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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필리아 Aug 20. 2023

혼자 너무 힘들게 육아하지 마세요.

자발적인 돌싱, 생존을 위한 워킹맘

진짜 많이 울었다.

심장이 정말 많이 아팠다.


모든 사람들의 삶이 그렇겠지


세월호 사건을 보며 부모의 애타는 심정을 함께 느끼며 잠을 같이 못 이루었고,

최근에 나오는 칼부림사건, 아동학대사건등 다양한 자극적인 기사들을 보면서

사람의 인생이 하루살이와 뭐가 다를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도 이 하루살이 같은 인생을 조금이라도 잘 보내보려 한다.


근데 좀 힘에 부친다.

일도 육아도 그 어느 것 하나 완벽한 게 없다.


원래도 섬세하지 못하고 꼼꼼하지 못해서 매사 실수도 많고, 칠칠맞은 경향이 있다.


아이는 벌써 몇 년째 손빠는 버릇을 못 고쳤고, 최근엔 아이가 말을 알아듣는데 일부로 저러나? 싶을 정도로 말을 빨리 안 들으니 자꾸 소리를 지르게 된다.

소리 지르게 되면 미안한 마음이 들고 후회가 남는다. 그러다 저녁에 아이가 자고 나면 인스타그램으로 짧게나마 육아 관련 팁을 얻으며, '내일부턴 이렇게 해야지! 그렇지 칭찬은 잘한다 잘한다가 아니라 네가 열심히 노력했구나'하며 노력을 칭찬하는 거네! 오케이' 하며 내일을 위한 다짐을 한다.


하지만 그 다짐은 현실에 육아와 일과 집안일등에 부딪히며 금세 꺼진다.


둘째의 경우는 6개월 때부터 어린이집 보내고 일을 했다. 

보통 아이 어린이집 보내고 마음 짠한 엄마들 많은데 나는 정말 해방감을 느꼈다. 

드디어 바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들이 세팅된다라며!


창살 없는 감옥에 갇혀서 일하는 느낌이었는데, 어린이집 맡기고 나니 한결 일하는 게 수월해졌고, 

내가 잠시나마 휴식할 수 있다는 것에서 숨통이 트였다 정말. 


하루 주어진 시간 안에 일을 한다는 것은 상당한 집중력과 고효율을 요한다.

그래서 어린이집 보내고 그 피크타임에 글을 하나 쓰더라도 집중해서 더 쓰려고 한다.


지금 당장은 둘째에게 굉장히 미안하고 짠한 마음보다 어서 지금 여기서 내가 더 열심히 해서 잘돼서 아이들에게 더 떳떳한 엄마가 되고 싶을 뿐.




혼자 너무 힘들게 육아하지 마세요.


가끔은 내가 내무덤을 파는 건 아닌가 생각도 든다.

근데 지금은 이게 맞는 것 같다.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다.


원래 모든 시작은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받아들이고 인정하라고 한다.

하아.......


쉽지 않다 정말.


빚을 고백받은 게 다가 아니었다는 것을..

빚이 어마어마하게 졌다는 것도 충격이었지만 오늘은 누구에게 빌린 걸 메꿔야 했고

다음번에는 다시 또 다른 사람에게 빌린 걸 메꿔야 했다.

그리고 사채업자 전화도 받아야 했다. 빚 갚으라는 독촉우편은 매주 집에 왔다.



정말 내 인생 최대의 트라우마다.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시간이 흐르면 좀 나아지려나?


사채업자전화를 받은 그날에도 아이들 케어는 똑같이 해야 했고,

택배는 똑같이 싸야 했다.(이때 당시 둘째는 이제 해봤자 100일 전후..)


내 일상은 그대로 계속 쳇바퀴 돌듯이 굴러가는데

중간중간 내 인생 이벤트들을 어떻게 심적으로 이겨내야 할지 방법이 없었다.


아픈 가슴 부여잡고 버텼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부채는 여전히 정리 중이지만, 그 외는 많이 정리되었다.

이제는 많이 편해졌고, 조금은 진정됐다.


근데 문제는 지인들과 만나고 오고, 다른 사람의 인생을 듣다 보면 현타가 온다.

내 인생 빛나날들.. 내 인생의 찬란함을 뺏은 새끼 같아서...

나는 이렇게 살 사람이 아닌데, 너로 인해 이 고통을 겪고

이 부담을 겪고 있는 것 같아서.


아직 내게는 시간이 참 필요한 것 같다.


나는 자기 전에 매일 "채환의 귓전명상"을 듣고 잔다.

잠재의식 속 나의 상처받은 내면이 치유되기를 바라며.


이제 그만 들을 때도 되었지?라고 누군가 내게 말하지만 스스로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여전히 아프다. 생각하면 여전히 아린다.


그리고 그 아픔의 여운은 아이들에게로 간다.

평일에 버틸 수 있는 이유는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맡길 수 있어서!


문제는 주말이 쉽지 않다. 방학이 쉽지 않다.

또 아이들은 왜 이렇게 아픈지...


부모도 시댁도 그 어디에나 도움받을 곳 하나 없다.

여기서 다시 현타가 또 온다.


주말 같은 날 아이 둘과 하루종일 씨름하다 보면 묘하게 기가 빨린다.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재미있게 놀아주는 것도 아니다.

소통을 잘하는 엄마는 아니다. 모든 엄마들이 혼자 육아하는 시간들이 분명 제법 있을 텐데 그냥 다 존경스럽다.


아이들과 놀다 들어오면 7시쯤 되고 밥 먹이고 씻기고 치우고 설거지하는 것까지

모두 내 몫........... 그렇게 쉴 새 없이 움직이다 아이들을 재운다.

(아이들을 오로지 혼자 다 케어하는 건 진짜..... 진짜.. 지친다.)



육아의 퇴근을 마치고 나면 넉넉잡아 11시다.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은 시간이다. 이대로 자고 싶다.

월, 화, 수, 목, 금은 달렸으니 토, 일만은 그냥 잘 때도 있지만

스스로 세어놓은 계획들을 무산시키고 싶지 않았다.


기어코 일어나서 지금도 글을 적는다.

이 글을 적는 것은 내가 지금 오늘 느끼는 감정들을 공유하고 싶어서.


자발적인 돌싱맘이자 생존을 위한 워킹맘

내 앞날이 더욱 빛나기를 바라며. 이때의 글들이 그저 웃으며 피식 거리는 글들이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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