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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안 Oct 31. 2021

드디어 브런치북으로 탄생한 나의 영어 이야기

영어 이야기 EP8

브런치에 게시한 첫 글 "좋아하고 잘하는 일로 시작할 수 있을까?"를 써내려 가면서 왠지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았다.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지고, 드디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 신났다. 감사하게도 자주 들러주셔서 글을 읽고, 라이킷 버튼을 눌러주시는 분들 덕분에 힘도 많이 났다. 아침을 먹으면서, 샤워를 하면서, 런닝을 하면서 "오늘은 무슨 글을 써볼까?"라는 생각은 지금도 너무 즐겁다.


나는 영어에 대한 글을 쓴다. 영어를 오래 공부하고, 영어를 가르치고, 영어를 사용하면서 돈을 번다. 사실, 오래전부터 영어 교육에 대한 강연과 멘토링은 많이 했지만, 이렇게 내 개인적인 생각을 글로 써서 공유하는 것은 언제나 뒤로 미뤘다. 단순히 영어 단어나 표현을 말하는 것이 아닌, 영어에 대한 스토리를 공유하고 싶었다. 이를 통해서 영어를 왜 배워야 하는지, 영어를 배워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다.


나 또한 영어를 못 했고, 영어를 왜 배워야 하는지도 몰랐고, 영어를 배워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조차 몰랐다. 그저 영어는 언제나 내게 영어 시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수 백, 수 천만 원의 돈을 영어 배우는데 태우면서, 부모님께는 죄송하지만 그때까지도 나는 진정으로 영어를 왜 잘해야 하는지 몰랐다. 물론 스스로 그 이유를 찾는 것이 맞지만, 몰랐다. 그 이유를 어디서,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도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



결국 혼자서 여기저기 부딪치고, 깨지고, 또다시 일어나서, 부딪치고, 깨지고를 반복하면서 영어를 배워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영어 시험 1점을 더 올리기 위해서 3시간이나 걸리는 강남의 유명 어학원도 가보고, 1달러를 더 벌기 위해서 스스럼없이 인종차별 발언을 하는 고객에게 계속 웃으면서 응대도 해보고, 1주일 동안 연습했던 프레젠테이션에서 영어 단어 하나 잘 못 말해서 수 백 명 청중들에게 웃음거리도 되보고, 더 많은 우여곡절에서도 어찌어찌하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사실 영어를 못 해도 괜찮다. 아니, 대한민국에서 사는데 영어를 아예 하지 않아도 아무런 지장 없이 잘 살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왜 그렇게 영어에 목숨을 거는 것일까? 지금은 말할 수 있다. 사실 영어는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과 같이 그저 하나의 외국어를 배우는 취미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는 상위권, 아시아에서는 2위의 높은 영어 교육열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에서는 영어를 잘해야만 한다. 이러한 사회적 환경과 압박이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결국 우리를 영어에 목숨 걸게 만든다.


수능 외국어 영역 점수가 떨어져서 영포자가 되고, 토익 시험 점수가 낮아서 취업에 실패하고, 토익 스피킹 등급이 낮아서 승진에 실패하고, 토플 점수가 낮아서 원하는 해외 대학/대학원에 지원을 못 하고, 아이엘츠 점수가 없어서 해외에서 추방당하고, 한국의 SKY 대학을 졸업했지만 스피킹을 못 해서 결국 몇 날 며칠 밤새 했던 연구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고, 영어 회화를 못 해서 이민을 포기하고, 더 많은 이유들로 더 많은 꿈과 목표를 포기해야만 하는 분들을 정말 많이 만났다.


첫 번째 브런치 북 "영어, 혼자서도 잘되니까 걱정 말아"


나의 영어 이야기가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그런 분들에게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영어를 통해서 자신의 목표를 가지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 목표를 이루기까지 영어를 배우는 과정이 솔직히 그렇게 쉽지 만은 않다. 그 과정 속에서 나를 그리고 나의 상황을 이해해 줄 수 있는 누군가와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나는 뼈저리게 너무 잘 안다.


무작정 떠난 호주 워킹홀리데이, 캄캄한 터널 같던 토플/GRE 시험공부, 구글 수 천 페이지를 찾아가며 혼자 준비했던 미국 대학원, 다람쥐 쳇바퀴 같았던 미국 대학원 시절, 살아남아야만 한다는 사명감으로 버텨낸 해외 직장 생활. 이러한 상황 속에서 나를 그리고 나의 상황을 이해해주고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단 한 명만 있었더라면...


포기만 하지 않으면 영어는 잘할 수 있다. 비록 그 과정이 어둡고, 힘들고, 외롭지만, 스스로 버티고 꾸준하게 해야 한다. 아무리 잘 가르치는 영어 선생님이라도, 유명한 영어 강의라도, 영어 책이나 어플이라도, 결국에는 혼자 스스로 공부하고, 이해하고, 연습해야 한다.


그리고 영어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보자. 지금 당장 겪고 있는 영어에 대한 고민과 어려움을 넋두리 풀고,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를 식혀보자. 영어 단어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영어 문법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함께 그냥 "영어 공부하는데 어렵고, 힘들다"라고 터 놓고 이야기해보자. 훨씬 더 가볍고 편한 마음이 영어 공부를 더 오래 꾸준하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P.s Feel free to talk or leave a comment. I believe we can get through this together eventually!




English, Don't worry, you will be fine by yourself.

영어, 혼자서도 잘되니까 걱정 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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