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킹.

빵을 굽는 마음

by NY

빵을 좋아한다. 어쩐지 먹고 나면 마음이 놓이고, 기분이 안정되고 조금 좋아지는 것도 같다. 여러 가지 종류의 빵과 케익을 좋아하는데 요즘 유튜브에 올라오는 베이킹 영상들을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멍하니 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와. 진짜 잘한다. 베이킹을 시도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베이킹도 난이도가 다양하게 있다. 쿠키는 1단계 가장 쉽다. 반죽에 필요한 재료를 모두 넣고 휴지시킨 후 구워주면 된다. 파운드 케익 종류도 꽤 쉽다. 가루를 체치는 정도의 과정만 추가해주면 퀵 브레드로 쉽게 만들 수 있다. 요리를 잘 못하는 나 같은 사람도 재료만 뚱땅뚱땅 넣어주면 빵이 되는 마법같은 상황에 입이 헤 하고 벌어진다.


욕심이 생겨서 카스테라나 퐁신퐁신한 쉬폰케익, 부드러운 스펀지 케익을 만드는 영상을 찾아보면 이걸 도전했다가 실패할까봐 걱정부터 된다. 달걀 흰자와 설탕을 휘핑하는 과정, 그리고 가루류 밀가루를 섞는 과정에서 글루텐이 발생하지 않도록 섞어줘야 하고, 대만 카스테라 같이 정말 부드러운 카스테라는 온도도 세심하게 맞추어서 따뜻한 온도를 유지한 채로 베이킹 과정을 해내야 한다.


제일 좋아하는 식빵, 포카치아 같은 식사 빵들도 효모를 준비해서 한번 시도해보고 싶다. 지금 유럽에서 반년 넘게 생활하고 있는 친구가 바나나브레드가 쉽다고 해서 만들어봤는데, 무려 세 번이나 만들었고 마지막 것은 너무 잘되어서 주변에 살고 있는 선배에게 선물도 했다. 베이킹은 하면 할수록 더 재미있고 욕심이 난다.


사실 돈주고 비싼 베이커리에서 맛있고 정교한 빵이나 케잌을 사서 먹는 게 가장 효율적인 선택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내 손으로 직접 만드는 그 과정은 해본 사람만이 그 벅차고 설레는 감정을 공감할 것이다. 초콜렛 칩을 반죽에 후두둑 떨어뜨릴때, 오븐에서 빵이 구워지는 냄새가 집안 가득 퍼지고 마침 밖에서 여름 소나기가 퍼붓고 있을 때, 나만을 위한 디저트를 내가 직접 만들고 다 구워지기를 기다리는 그 시간은 정말 특별한 시간이었다. 계속해서 내 유투브 알고리즘은 베이킹 영상이 뜬다.


아마 한동안은 계속 그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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