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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안 Aug 26. 2022

첫 번째 귀인과 첫 번째 시련

호주 워킹홀리데이 이야기 에피소드 #6

크리스: Oh!? Hi, do you guys have a prepaid plan?

점원: Sure! How long are you going to stay in Australia?

크리스: Well, this is my first time to come to Perth, Western Australia. I am planning to stay for a year, so do you have plans you can recommend for me?

점원: Really? Welcome to Perth! I hope you like this country! Okay, let me ask you a question. Do you use data more? Or international calls more?

크리스: I think... I need more data.

점원: Okay, we have three prepaid plans. Since you said you need more data, what about the $60 plan? All these three plans have unlimited domestic calls and texts, so you don't need to worry about them.

크리스: (퍼스에 도착하자마자 호갱을 당할 수는 없잖아?) Nah, I think I can get the $30 plan for now. Maybe I can change it later if I need more data, right?

점원: No worries, mate! You can change the plan anytime you want! Okay, I will help you register your phone in the system with the new sim card.

크리스: Thank you.

점원: No worries, so what brings you here, mate?


Optus at Perth International Airport


서호주 퍼스는 한국과 시차로 1시간 느리다.

새벽 4시쯤에 서호주 퍼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캐리어를 찾고 게이트로 향하면서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아드레날린이 점점 올라오는 느낌이 들었다.


신났다. "그래 한번 제대로 해보자!"


공항 게이트 문이 열리자마자 보인 호주 통신사

어느 한 인도인 직원이 웃으면서 반겨주었다.

그대로 그의 미소에 끌려 유심칩을 교체했다.


이른 새벽 시간에 많이 피곤했을 법도 한데

인도인 직원은 웃으면서 계속 내게 말을 걸어주었다.

유심칩을 교체하는 것은 5분도 걸리지 않았지만,

어느새 그와 이야기한 시간은 15분을 훌쩍 넘겼다.


캐리어를 끌고 공항 밖으로 나오는 순간,

축축한 새벽 향기와 평소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낯선 아국적인 향기가 섞여  끝을 찔렀다.


"여기가 서호주 퍼스 구나.."


Perth International Airport


한국에서 숙소와 동시에 공항 픽업 서비스를 예약했다.

배낭을 메고 커다란 캐리어를 이리저리 운전하면서

공항 출구 바로 옆에 차가 모여있는 곳으로 향했다.


저 멀리서 한국인 느낌이 나는 젊은 청년이 다가왔다.


청년: 혹시, 크리스님 맞나요?

크리스: 네! 제가 크리스입니다! 픽업 맞으시죠?

청년: 네! 맞아요! 반갑습니다. 제가 도와드릴게요.

크리스: 아이고, 감사합니다.


처음 본 순간부터, 그는 참 예의가 발랐다.

친절하고, 키도 크고, 얼굴도 잘 생긴 멋진 친구였다.

그렇게 우리는 목적지까지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청년: 크리스님은 호주 워홀로 오신 건가요?

크리스: 네! 맞아요! 저는 워홀이요, 혹시 성함이?

청년: 오! 네, 제 영어 이름은 제임스요!

크리스: 그럼 제임스님도 호주 워홀이세요?

청년: 네! 저는 워홀 세컨드 비자예요!

크리스: 세컨드 비자요?

청년: 아, 호주 워홀 세컨드 비자 모르세요?

크리스: 네..

청년: 인력이 부족한 농장이나 공장에서 6개월 이상 일하면 호주에 워홀 비자로 1년 더 머무를 수 있는 비자예요.

크리스: 오..그렇군요.. 제임스님은 어디에서 일했어요?

청년: 저는 처음에 딸기 농장에서 일했고, 이후에는 소세지 공장에서 일했어요.

크리스: 와..벌써 많은 경험을 하셨네요..어떠셨나요?


호주 워홀 시작과 동시에 귀인을 만났다.

호주 워홀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던 내게

제임스의 답변 하나하나가 모두 흥미로웠다.


어느새 구글 맵에 찍었던 목적지에 도착했다.

차에서 배낭과 커다란 캐리어를 내리고

아쉽지만 제임스와 작별 인사를 했다.


제임스: 크리스님, 호주 번호 개통하셨어요?

크리스: 네! 공항에서 바로 했지요!

제임스: 오! 정말요? 대단하시네요!

크리스: 대단이요?

제임스: 핸드폰 개통이나 통장 개설은 영어를 좀 잘해야 되는데..

크리스: 아..그렇군요.. 자신감으로 했지요ㅋㅋ

제임스: 그럼 번호 주세요! 나중에 만나서 투어 도와드릴게요.

크리스: 정말요? 저야 너무 감사하죠! 여기요..



호주 워홀 귀인인 제임스와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차에서 내린 짐을 짊어지고 숙소로 향했다.

처음 본 호주 동네는 참 깨끗하고 좋았다.

근데, 예약한  숙소는 무언가 엉성했다.


초인종을 눌렀지만 집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숙소 주인에게 연락을 했지만 지금은 모두 일하는 

시간이라  안에는 아무도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럼 무엇을 해야 할까?

여기 앉아서 기다려야만 할까?

가보기로 했던 크로스핏 체육관을 가볼까?


한창 크로스핏에 빠져있던 내게

이 숙소를 선택한 유일한 이유는 바로

크로스핏 체육관이 걸어서  만큼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배낭과 큰 수화물을 집 마당 구석에

숨기고 핸드폰의 구글 맵을 켰다.

It takes 20 minutes by walking.


새로운 곳에 가면 워낙 여기저기

걸어 다니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20분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Nedlands in Perth, Western Australia


서호주 퍼스에서의 첫 행군이 시작되었다.

빽빽한 도로와 높은 아파트 모습에 익숙한 내게

넓은 도로와 낮은 주택가의 모습은 너무 낯설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을 걸으면서 생각했다.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그래, 일단 잡부터 구하자!"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결심했다.

많은 생각을 오래 한다고 해도

낯선 이곳에서 당장 뾰족한 수를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지금 이 순간,

그리고 바로 앞에 한 단계만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언제나 구체적인 목표와

치밀한 계획을 세워야만

직성이 풀리는 내 성격과는

완전 정반대였지만,


I have no choice.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Nedlands in Perth, Western Australia


마침내 체육관에 도착했다!

이른 아침 시간이었지만,

부지런한 Aussie 들은 벌써

아침 운동을 시작하고 있었다.


해냈다는 너무 기쁜 마음을

끌어안고 당차게 출입문을 열었다.

커다란 덩치의 한 호주인이 인사를 했다.


코치: G'day mate, how can I help you?

크리스: Hello, I want to join the gym.

코치: No worries, mate #%!#(#@$JFQ#@%$

크리스: Sorry?

코치: You %@#%($@#, ya?

크리스: I want to try it for a month.

코치: No worries, mate. You #@^%%&#^* $150 @#$^ for a month!

크리스: Here you are. Can I come back to join the class later today?

코치: No worries, mate. You can come by later. Cheers!


코치에게 $150 불을 전달하고

도망치 듯 체육관을 빠져나왔다.

출입문을 열기 전의 기쁜 마음은

어느새 감쪽같이 사라져 벼렸다.


답답했다.

겁이 났다.

"와..씨..이거..어떡하냐?"


mate와 cheers만 귀에 들릴 뿐,

다른 것들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내가 알던 영어가 아니었다.


상대방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고

나의 말 또한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했다.

내 생에 처음으로 의사소통이 안 되는 순간을

실제로 경험하였다.


오늘이 워홀 첫날인데,

호주 도착한 지 아직 하루도 안 지났는데

벌써 이런 시련이 닥친다고?


앞으로 이 낯선 곳에서 혼자 어떻게

살아남을  있을지가 벌써부터

절박하게 걱정되기 시작하였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이야기는 시리즈 이야기로,

다음 에피소드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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