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유롭게 생각할 권리가 있다. 마음속에서 떠오르는 수많은 생각들은 그 자체로 의미를 지닌다. 생각은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행동으로 이어지면 삶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현실은 생각하는 대로만 흘러가지 않기 때문에,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순간 나는 예상치 못한 결과와 마주할 수 있다.
나는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선다.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 무엇을 할지 고민하는 순간부터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내일을 계획하는 순간까지 끊임없이 선택을 한다. 이런 결정이 아무것도 아닌 듯 느껴지지만, 그 선택들이 모여 결국 내 삶을 형성한다. 길을 걷다가 만나는 낯선 사람에게 미소를 짓거나, 일상적 대화에서 긍정적인 말을 건네는 일도 선택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때로는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영향을 미친다.
선택은 삶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일, 대도시를 떠나 시골로 이사하는 일, 혹은 오랜 관계를 정리하는 일 등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그에 따른 결과와 책임이 뒤따른다. 그런 선택은 결국 인생에서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만들기도 한다.
선택의 순간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따라서 그 결과는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기도 한다.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아 실망하거나, 행동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어려움을 맞닥뜨리기도 한다. 그런 상황에서 좌절하거나 현실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감정에 휩싸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겪는 고통은 결코 헛되지 않다. 그 고통 속에서 무엇을 잘못했는지, 어떻게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에 대해 배우게 된다. 그리고 그 배움이 쌓여 나는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지혜를 얻고, 실수를 통해 강해진다. 그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며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간다.
몇 년 전, 나는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 당시 나는 40대 후반에 접어들고 있었다. 그동안의 일상적인 삶에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예기치 않게 찾아온 팬데믹은 나에게 큰 변화를 예고했다. 그만큼 두려움도 컸고, 불안감은 내 내면을 휘감았다. 익숙한 환경을 떠나 낯선 곳에서 시작하는 일은 언제나 두렵고 어렵다. 나는 나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몰랐다. 계획이 엇나갈 때마다 자존감은 땅에 떨어졌고, 자주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다가왔다. 그때마다 나는 내가 왜 이 길을 가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내가 선택한 길은 내가 사람을 돕고 싶다는 소망에서 비롯되었고 그 희망이 나를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
새로운 일에서 처음 마주한 어려움은 정말 힘들었다. 타고난 성향과 다른 일이었기 때문이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었다.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일은 쉽지 않았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일이 기대만큼 보람차거나 만족스럽지 않았다. 내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 순간마다 나는 자신을 의심하기도 했고 내 선택에 대한 후회를 느끼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나는 그 속에서 나만의 길을 찾아갔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실수도 많았다. 실수 속에서 배워가며 나는 조금씩 나아졌고 점차 사람들과의 소통에 자신감을 얻어갔다. 나 자신도 몰랐던 잠재력을 발견하면서 성장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 성장은 단지 직업적인 성취에 그치지 않았다. 나는 부족했다고 생각했던 코칭을 받은 고객이 시간이 좀 흘러 "그때 코치님의 코칭이 도움이 됐어요."라는 말을 듣게 되었을 때 나는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고른 길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알게 된 순간이었다.
타인의 탓이나 환경 탓을 해봤자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가 한 선택의 결과는 내가 책임져야 한다. 그 결과가 좋든 나쁘든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을 때 비로소 성장이 시작된다. 나는 내가 선택한 길에서 이루어낸 성과뿐만 아니라 실패와 고통을 통해 얻은 교훈도 소중하게 여긴다. 그 교훈은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 이제 나는 과거의 실수가 나를 이끌어준 지도처럼 느껴진다.
오늘도 나는 삶의 주인공으로서 또 한 번의 선택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 매일의 선택이 삶을 구성하며 선택이 모여 결국 나를 만들어간다.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생각을 바탕으로 나는 내일을 향한 선택을 한다. 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지 못하지만 그 선택이 나를 어떻게 성장시킬지를 상상하며 또다시 한 걸음 나아간다.
"실천은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책임질 준비를 하는 데서 나온다."
- 디트리히 본희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