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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안 May 14. 2022

자기 의심의 늪에서 탈출하는 방법

호주 워킹홀리데이 이야기 에피소드 #5

"안녕하세요!

제가 이번에 호주 퍼스로 워홀을 가는데요,

퍼참 카페에 올리신 방을 보고 연락드렸어요!"


대학교 4년 내내 기숙사에서 살았다.

전세가 무엇인지, 월세가 무엇인지도 몰랐다.

친구들이 보증금은 얼마고, 월세는 얼마 고를

이야기할 때마다 관심조차 없었다.


대학교 졸업 후에 교내 연구원으로 일을 하느라

학교 근처 원룸을 6개월 단기 임대해서 살았다.

그제야 비로소 나만의 공간을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또 얼마나 힘든지

몸 소 깨달을 수 있었다.



"나머지 금액은 호주 오시면 주세요.

그럼 곧 뵙겠습니다!"


한국인이 렌트한 큰 집에 룸 셰어를 하는

호주 워홀러들에게 아주 전형적인 숙소였다.

월세 200불 중에 100불을 먼저 입금했다.


사진으로 방을 보았을 때는 어둡고, 축축한

느낌이 강했고, 시티와 거리도 꽤나 있었지만,

크로스핏 체육관과 가깝다는 이유 하나로 결정했다.


물론 더 많고, 더 좋은 숙소를 찾아볼 수도 있었고,

다양한 옵션들도 더 자세하게 확인해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언제나 우선순위를 가지고

신속하게 결정해야 일의 흐름을 가져갈 수 있다.


"생각은 하되, 우선순위를 가지고

현재에 최선의 선택을 하자!

나머지는 알아서 잘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후에 더 노력하면 된다."



1. 호주 워홀 비자 신청하기 - 체크

2. 비행기 예약하기 - 체크

3. 지역/숙소 찾기 - 체크

4. 잡 찾기 - 체크


비로소 호주 워홀 출국 전에 해야 할

가장 중요한 4가지를 모두 완료했다!

그것도 한국에서 편하게

어느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서

출국 전부터 성취감이 하늘을 찔렀다!


해외여행이 처음이었던 내게 호주라는

새로운 곳은 사실 상상하기도 어려웠다.

지도에서는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쉽게 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아직 감조차 오지 않았다.


커다란 라임색 캐리어를 끌고,

홀로 인천 국제공항을 향했다.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서서히 올라오는

긴장감과 설렘이 어느덧 온몸을 휘감아 버렸다.


인천 - 쿠알라룸푸르 - 퍼스 행

티켓팅을 완료하고 마침내

게이트 앞에 도착했다.



주위를 돌아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언제나 부모님, 교수님, 그리고

친구들에게 의지하고, 도움을 받아 왔는데 이제는

새로운 곳에서 철저하게 혼자가 되어야 한다니..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아니, 반드시 잘 해내야 된다!

내게는 대학원 유학 자금과 영어 실력 향상

2가지 목표가 있기 때문에 꼭 이룰 것이다!"


출국 전부터 호주 워홀을 준비하면서

언제나 스스로에게 의심이 들었다.

해외 경험도 없었고,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닌데

과연 호주 워홀이 내게 최선의 선택일까?


자기 의심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자기의식은 자기 의심의 늪으로 빠져버린다.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가 결코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를 속여야 한다.

2가지의 목표를 계속 상기시키면서 나를 속였다.


인천 국제공항에서 퍼스행 대기 중


탑승 안내 방송이 시작되었다.

캐리어를 끌고, 게이트를 통과하고,

마침내 비행기 내 창문 좌석에 앉았다.


에어 아시아 비행기 한 대가 통째로 없어졌다는

뉴스가 다시 생각나면서 조금은 긴장되려는 순간,

옆 좌석에 어여쁜 한 외국인 소녀가 앉았다.


긴장감과 설레는 마음으로

창피함도 무릎 쓰고 옆에 앉은  

외국인 소녀에게 질문을 건넸다.


크리스: Where are you heading?

소녀: I am going to Kuala Lumpur, you?

크리스: I am going to Australia for the first time on a working holiday!

소녀: That's nice! Exactly which city are you going to in Australia?

크리스: Oh! I am going to Perth, Western Australia! Have you been there before?

소녀: Yes! It's a beautiful city! I've been there since I have friends there!

크리스: Do you like Perth? Any tips for me?

소녀: Yes, I love that place. Well, just enjoy yourself! I think you will be great there!

크리스: Aww thanks! I wish we could hang out in Perth later.

소녀: That sounds great! Here is my number. I'll let you know the next time I come!

크리스: Alright then, I hope to see you in Perth sooner or later.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퍼스행 대기 중


시작부터 느낌이 좋았다.

비행기 옆 자리에서 친절한 말레이시아 소녀를 만나서

경유지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할 때까지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


처음 방문한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비록 2시간 정도의 짧은 경유 시간 동안

공항 내 주위 만을 돌아보아야 했지만

이미 외국에 왔다는 느낌은 충분했다.


행여 퍼스행 비행기를 놓칠까 봐

쿠알라룸푸르 공항 투어를 빠르게 마치고

해당 게이트 앞에서 조용히 기다렸다.


장장 8시간 동안의 긴 비행을 마치고

드디어 서호주 퍼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캐리어를 챙기고 게이트를 향해 걸었다.


게이트 문이 열리면서

어떤 사람들은 가족들을 만나 포옹을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친구들과 포옹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하지만, 이상하게 부럽지는 않았다.

그저 앞으로 시작되는 나의 호주 워홀 라이프가

벌써부터 너무 궁금하고, 신나고, 설레었다.


감성에 젖는 시간도 잠깐,

우선, 공항을 나가기 전에

핸드폰 유심칩을 사야 했다!


게이트 바로 앞에 있는

옵터스 (Optus) 통신사 가게로 향했다.

어떤 플랜으로 해야 할지 고민하는 중에 점원이 다가왔다.

"How can I help you?"




호주 워킹홀리데이 이야기는 시리즈 이야기로,

다음 에피소드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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