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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필리아 Dec 11. 2022

행복에도 다양한 색깔이 있지, 그런데 난

내가 원하는 행복만이 행복이 아니잖아?


행복이라는 틀안에 내가 너무 사로잡혀있나?

누군가에게는 그저 평범한 하루하루가

나에게는 그토록 바라는 행복, 내가 원하는 행복일 수 있다.



블로그에 글을 적으면서 나를 참 많이 성장시키고

이렇게 내뱉으면서 힘듦을 정화하려고 했다.


하지만 사람이 기쁜 일보다 슬프고 힘든 일이 몇 배는 더 크게 와닿는다.

실제 뇌에서도 부정적인 기억에 대해 더 강하게 인식한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감사함에 먼저 초점을 맞추고 살라는 것도 그것 때문인 것 같다.




이 운명이란 게 정말 있을까?

마음이 힘들고 괴로울 때, 이 미래가 안 보여서 나도 모르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점을 보러 가는데 최근에는 정말 끝을 내라고 이야기한다.

내가 원하는 행복이 그저 남편을 위해 저녁을 준비하고 같이 저녁을 먹고

아이와 남편과 다 같이 시간을 보내고 웃으며 대화할 수 있는 그런 가족이 필요했다.

내 어린 시절 가족은 내게 정서적인 충족감이 되지 못했다.

아픈 엄마, 그리고 매일 회사 다니는 아버지

그냥 그걸 보면서 하루하루 큰 게 다이다.


어쨌든 난 우리 엄마보다 정상에 가까운 엄마다.

정신적으로 아프지 않으려고, 강하려고 더욱 마음공부에 집중한다.

그러나 그걸 듣는 것으로 끝나면 안 된다.

막상 내 삶에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그것을 해결하고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다. 


앞서 점을 보았을 때, 너무 단호하게 끝내라고 해서 마음이 아프다.

내가 평생 동안 우리 부모한테 느껴보지 못했던 그 가족의 울타리를 나는 아이들에게 지켜주고 싶은데

내가 이번 어려운 상황, 힘든 상황 때문에 추구하는 행복을 내 스스로 깨는 것 같아서 그게 힘들다.


주변에서 100이면 100 다 아니라고 말하는데

이미 이게 이성적으로 판단이 안되어서 내가 아직도 이러는 건지

정신적으로 나름 기대었던 것이 사실인데

갑자기 오로지 독립적으로 딱 살아가려니 좀 힘이 든다.

아무리 죄를 저질러도 그 사람이 밉지가 않은가 보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도 있지 않나?


아무튼 원망도 들고 정말 화도 나고 내게 왜 이런 상황을 줘서 날 미친 듯이 힘들게 하는지. ..


지금의 내 결정이 앞으로 내 삶의 방향, 그리고 내 자식에게까지 영향이 함께 가니까 더 신중하다.

행복에는 참 다양한 색깔이 있는데

나는 그 행복을 느끼는 포인트가 가족이다. 


가족과 함께 했을 때 느끼는 그 따뜻함을 내가 너무 그리워했고, 같이 함께 밥 먹고, 놀러 가고 하는 것이 내겐 큰 행복이었다.

그 행복을 포기하고 다른 행복을 지금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사업도 잘 돼서 돈 많이 벌어, 둘째 아기도 태어나, 인맥 잘 둬서 힘들 때마다 날 찾아주고 위로해 주는 사람들 주변에 있어

사실 이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좋은 행복들인데


끝내고 나서의 9의 행복보다 1의 행복을 붙잡는 미련한 짓

지금 내가 생각해 보니 결혼을 참 빨리했다.



내가 부모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마음, 퇴근하고 나서 아픈 엄마가 더 증상이 심하진 않을까 눈치 보며 퇴근하는 그 삶이 아닌 오로지 사랑하는 사람과 퇴근 후 만나 맛있는 저녁을 먹고, 서로 같이 안고 잠을 자는 그런 하루하루 

그게 너무 그리워서 원해서.



그러니 실패했다.



난 단단히 실패했다. 내가 독립적이고 나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했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 자존감이 낮으니 무얼 하더라도 심리적으로는 은연중에 기대고 있었다.

지금은 오히려 내게 있어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나를 더 사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기회!

너 없으면 안 돼가 아닌 너 없어도 돼! 너 없어도 괜찮아! 하는 시간이 왔다.

무섭고 두려운 마음 사실 크다.


둘째 해봤자 4개월이 지난 시점이고, 첫째에게 정서적으로 나는 얼마나 좋은 엄마와 울타리가 될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마음이 약해지고, 또 약해진다.

나에겐 시간이 필요하다. 나를. .. 사랑해 주는 시간


주변에서는 ' 너 진짜 잘한다' '넌 충분히 잘할 수 있어'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해주는데

정작 나 자신은 내게 저 말을 못 해주고 있는 것 같다.


한고비 넘겼다고 생각했는데, 더한 고비로 내 어깨를 짓누르니

지금으로썬 정말 끝내고 확실하게 성공하고 싶다.

확실하게 돈 많이 벌어서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고

나 자신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 



#행복 #색깔 #에세이 #삶의무게


#자존감 #나자신사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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