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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안 Mar 11. 2022

영어 학원에서 말하지 않는 영어 시험공부 방법 5가지

Academic English

수능을 마치고,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 사이의 기간 동안 미국 드라마에 미쳐있었다. 하루 24시간 중에 밥 먹고, 화장실 다녀오는 시간만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노트북을 끼고 살았을 정도로 미국 드라마 덕후가 되었다. 내 생의 첫 번째 띵작인 "프리즌 브레이크"를 시작으로 나의 미국 드라마 덕심은 한도 끝도 없이 깊어져만 갔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신입생들은 의무로 토익 시험을 치러야만 했었다. 그때까지도 토익 시험이 무엇인지도 몰랐고, 토익 시험 문제집 조차 풀어본 적이 없었다. 졸업을 위해 토익 점수가 필요했던 동아리 선배들과 함께 주말에 교내에 있는 토익 시험장으로 갔다. 수능 시험 이후로 처음 받아보는 컴퓨터 사인펜과 난생처음 받아보는 얇은 책 같은 토익 시험지를 모두 받은 뒤에 시험이 시작되었다.


미국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LC (Listening Comprehension) 섹션은 내게 너무 느리고 똑똑하게 들렸다. 아무 생각 없이 잘 보이는 답안을 찍고 바로 넘어갔다. 또한, RC (Reading Comprehension) 섹션은 문법과 독해 문제가 나왔지만, 평소에 영문 잡지와 블로그를 많이 읽어서 그런지 이 또한 답이 너무 뻔하게 드러나서 답안을 빠르게 찍을 수 있었다. 그렇게 내 생에 첫 번째 토익 시험에서 990점 만점을 받았다.



대학교 1학년 여름 방학이 되고 미국 대학원 준비 때문에 토플 학원을 다녔다. 미국 대학원 준비도 처음이고, 토플 학원도 처음이었기 때문에 일단 선배들이 추천해 주는 강남에 있는 유명한 토플 학원에 갔다. 수업이 시작하기 전부터 건물 밖으로 긴 줄이 이었다. 그 많은 인파를 비집고 강의실에 들어오는 것은 매일 전쟁이었다. 수업하기 전부터 엄청난 에너지를 빼앗기고 수업을 시작해야 했다.


토플은 리딩, 리스닝, 스피킹, 라이팅 총 4가지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토플 시험이 처음이라 아무것도 몰랐던 나는 비싸지만 종합반 강의를 선택했다. 그렇게 섹션 별로 강사들이 바뀌면서 시험에 대해서 알려주고, 문제를 같이 풀어 나갔다. 주위에 있는 친구들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빠르게 진도가 나갔지만, 토플 시험이 처음이었던 나는 그 순간 혼자가 되었다.


이해가 되지 않는데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가 모든 질문을 하기에는 수업 진도에 차질이 생길 만큼의 질문 수가 너무 많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강의가 끝나고 뒷정리를 하는 강사에게 다가가 몇 개의 질문을 해보지만, 그것도 다른 수업 시간 때문에 충분하지 않았다. 이것이 모든 수업 내내 반복되면서, 어느 순간 나는 말없이 그저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다. 이해가 되든, 안 되는 그것은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첫 번째 토익 시험에서는 큰 용기를 얻었지만, 많은 돈까지 쓰면서 보았던 첫 번째 토플 시험에서는 실망과 좌절을 느꼈다. 지문을 읽어도, 대화를 들어도, 답안을 말하고, 써도 그 답안들이 내 것 같지 않았다. 선택한 답안의 이유를 모르기 때문에 확신도 없었고, 자신도 없었다. "돈을 그렇게 많이 썼는데.. 이게 그 결과라고?"


새벽부터 밤까지 강의를 듣고, 복습을 하고, 단어를 외우고, 무언가 엄청 많이 열심히 했던 것 같았는데.. 결과만 봤을 대는 정말 최악이었다. 물론 결과는 온전히 나의 책임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탓할 수는 없지만, 열심히 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너무 실망했다. 스스로 "토플은 토익보다 어려웠어"라고 위로하면서 다시 토플 학원을 등록하고 토플 공부를 시작했지만, 두 번째 결과도 썩 좋지는 않았다.


어설픈 토플 점수를 가지고 군대에 갔다. 열심히 군대 생활을 하고, 10월 31일에 전역해서 새로운 마음 가짐으로 11월 1일 GRE 학원을 등록했다. 국제 학생이 미국 대학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토플 시험 성적과 GRE 시험 성적이 필요했다. 토플 학원은 많은 곳에서 볼 수 있었지만, GRE 학원은 몇 군데 없었고, 비용은 토플도 비싼데 GRE 비용은 토플보다 훨씬 더 비쌌다. 군대에서 악착같이 모았던 코딱지 만한 병사 월급을 한 번도 만져보지 못하고 그대로 GRE 학원에 전달했다.



GRE 시험공부를 시작하자마자 GRE 학원비가 왜 토플 학원비보다 비싼지 이해되었다. GRE 시험은 외국인/내국인 구분 없이 대학원을 지원하는 외국인 대상으로 대학원 교육 과정 이수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지, 외국인 대상의 영어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 아니었다.  


영어 단어는 영어 사전이나 영어 논문에서 나올 법한 단어들만 있었고, 버벌(Verbal) 섹션은 현존하는 모든 영어 리딩 시험의 끝판왕이었고, 라이팅(Analytical Writing Assessment) 섹션 또한 다루는 주제가 굉장히 까다로워 접근하기 조차 쉽지 않았다. 그나마, 공대라는 장점 덕분에 퀀트 (Quantitative) 섹션에서 숨을 쉴 수 있었지만, 이 또한 하나의 실수조차 용납하지 않았기 때문에 긴장되는 섹션이었다.


모든 강의실이 수강생들로 빽빽했던 토플 시험 준비 때와는 다르게, GRE 시험 강의실은 여유로웠다. 덕분에 갓 전역하고 빳빳한 군기와 동기부여로 가득 찬 나는 강사에게 수많은 질문 공세를 펼칠 수 있었다. 다행히 강사들이 그것을 좋게 봐주고 일일이 친절하게 답해주었기 때문에 너무 어려웠지만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서 질문의 중요성도 깨닫고, 이런 어려운 과정들을 누구와 함께 하느냐 또한 너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수능 영어, 공무원 영어, 토익, 토익 스피킹, 토익 라이팅, 오픽, 텝스, 지텔프, 토플, 아이엘츠, 듀오링고, 지알이, 지맷 등의 모든 영어 시험은 어렵다. 하지만, 이러한 영어 자격시험을 통해서 우리가 얻는 결과, 그 한 장의 영어 시험 성적표 때문에 우리는 이러한 힘들고 어려운 과정들을 겪어야만 한다.


물론 학원이 도움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영어 시험 목적이 궁극적인 영어 실력이 아닌, 그저 단 기간의 영어 성적만 필요하다면 영어 학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스킬과 템플릿이 높은 영어 시험 점수를 얻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강사든, 아무리 훌륭한 문제집이든, 아무리 화려한 스킬이나 완벽한 템플릿이든, 그것들을 스스로 이해하고 스스로 소화해내지 않으면 결국에는 내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해야 혼자서도 영어 시험을 잘 볼 수 있을까?"


사실 정답은 정말 간단하다.


1. 구체적인 영어 시험 기간 정하기

Set a specific timeline for studying for the English test


영어 시험 종류에 상관없이 해당 영어 시험 점수가 필요하다면 영어 시험 기간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예를 들면, 토익 850점을 받기 위한 3개월, 토플 100점을 받기 위한 6개월 등 최소 3개월에서 최대 6개월의 특정한 기간을 설정하는 것이 가장 첫 번째 단계이다.


물론 해당 영어 시험 점수를 목표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는 굉장히 상대적이다. 또한, 해당 시험에 첫 번째로 도전하는 것이면 더욱이 점수보다는 최소 3개월에서 최대 6개월의 특정한 기간을 설정하고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현명하다. 영어 시험공부가 시작되면 처음 몇 주 동안은 불타는 열정 덕분에 공부가 잘 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이후에는 그 열정이 조금씩 사그라들 수 있다.


이 순간, 데드라인을 통해서 다시금 열정을 불태우고 꾸준하게 긴장하면서 공부를 이어갈 수 있다. 특정한 기간을 설정하기 위해서 시험 예정일을 미리 등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결과를 떠나서 설정한 기간 동안 최대한 집중하고 즐겨보자는 마음 가짐으로 영어 시험을 공부한다면 훨씬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2. 시험 유형과 문제를 파악하고 전략 세우기   

Understand English test types and questions and build a strategy


영어 시험 또한 결국에는 하나의 게임이다. 제한된 시간 동안 최대한 올바른 정답을 선택해야 하는 게임이다. 물론 기존의 영어 실력이 좋으면 (레벨이 높으면) 훨씬 더 유리할 수 있지만, 영어 실력이 좋지 않더라도 (레벨이 낮으면) 계속 게임에서 지는 것은 아니다. 해당 영어 시험 유형을 이해하고, 직접 문제를 풀어보고, 나만의 전략을 세우고 끊임없이 연습한다면 결국에는 게임의 위너가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토익은 어떤 시험인지, 어느 기관에서 토익 시험 점수가 필요한지, 토익 시험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각 Part 별로 주어진 시간은 얼마인지, 토익 Part 1 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토익 Part 5 문법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등의 토익 시험의 유형과 문제를 스스로 파악해 본다.


그리고, 모든 내용을 듣고 이해하기는 어려우니까 LC 중에는 최대한 키워드를 적자, RC 정답률을 높이고 시시간 단축을 위해서 보기의 키워드를 먼저 표시하고 지문을 읽자, 독해가 이해가 안 될 때는 최대한 앞과 뒤의 문맥을 이해하고 답안을 선택하자, 시간 단축을 위해서 LC를 하면서 Part 5 문제들을 풀어보자 등의 반드시 자신만의 전략을 세워보자. 다른 훌륭한 전략들도 많지만, 스스로 이해하지 못하고 연습해보지 않았으면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반드시 스스로 충분히 이해하고 연습을 완료한 전략이어야 효과적이다!


3. 반드시 실전 연습하기

Be sure to practice the actual test


영어 시험을 통해서 영어 실력을 높이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의 영어 실력을 영어 시험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가 첫 번째 국어 시험에서 만점을 받기 어려운 것처럼, 원어민 또한 첫 번째 영어 시험에서 만점을 받기는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영어 시험은 단순히 영어 실력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시간 동안의 해당 시험 유형의 문제 풀이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영어 시험 유형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수많은 시험 문제를 풀어보았어도 반드시 실전 연습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문제 하나를 풀 때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어떤 문제에서 긴장이 되는지, 어떤 문제가 어렵고, 또 어떤 문제가 쉬운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전 연습이 필요하다.


물론 비용을 내고 모의고사를 치르는 실전 연습도 할 수 있지만, 주일에는 해당 영어 시험을 공부하고, 주말에 영어 시험 시간에 맞춰 조용한 곳에서 이전 시험지를 풀거나 모의고사 문제집을 스스로 푸는 것도 정말 큰 도움이 된다. 실전 경험은 해당 영어 시험에 대한 시간 관리 능력과 문제 풀이 능력의 감을 익힐 수 있는 정말 중요한 단계이기 때문에 반드시 연습해 보자. 당일 시험장에서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문제에 대한 정답을 선택하는 것이다.


4. 오답노트보다는 문제 풀이 방법에 집중하기

Focus on how to solve the problem rather than the review note for wrong answers


물론 개인마다 공부 방법과 취향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오답 노트를 선호하지는 않는다. 먼저 매번 틀린 문제를 작성하는 것도 귀찮고, 열심히 작성했지만 이후에는 다시 보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작성함에 만족하고 끝나버린다. 하지만, 오답을 선택한 이유를 찾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오답을 선택한 이유를 보기에서 찾는 것이 오답 노트이고, 문제에서 찾는 것이 문제 풀이 방법이다. 매번 시험 문제는 다르지만, 유형은 비슷하기 때문에 문제 풀이 연습을 많이 했다면 해당 문제 풀이 방법에도 꾀나 익숙해졌을 것이다. 따라서 해당 문제에 대한 본인만의 문제 풀이 방법으로 많은 정답을 선택했지만, 몇 번의 오답을 선택하는 경우는 공부해 볼 만한 굉장히 흥미로운 케이스이다.


보기의 오답과 정답에 집중하기보다는 지문 속에서 문제 풀이 방법을 적용하고 이해하는 것이 결국에는 다음 시험의 정답률을 높인다. 많은 학생들이 맞힌 문제는 넘기고, 틀린 문제만 열심히 공부한다. 물론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결국에는 문제 풀이 방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음의 비슷한 문제에서도 오답을 낸다. 시간이 조금은 더 걸릴 수 있지만, 정확한 문제 풀이 방법을 이해하기 위해서 질문하고, 수 없이 연습하는 것이 사실 제일 중요하다.


5. 첫 번째 시험에서 실패했다고 좌절하지 않기

Don't get discouraged if you fail your first test


3개월 또는 6개월 동안 열심히 공부하고 첫 번째 시험에서 기대했던 결과를 받지 못하면 큰 좌절과 실망에 빠진다. 공부라는 것이 겉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이 누구에게 하소연하거나 위로를 받는다고 스스로 해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처음부터 큰 좌절과 실망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어떤 사람은 첫 번째 시험의 성적이 두 번째 시험 성적보다 괜찮고, 또 어떤 사람은 첫 번째 시험의 성적이 두 번째 시험 성적보다 나쁘다. 그 비싼 토플 시험을 5번 이상 치른 분들도 종종 보았다. 역시 영어 시험은 그날의 시험 문제와 그날의 컨디션에 의해서 굉장히 좌지우지된다. 하지만, 첫 번째, 두 번째, 순서가 언제든 원하는 결과 얻지 못한다고 금방 좌절하거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목표 점수가 나올 때까지 포기만 하지 않으면 목표 점수는 반드시 나온다. 하지만, 그렇다고 평생 영어 시험공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1. 구체적인 영어 시험 기간 정하기>에서 설정한 기간 동안 최대한 많은 시험에 도전하는 것이 목표 점수를 받는 확률을 높일 수 있다. 한 번에 끝낸다는 생각보다는 설정한 기간 내에 잘 끝낸다는 태도로 접근하면 훨씬 더 효과적으로 영어 시험을 준비할 수 있다.



여러 번 말하지만, 영어 시험 점수가 나의 영어 실력을 완벽하게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러 기관들이 영어 능력을 파악하기 위한 수단으로 영어 시험 점수를 채택했다. 입학, 취업, 승진, 이직 등의 여러 이유들로 우리는 그들이 설정해 놓은 영어 시험 점수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지금 당장은 입학, 취업, 승진, 이직이 코 앞이기 때문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에 영어 시험 성적을 채우는 것이 영어를 잘 읽고, 듣고, 말하고, 쓰는 순수한 영어 실력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그저 시작 단계라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입학, 취업, 승진, 이직 이후에는 그 순수한 영어 실력을 발휘해야 하는 순간들이 계속 찾아온다.


영어 시험 성적은 그저  번째 단계를 통과하기 위한 입장권이었다면, 순수한 영어 실력이야 말로 앞으로 나의 실력과 능력을 정의하고 평가하는 VIP 이용권이다. 따라서,  번째 단계를 통과했다고 너무 좋아할 필요도 없고, 실패했다고 너무 좌절할 필요도 없다. 영어 공부를 포기하지 않고 꾸준하게 한다면 결국에는  순수한 영어 실력 덕분에 찬란한 빛을 발휘할 순간들이 반드시 찾아올 것이다.  


혼자서도 영어 자격시험에서 성공하는 방법 5가지

1. 구체적인 영어 시험 기간 정하기
2. 시험 유형과 문제를 파악하고 전략 세우기
3. 반드시 실전 연습하기
4. 오답노트보다는 문제 풀이 방법에 집중하기
5. 첫 번째 시험에서 실패했다고 좌절하지 않기




The two most powerful weapons are patience and practice.

두 개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인내심과 연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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