아이 둘의 엄마라는 건 또 다른 책임감,

그리고 아이의 얼굴을 보면 힘듬이 눈 녹듯 사라져 내리길!



어차피 내가 선택한 남편, 늦게 오는 남편도 내 몫이고 내 책임이란 걸...

독박이라기보다 그냥 즐겁게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자.


이제 조금만 더 크면 나랑 놀겠나?


나를 찾겠나? 나는 엄마, 아빠와의 감정 공유가 잘 없었던 터라

초등학교 이후 알아서 그냥 잘 놀았던 것 같다.

그 부분이 커서 외로움을 탄다거나 또 다른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나를 찾을 때 사랑 줄 수 있을 때 무한 사랑 주고 좋게 생각하자.


출산 3일전 막바지 단체주문까지!


그리고 가장  !

2018년 아이 출산 후

내게 있어 환경은 이제 필수!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있게 생각해보는 시간!


환경문제에 대해 다른 사람보다 좀 더 민감하게 바라보았는데 아이를 출산하고 본격 조금씩 제로 웨이스 트란 게 무엇인지, 미니멀이라는 게 무엇인지 한 발짝 한 발짝 움직였다.

제로웨이스트 강연활동



그 힘은 실로 대단했고,

스마트 스토어를 시작할 수 있었고, 환경 강연을 할 수 있었고, 방송에 나올 수 있는 기회까지 얻게 되었다.

공모사업도 할 수 있었고, 많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인생에 기회를 얻은 것을 돌이켜보면 아이 덕분이다.


미래에 살아갈 아이의 환경이 걱정되어

그렇게 실천하고 알리는 일을 동참한 것인데

그것이 내 인생의 흐름, 내 하루의 일과와 연관되어 움직이고 있었다.

보람도 느끼고, 재미도 느끼고

인맥이 바뀌었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에 좀 더 감사함을 담았다.



사실 그러한 과정 속에 내 인생 우여곡절, 고비만 아니었으면 더욱 행복했을 텐데 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고비 속에서도 버텨낼 수 있었던 게 이러한 환경활동을 하고 알리는데 에너지를 쏟았기에 버텨나갈 수 있었다.




4일 뒤 병원에 누워있겠지,

4일 뒤 나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는 것



둘째 복덩이를 만난다는 설렘과

행복, 그리고 복덩이에 대한 기대감

건강하게 태어났으면 좋겠고

진짜 진짜 스트레스받는 와중에

부지런 떠는 엄마 뱃속에 있는다고

고생 많았다!!!!!!!!!!!!!!!!!!!!!



지금으로써는 우리 둘째가 건강하게 태어나는 것이 바람!

그리고 태어나면 내 몸 회복을 위해 완전히 힘쓸 것!


왜냐면 난 이제 두 아이의 엄마이니까

더 강해야 해!




#둘째 출산 #출산전 #제왕절개 #d-day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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