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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치 아마토르 Nov 21. 2024

나를 바꾼 튜터의 한마디

벌이의 대부분을 저축했다. 가진 것이 없던 내겐 부자가 될 마중물이 될 종잣돈이 필요했다. 회사에 제일 먼저 출근하고, 제일 늦게 퇴근했다. 다른 직원들이 하는 일은 하나같이 다 마음에 차지 않았다. 상사들은 다 놀면서 일하는 것처럼 보였다. 내가 하는 일은 빈틈이 없어야 했다. 그래야 트집을 잡을 수 있으니까. 


빠르게 승진하고 연봉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최면에 빠져 미친 듯 일했다. 나는 30대 중반이 되기까지 한참을 회사와 나 자신을 하나라고 착각하고 살았다. 그렇게 거의 5년을 일하고 나서 찾아온 새로운 욕심은 욕망을 더 채워줄 수 있는 다른 곳으로 떠나야 한다는 조바심으로 나타났다.


그러던 어느 날 찾아온 우울감...


"이 세상은 내 노력과 가치를 인정하지 않아!
미친 듯 일해도 결국 나는 부자가 될 수 없어!
승진하고 연봉도 오르면 행복해질 것 같았는데,
왜 점점 뒷걸음질 치는 것 같지..."  

- 30대의 아마토르


미련했다. 나만 그렇게 살고 있지 않았다. 더 악착같이 세상을 살아내는 사람들이 있음을 그때는 보지 못했다. 아니다. '악착같이'가 아니라 '지혜롭게'가 맞는 말인가? 아무튼 보려 하지 않았다. 스스로를 '욕망'이라는 감옥에 가두고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포기했던 시절을 보냈다. 


운명이었을까. 그때 더 많은 욕망을 채우기 위해 떠났다. 그리고 어학연수 중 만난 튜터의 한마디에 지긋지긋한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오늘 월급날이잖아, 가족들하고 맛있는 저녁 먹어야지."
- Lloyd Serrano Peñacerrada Jr.


나는 왜 부자가 되고 싶었는지, 나에게 행복은 무엇인지를 다시 정리하게 해 준 짧은 한마디였다. 그 친구의 말을 듣고 곰곰이 돌이켜봤다. 돈을 좇으려 했는데 원하는 만큼 잡히지 않으니 점점 자괴감이 들고 불만만 늘어난 것이었다. 그날 이후 나는 '돈'은 내 행복의 기준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시간이 꽤 지났지만 여전히 물질 앞에서는 약한 인간이라 순간순간 욕심이 생긴다. 그럴 때마다 생각한다.


"내 것이라면 욕심부리지 않아도 진즉 찾아왔을 것이다."
- 50대를 앞둔 아마토르


어떤 이는 '자기 위안', '정신승리'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누가 뭐래 해도 확실한 건 그날 이후 나는 우울한 날보다 행복한 날이 더 많다. 오늘도 아내는 백수 주제에 행복해하는 나를 보며 못마땅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이제 돈 좀 벌어라. 이 백수야!"
- 최고 존엄


삶의 방향을 찾고, "나다움"을 발견하며, 행복감과 만족감을 추구합니다. 자기 성찰과 변화를 통해 더 나은 자신을 만날 수 있는 생각을 끄적입니다. 아무 때나 씁니다. 자유로운 영혼이니까. 


오늘도 따스한 하루 보내세요. 온데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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