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한참 어린 팀원이 들어왔는데 사회초년생답게 순수하고, 당황하기도 잘하며 실수하지 않으려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 솔직하게 보인다.
그녀는 여기는 정글이고, 소문이 쉽게 나고, 악의가 있든없든 밉보이면 꼬리표처럼 따라붙어서 업무로 뒤집을 수 없는 곳이다.. 라는 걸 차차 알게 될거다.
내가 이 친구를 강하게 키워도
상처받고 깨지고 독해지고
복수심이 생기고 억울하고 화가 날 것이다.
일그러지고 억눌려서 자괴감에 뜬 눈으로
내일 출근을 꼭 해야하는지 스스로에게 묻겠지.
그래도 처음 끊어본 스타트니까
쪽팔리게 여기서 관두지말고 1년은 버텨보자
스스로에게 말하겠지.
나의 사회 초년생 시절이 많이 생각났다.
그런데 이걸 다 알면서도 나는 이 친구를 어떻게 이끌어주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내 몸 하나 건사하기에도 힘에 부칠만큼 지금 너무 무기력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조직에서 명확하게 승리해본 경험이 없고
늘 존버모드로 버텨오기만 했었기 때문에,
여기에서 나 자신을 일으키는 것도 힘이 드는데
내가 이 친구에게 어떤 리더십을 보여줘야 하나
그딴게 있긴 한건가
그냥 각자 월급 받아가는 사노비인건 똑같은데
그냥 너는 여기가 처음이고
나는 여기서 오래 굴러봤고.
그 차이일 뿐인데..
나를 빤히 바라보면서
이것저것 어필하고 질문하고 잘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초년생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나는 리더 자격이 아직 없나보다.
오늘 윗분이 이 친구에게 좀 상처되는 말을 했는데 그 말을 거의 200% 흡수하는 것 같았다.
갑자기 눈물을 터트리면서 울길래 당황하며 달래줬는데, 내 마음도 별로 좋진 않았다.
해결책이 없어서 난감했고,
위로같은게 필요한게 아니라는걸 내가 더 잘 알기 때문이었다.
따지고 싶었겠지.. 제가 왜 그런 말을 들어야하냐고..
저는 아직은 처음 입사한 신입사원일 뿐이지 않냐고.
왜 차장님은 저를 커버해주지 못했냐고.
제가 왜 이런 평가를 받아야 하는지 억울하다고 말하고 싶었겠지.
원래 조직은 합리적인 평가가 이루어지는 곳이 아니야.
그런 것을 생각하다 보면 네 멘탈만 가루가 될거다.
그냥 나를 다치게 하는 말은 그 말이 정말로 나를 다치게 하지 않는 것만이 최선이야.
한마디로 개소리라고 넘기는 배포가 있어야 해.
지나 보면 알겠지만 그 말들은 대부분 개소리가 맞거든.
역시 나는 조직에서 리더의 역할을 하기엔 자질이 너무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