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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안 Mar 14. 2022

찬란한 20대 때만 할 수 있는 도전

호주 워킹홀리데이 이야기 에피소드 #3

친구: 야, 너 미국 대학원 준비는 잘 돼가?

크리스: 대학원 합격 통지서 받을 때는 좋았는데.. 비용이 너무.. 비싸네

친구: 너는 성적도 좋으니까 장학금도 받을 수 있을 텐데?

크리스: 사실.. 벌써 정부/민간 장학금 다 알아봤는데..

친구: 알아봤는데?

크리스: 몇 개는 지원 자격도 안 되고, 또 몇 개는 이미 탈락했고..


부모님의 경제적 지원만 믿고

대학교 4년 동안 그 흔하디 흔한

아르바이트도 하지 않고 공부만 했다.


전공 실력도 부족했고

영어 실력도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하나에만 집중해도 될까 말까였던 상황이라

죽어라 공부에만 매달렸다.


그렇게 결국 미국 대학원에 합격은 했는데

현실의 벽은 너무 차갑고 너무 높았다.

너무 슬픈 나머지 내 생애 처음으로

부모님 앞에서 크게 목 놓아 울었다.



처음으로 죽어라 노력해서 무언가의 결실을 보았기에

사실, 그 순간에는 부모님이 조금은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어리광을 부린다고 해결될 만큼 현실은 착하지 않았다.


친구: 여러 가지 준비하느라 힘들었겠네..

크리스: 뭐.. 알아볼 수 있는 것은 다 알아보려고 하는데.. 쉽지 않네

친구: 너 혹시 워킹홀리데이라고 들어 본 적 있어?

크리스: 워킹홀리데이? 그게 뭐야?

친구: 1년 동안 외국에서 일하면서 돈도 벌고, 영어도 할 수 있는 프로그램 이라는데..

크리스: 오! 진짜? 돈도 벌고, 영어 실력도 높이고... 지금 나한테 딱 필요한 건데! 고마워!


"합격한 미국 대학원을 포기하고

취업해서 돈이나 벌까.."라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 있었을 때,


우연히 공대 4층에서 만난 친구와

나눈 대화 속에서 한 줄기의 빛을 찾았다.

바로 기숙사로 돌아가 노트북을 열고

워킹홀리데이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오! 마이, 갓!

친구와의 대화 속에서 보았던 그 찬란했던

한 줄기의 빛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렸다.


합격한 미국 대학원에 1년 연기 신청과 기숙사 취소를 했다.

1년 동안의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모은 돈으로

미국 대학원에 진학하자는 목표를 다시 세웠다.


가슴이 뜨거워졌다.

흥분되기 시작했다.

아직은 아무것도 몰랐지만, 이상하게

이번에는 다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워킹홀리데이가 가능한 나라는 생각보다 많았다.

영어를 주로 사용할 테니 영어권 나라를 중심으로 보았다.


캐나다, 영국, 홍콩, 뉴질랜드, 그리고 호주

이 중에서 비자를 가장 빠르게 받을 수 있는 나라

호주를 선택했다.



그동안 해외에 나가본 적도 없었고

해외에 지인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워킹홀리데이를 떠날 나라를 선택하는 것은

내게 오히려 너무 쉽고 간단했다.


워킹홀리데이 목표:

1. 을 최대한 많이 벌자 - 시급이 높은 곳을 찾자!

2. 영어로 최대한 말하자 - 영어만 말하는 오지를 찾자!


대학교 내내 연구자로서 자료를 조사하고 분석하는 경험이

어느덧, 나의 첫 번째 워킹홀리데이 플랜을 만드는 것에

너무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3군데의 후보 도시들이 추렸졌다.

1. 퍼스 - 퍼스 시티 내에 취직하기

2. 브룸 - 진주 양식장 취직하기

3. 다윈 - 악어농장 취직하기


워킹홀리데이의 목표는 대학원 학비 벌기였기 때문에

시급이 높은 지역을 찾는 것이 우선순위였다.


당시 호주 내에 많은 젊은 친구들이

오지였던 서부를 떠나 발전된 동부로 이동하였기 때문에

노동력이 부족하여 시급이 엄청 높아졌다는 뉴스를 얻었다!


그 뉴스를 토대로 서호주 (Western Australia)에 대해서

생애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퍼스 (Perth), 브룸 (Broome),

그리고 다윈(Darwin)이라는 3군데의 지역을 찾게 되었다!


Western Australia


브룸에서 진주 양식장에 취직하여 진주를 캐는 일도

다윈에서 악어농장에서 취직하여 악어를 돌보는 일도

모두 생명 수당이 포함되어 있고, 시급도 엄청 높았다.


"언제 이런 일을 해볼 수 있겠어?"

라는 생각 때문에 너무 흥미로웠다.

하지만, 문제는 두 곳 모두 너무 시골이었다.


그에 반해, 퍼스는 서호주 내에서 가장 발전한 도시였다.


딱히, 특정한 직업을 계획한 것은 아니었지만,

시티 내에 여러 글로벌 회사들이 있었기 때문에

전기/전자/컴퓨터 전공을 살린 잡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보통은 호주 워홀을 시작하고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농장, 공장에서 6개월 정도 일하고 돈을 모은다고 한다. 또한,

함께 일하는 외국인들과 영어를 사용하면서 영어 실력도 키운다고 한다.


하지만, 이상하게 남들이 하는 방식으로 똑같이 하고 싶지는 않았다.

것은 나의 워킹홀리데이고, 쉽든, 어렵든, 성공하든, 실패하든

나만의 방식으로 도전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농장이나 공장이 아닌,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시티를 선택했고,

돈은 투잡을 하든, 쓰리잡을 하든 더 많이 벌자는 생각을 했다.


물론 영어 실력도 엄청 훌륭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대학원에 합격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 하나만 믿고

"기껏해야 얼마나 어렵겠어?"라고 생각하고 겁없이 도전했다.


1. 시급이 높은 서호주

2. 사람이 많은 퍼스 시티


Perth City, Western Australia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결정하고 난 이후에는

미국 대학원 진학 좌절에 대한 실망감이

서호주 퍼스 여행이라는 긴장감과 흥분감으로 바뀌었다.


호주 워홀을 계획하면서 한 번쯤은

"이렇게 해도 될까?"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한 번쯤은 들 수 있었을 텐데..

이상하게 이런 생각 없이 너무 순조롭게 진행되어 놀랐다.


"그래, 아들! 한번 잘해봐!"


부모님께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떠난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오히려 너무 쉬웠다.

한편으로 부모님의 짐을 덜어줄 수 있다는

생각 덕분에 나도 조금은 더 가벼워질 수 있었다.


미국 대학원을 준비할 때는

주위에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합격 이후에 안정한 커리어 패스 덕분에

준비하는 과정이 어렵고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는데


상상도 하지 못했던

호주 워킹홀리데이는 180도 달랐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곳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말하는 


나름 계획을 만들고,  만들어 았지만

직접 움직이지 않고, 스스로 경험해 보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는 것들을 경험해 보고 싶었다.


너무 어리고

너무 철이 없고

너무 겁이 없고


보기에는 모두 단점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것이 20대에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그렇게 찬란한 20대 때만 할 수 있는 도전이 시작되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이야기는 시리즈 이야기로,

다음 에피소드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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