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뭐라고 행복하네
2019년 집 작은방에서 자그맣게 바구니에 넣고 물건 몇 개를 판매한 걸 시작으로
2021년 집 안방을 온전히 다 비우고, 사무실로 탈바꿈했다.
그렇게 사무실이 곧 안방이 되었고, 안방에서 나는 매출 1억을 달성했다.
집 안방이라는 공간은 내게 있어 좀 더 의미 있었다.
둘째를 임신하고, 출산하고 키우는 그 모든 과정을 겪으면서도
계속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바로 집이 사무실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집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아이를 케어하면서 수시로 일이 가능했고, 택배도 아이가 자는 시간에 맞춰 쌀 수 있으니까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
훨씬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었다.
그. 러. 나.
아이 둘이 한 번에 아프고 나 역시 감기에 걸리면서 24시간 7일을 집 밖에 제대로 나가지 못한 채 집에 있었는데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아이 둘과 하루종일 있으니 일은 못하고, 육퇴를 하고 나면 이미 피곤해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집에 안방이란 공간이 없어졌으니 잠은 거실이고, 노는 것도 거실이고, 밥도 거실에서 먹어야 했다.
그렇게 반원룸생활을 하는데, 내게 있어 휴식이 없어진 기분이었다.
눈앞에는 버젓이 수입한 물건들이 보이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은 되지 않고, 그게 그저 답답했다.
현재 신랑과도 따로 생활을 해서 남편이 오지 않는 하루는 내게 24시간이 아닌 30시간에 가까운 시간의 흐름처럼 느껴졌다.
심적으로 좀 지쳐있는 타이밍에 아는 지인이 "사무실 같이 쓰자"라고 제안했다.
직접 가보니 지인이 물건을 두고도 남을 반쪽 공간이 남았다. 여기에 내 물건을 갖다 놓아도 괜찮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사를 결심하고, 본격 짐을 옮기는데 이게 이렇게 행복할 일이야?
안방이라는 공간이 안방으로 탈 바뀜하고 공간 자체가 원래의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 너무 행복했다.
와, 나 이제 잘 수 있는 방이 따로 있는 거야?
그간 둘째는 매번 낮잠을 자도 따로 눕힐 공간이 없어 거실한쪽에 눕히고 잠을 자야 했다.
그런데 그렇게 할 필요 없이 안방에 눕힐 수 있다.
사무실이 집이라 너무 좋았던 2년,
하지만 물건이 늘어나고 안방에 재고도 둘 공간이 없어 베란다양쪽, 작은방에 또다시 짐이 쌓이는 순간 진짜 숨이 막혔다. 어차피 사업을 크게 하고, 좀 더 크게 할 것 같으면 분명 집보다는 사무실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집은 집답게, 일하는 공간에서는 일하는 공간답게 살아보자.
둘째가 아직 5개월이라 어리지만, 시간제보육을 보내기로 했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컴퓨터업무 및 택배를 하면 하루 4~5시간 정도 일을 하는 거니까!
분명 집이 사무실인 때가 그리워질 수도 있다.
이렇게 사무실로 옮기게 되면 눈이 오나 비가 내리나 무조건 사무실에 가야 하니까.
그렇지만 현재로서는 집에서는 잠시 눈앞에 보이는 물건들 대신 텅 빈 공간이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