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좋은 삶일까 고민한다

by NY

나보다 한참 어린 팀원이 들어왔는데 사회초년생답게 순수하고, 당황하기도 잘하며 실수하지 않으려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 솔직하게 보인다.

그녀는 여기는 정글이고, 소문이 쉽게 나고, 악의가 있든없든 밉보이면 꼬리표처럼 따라붙어서 업무로 뒤집을 수 없는 곳이다.. 라는 걸 차차 알게 될거다.

내가 이 친구를 강하게 키워도
상처받고 깨지고 독해지고
복수심이 생기고 억울하고 화가 날 것이다.
일그러지고 억눌려서 자괴감에 뜬 눈으로
내일 출근을 꼭 해야하는지 스스로에게 묻겠지.
그래도 처음 끊어본 스타트니까
쪽팔리게 여기서 관두지말고 1년은 버텨보자
스스로에게 말하겠지.

나의 사회 초년생 시절이 많이 생각났다.
그런데 이걸 다 알면서도 나는 이 친구를 어떻게 이끌어주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내 몸 하나 건사하기에도 힘에 부칠만큼 지금 너무 무기력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조직에서 명확하게 승리해본 경험이 없고

늘 존버모드로 버텨오기만 했었기 때문에,
여기에서 나 자신을 일으키는 것도 힘이 드는데
내가 이 친구에게 어떤 리더십을 보여줘야 하나

그딴게 있긴 한건가
그냥 각자 월급 받아가는 사노비인건 똑같은데
그냥 너는 여기가 처음이고
나는 여기서 오래 굴러봤고.
그 차이일 뿐인데..

나를 빤히 바라보면서
이것저것 어필하고 질문하고 잘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초년생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나는 리더 자격이 아직 없나보다.

오늘 윗분이 이 친구에게 좀 상처되는 말을 했는데 그 말을 거의 200% 흡수하는 것 같았다.
갑자기 눈물을 터트리면서 울길래 당황하며 달래줬는데, 내 마음도 별로 좋진 않았다.
해결책이 없어서 난감했고,
위로같은게 필요한게 아니라는걸 내가 더 잘 알기 때문이었다.
따지고 싶었겠지.. 제가 왜 그런 말을 들어야하냐고..

저는 아직은 처음 입사한 신입사원일 뿐이지 않냐고.

왜 차장님은 저를 커버해주지 못했냐고.

제가 왜 이런 평가를 받아야 하는지 억울하다고 말하고 싶었겠지.


원래 조직은 합리적인 평가가 이루어지는 곳이 아니야.

그런 것을 생각하다 보면 네 멘탈만 가루가 될거다.

그냥 나를 다치게 하는 말은 그 말이 정말로 나를 다치게 하지 않는 것만이 최선이야.

한마디로 개소리라고 넘기는 배포가 있어야 해.

지나 보면 알겠지만 그 말들은 대부분 개소리가 맞거든.


역시 나는 조직에서 리더의 역할을 하기엔 자질이 너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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