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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필리아 May 24. 2024

이혼 후 1년 3개월이 지난 지금

최근 이혼 관련 기사들, 돌싱프로그랭믈 보며 든 생각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지금이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까지 하게 되는데,

결혼을 하는 이유는 그 사람과 끝까지 함께 같이 하고 싶어서이다.

결혼을 안 하고 동거 또는 연애하면서 함께 지낼 수 있겠지만,

법적인 동거를 하게 되면 좀 더 서로에 대한 의무감과 가족애, 소속감등이 생긴다.


나도 정말 사랑했다.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부정적이고 자존감 낮은 나와 달리 비슷한 환경인데도 불구하고 긍정적이고 자존감도 높은 그 사람


어떤 환경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결혼생활 8년의 종지부를 찍었다. 정말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 사람의 장점, 좋은 부분 외에 다른 단점을 얼마나 내가 포용할 수 있느냐는 참 중요하다.

90%의 단점과 10%의 장점이 있는 사람이 있다. 10%의 장점만 바라보며 살 수 있다면 결혼생활이 유지된다.


나에게 그는 80% 정도의 장점이 있는 남자 20%의 단점 정도였다. 

부부사이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바로 신뢰다.


연인사이에서도 신뢰가 깨지면 그 사이가 삐그덕거린다.

나 역시 신뢰가 잃어가는 순간 장점이 더 이상 와닿지 않았다.

걱정하고 불안하고 두려웠던 시기를 지나 오히려 이혼을 결정하고 보낸 1년은 정말 내게 평온함을 주었다.


더 이상 상대가 어떻게 할지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고, 이 사람과 맞춰야 한다는 강박 또한 사라졌다.


이혼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결단이자 자기 발견의 여정이다.


예전에는 이 사람과 30년, 40년을 함께할 생각을 하며 미래를 꿈꿨으니 상대에 대해 바라는 점도 있고, 내 뜻대로 상대가 안 따라주면 마음이 안 좋았다. 그리고 상대가 건강관리를 안 하는 것 같으면 그렇게 핀잔을 줬었다. 상대가 아프면 보호자로서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그런데 지금 그럴 필요가 없다.

오로지 내 건강만 챙기면 되고,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어차피 인생은 혼자다. 이혼이 나의 고정적인 가족의 개념을 깨버렸다.


만약 너무 사랑하고, 너무 좋아해서 이 사람에게 100% 의지하고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교통사고가 나서 죽었다면 나는 지금보다 훨씬 더 힘들었을 것 같다. 그것을 극복해 낼 힘이 부족할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나는 강하다. 강해졌다.

그리고 인생의 찐한 맛을 배운다. 돌이켜보면 지금 정말 꿈을 꾸는 것 같다.

과거에 대한 후회보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내 마음을 힘들게 했다.


한동안 내가 정말 혼자서 아이 둘을 잘 키울 수 있을까?

내가 쇼핑몰로 계속 먹고살 수 있을까? 여러 불안감이 나를 힘들게 했다.


인간은 계속해서 걱정을 만들어서 사는구나를 깨달았다.


미래에 대한 생각을 내려놓으니, 지금 하루하루 모든 결정에 있어서 더 행복감과 충만함이 든다.

물론 꾸준히 번뇌는 올라오지만 그럴 때일수록 조금씩 책을 읽으며 내면의 힘을 키우려고 한다.


미래에 대해 자꾸 생각하고 번뇌해서 뭐 하겠니?

어차피 나는 잘될 사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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