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nk you brunch team!
2022년 3월 1일, 오늘도 어김없이 번역 작업을 하면서 밤을 새웠다. 요즘 번역 작업량이 많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어둡고, 조용하고, 촉촉한 새벽 시간을 좋아한다. 따뜻한 커피 한 잔과 잔잔한 음악이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작업에 집중하여 해가 서서히 뜨려고 할 무렵에 침대에 쓰러져 잠이 든다.
아침에 목이 마르거나, 배가 고프거나,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 일어나지만, 오늘은 핸드폰 진동이 쉬지 않고 울리는 바람에 강제 기상하게 되었다. 평소에는 스팸 문자 알람 몇 개만 울리던 핸드폰이, 오늘은 이상하게 너무 시끄러웠다. 졸린 눈을 반쯤 뜨고, 누워있는 채로 핸드폰을 보았다. 상상도 못 한 일이 일어났다!
브런치에 올린 글들의 조회수가 천 단위를 넘어가고, 처음 본 사람들의 라이킷 수가 백 단위를 넘어가고 있었다. "오! 무슨 일이지? 주말 동안 하얗게 불태우면서 썼던 호주 워킹홀리데이 글 때문인가?" 그 짧은 순간에 수많은 이유들을 생각해 보면서 무의식적으로 브런치 앱을 열었다. 그리고 모든 궁금증이 바로 해결되었다.
나의 첫 번째 "영어, 혼자서도 잘되니까 걱정말어" 브런치북이 브런치 추천작으로 앱 메인을 장식했다! 너무 기쁜 나머지 앱을 종료하고, 다시 열고를 여러 차례 반복했지만 다행히 그대로 메인 화면에 있었다. 이전에 다른 새로운 브런치 북들과 함께 소개되는 화면에 있을 때도 좋았는데, 이렇게 메인 화면에 똭! 그것도 내 브런치북 하나가 전체 화면에 소개되어 있는 것을 보니 그저 놀라웠다.
사실 "영어, 혼자서도 잘되니까 걱정말어" 브런치북을 제작하기까지는 여러 에피소드가 있었다. 이전부터 영어를 배우고, 영어를 경험하는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책으로 만들고 싶었지만, 막상 실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마침 와디즈에서 전자책 펀딩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고 지원했지만, 결과는 처참하게 실패했다.
와디즈 펀딩에 실패하고 그저 낙담하기보다는 실패 이유에 대해서 나름 분석하려고 했다. 가격이 비싸나? 콘텐츠가 흥미롭지 않나? 너무 내 이야기인가? 사용자들의 니즈를 잘 못 파악했나? 다양한 이유들로 실패의 원인들을 분석했지만, 어느 것도 확실한 정답은 아니었다. 다시 마음을 잡고 블로그를 해볼까 브런치를 해볼까 고민하다 UI (User Interface) 디자인이 심플하고 깔끔한 브런치를 선택해서 글을 연재했다.
나의 영어 이야기에 대한 글들이 점점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브런치북이 만들어졌다. 새로운 브런치북을 소개하는 코너에도 소개되면서 처음 조회수 500이 넘었다. 그 순간, 기분이 짜릿하면서 동시에 와디즈 펀딩 실패에 대해서 고민했던 이유들이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 게다가, 또 마침 제9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가 시작되어 용기 내어 참가하였다.
프로젝트에 참가한 다양한 색깔을 가진 출판사들을 보면서 "조금의 가능성은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결과에 신경 쓰지 않으려고 혼자 바쁜 척은 다 했지만, 발표 결과는 제일 빨리 확인했다. 합격 명단에 없었다. 이번에도 실패했다. 이미 실패를 한 번 해서 그런지, 두 번째 실패는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렇게 초심을 잡고 다시 글을 써가기 시작했다. 온전히 내가 말하고 싶은 콘텐츠,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콘텐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생각했다. 그리고 그 콘텐츠를 글로 쓰고, 지우고를 수 없이 반복하면서 점점 더 많은 글들이 완성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구독자 분들이 좋게 봐주시고, 따뜻하고 친절한 댓글을 남겨주시면서 더 큰 힘을 얻게 되었다.
글의 주제를 선택하고, 주제에 적절한 예시와 스토리를 생각하고, 문맥에 맞는 사진을 선택하는 모든 과정들이 어느 순간부터 너무 즐거웠다. 남들이 볼 때는 그저 밤새 일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내게는 이것이 하나의 의식으로 느껴졌다.
나의 영어 이야기를 통해서 어떤 분은 영어에 대한 흥미가 생기고, 어떤 분은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고, 어떤 분은 영어에 대한 고민이 해결되고, 또 어떤 분은 영어를 다시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다는 댓글, 메일, 메시지가 내게 정말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와디즈 펀딩 실패와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탈락의 연속으로 나의 콘텐츠를 잠깐은 의심했지만, 이 또한 시간 낭비, 감정 낭비, 에너지 낭비라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도 모든 사람들을 위한 일반적인 콘텐츠가 아닌, 내가 좋아하고, 내가 믿고, 나만의 색깔이 짙은 독창적인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그리고 이에 공감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고 싶다.
브런치를 시작한 이유 "함께 영어를 즐기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라는 목표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
Hard work paid off! Thank you y'all!
열심히 쓴 보람이 있네요! 모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