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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안 Nov 21. 2021

제일 중요한데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수능 후에 할 일들

영어 커뮤니티 만들기

수능이 끝났다. 친구들의 얼굴을 보면 정확하게 두 종류의 표정이 보인다. 너무 좋은데 어쩔 줄 모르는 표정과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방황하는 표정. 몇몇의 친구들은 계획대로 수능 시험을 잘 보고, 원하는 점수를 받았거나 기대 이상의 점수를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가 신날 것이다. 하지만, 반면에 수능을 왜 봐야 하는지도 모르고, 남들이 하기 때문에 그저 따라 했는데, 결과가 안 좋은 친구들은 큰 고민에 빠졌을 것이다.


사실 나도 수능을 왜 봐야 하는지 몰랐다. 그저 대한민국 고3이라는 이유로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대학교는 가고 싶은지, 대학교에서는 어떤 전공을 공부하고 싶은지도 모른 체, 그저 시키는 데로 수능을 보았다. 그것도 2번이나 보았다. 첫 번째 수능, 그리고 재수까지 모두 실패했다. 여전히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가고 싶은 대학이나 공부하고 싶은 전공도 몰랐다. 무엇을 어떻게 어디에서 찾아봐야 하는지 몰랐다. 


동기가 없으니 그만큼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그러한 결과를 받았던 것은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때 당시에는 몰랐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인생의 첫 시험에서의 실패가 나를 어두운 절망감 속에 깊숙이 가두워버렸다. 벌써부터 인생의 실패자와 낙오자로 나 스스로를 정의하고 있었다. 그저 시험하나 망쳤을 뿐인데 앞으로의 인생이 너무 어두웠다.



어린 나이에 경험한 실패와 절망 속에서 헤어 나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집안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동안 공부했던 교과서와 참고서에는 먼지만 수북하게 쌓이고 있었다. 좋아하는 운동도 하기 싫고, 입맛도 점점 없어졌다. 그저 그렇게 침대에만 누워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났다. 


노트북을 켜고 영화를 보았다. 그렇게 한 편, 두 편 보기 시작한 영화는 어느새 같은 자리에서 10편이 넘어있었다. 1시간에서 2시간 정도의 러닝 타임의 영화가 어느 순간 너무 짧게 느껴졌다. 우연찮게 미국 드라마를 클릭했다. 하나의 에피소드는 20분에서 30분 정도로 짧았지만, 하나의 시즌에는 20~30개 정도의 에피소드가 있었다. 영화보다 러닝 타임은 짧았지만, 속도감과 박진감에 사로 잡혀 밤새도록 미국 드라마를 보았다. 


드라마를 보는 것은 그저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던 내게 정말 큰 변화였다. 하지만, 수능 실패라는 현실에서 어디론가 탈출하고 싶었다. 물리적인 탈출은 어려웠지만, 그렇게 가상의 탈출을 실현했다. 어느새 수많은 미국 드라마를 보면서 드라마 원작의 책도 찾아 읽어보고, 등장인물들에 대해서도 더 자세히 찾아보고, 마침내 영어라는 것도 잘해보고 싶은 동기가 생겼다.


끝이 없을 것 같았던 어두운 통로에서 하나의 환한 빛을 발견한 순간이었다. 좋아하는 영어 대사를 따라 읽어보고, 써서 책상에 붙여보고, 좋아하는 등장인물의 발음, 뉘앙스, 제스처를 똑같이 따라 해 보고, 작가가 된 마냥 다음 에피소드를 나름 혼자 상상해보는 것이 너무 즐거웠다. 그렇게 혼자 씩씩 웃으면서 온전히 나만의 즐거움과 재미, 그리고 행복을 위해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씩 해보는 것이 너무 즐거웠다. 


분위기가 서서히 밝아지고, 그렇게 무언가를 다시 시작해 볼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수능 실패를 뒤집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미국 대학원 진학이었다. 영어도 좋아하고,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더 넓은 세계에서 더 많은 똑똑한 친구들과 경쟁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2번의 수능 실패자는 말도 안 되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수능 전 보다 수능 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도 수능 후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물론 스스로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새롭게 해보고 싶은 것도 많겠지만, 사실 이는 수능을 망친 사람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 또한, 당장의 수능 실패와 절망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따라서, 이번 글은 과거의 나에게 꼭 말해주고 싶은 글이기도 하다.


수능 후에 할 일 3가지


1. 좋아하는 것을 찾자!

Find what you love!


고등학교 재학 당시, 미술 학원을 다니고, 보컬 학원 다니고, 연기 학원을 다니는 친구들이 이해가 안 됐다. 그냥 남들과 똑같이 알려주는 데로 공부하고, 시키는 데로 시험 보고, 대학 가면 되는데, 왜 굳이 어려운 길을 택한 것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들과 이야기를 할 때면 언제나 빛나는 그들의 눈빛이 부러웠다. "내가 좋아하니까, 내가 하고 싶으니까"라고 너무 당당하게 말하는 그들이 사실 너무 부러웠다. 


성공한 모든 사람들이 하나 같이 말한다. "Do what you love!".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은 인생에서 제일 중요하지만, 사실 너무 어렵다. 20대, 30대, 심지어 40대가 지나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을 확률은 오히려 더 떨어진다. 물론 더 많은 경험을 하겠지만, 새롭게 시도하는 것이 10대만큼 쉽지는 않다. 따라서 한 살이라도 더 젊었을 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생각하고, 또 생각해보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


10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수능 시험 만점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은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으면, 그 일에 대한 열정과 동기부여가 생길 것이고, 누구보다 그 일에 집중하고 몰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1년, 2년이 지나면 그 일에 대해서 전문가가 되어 있을 것이고, 분명히 그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말이야 쉽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가 좋아하니까"라는 이유 하나가 수많은 문제들과 어려움을 이겨낼 정도로 강력하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만 한다. 사실, 정말 그 일이 좋고, 그 일에 단단히 미쳐있다면, 어느 것도 어렵거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들을 새로운 방향으로 즐겨볼 수 있는 또 다른 장난감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2. 스스로 움직이자!

Take action!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더욱이 경험이 부족한 10대는 훨씬 더 어렵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무기가 하나 있다. 바로 "깡다구"이다! 어린 나이의 열정과 패기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스스로 찾아보자!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서는 결국 스스로 움직여야 한다. 안에만 있으면 더 좋은 기회를 놓칠 확률이 있다. 이것저것 해보면서 찾아보자. 


수능이 끝나고, 친구와 함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첫 알바를 해보았다. 물론 아이팟 클래식을 사기 위해 돈이 필요했지만, 경험을 위해서도 도전해보고 싶었다. 기왕 하는 거 제대로 해보고 싶어서 패밀리 레스토랑 요리사에 지원했다. 이제 막 수능을 끝내고 아무런 경력이 없었지만, 운이 좋게 바로 출근할 수 있었다. 치킨을 튀기고, 밥을 볶고, 야채를 다듬고 정말 다양한 일을 했다. 몸은 힘들었지만, 손님들이 "맛있네~"라고 할 때는 기분이 좋았다. 


잠깐의 알바 경험은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할 때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남들이 해외에서 일을 구하기 위해 정말 수 십 가지의 노력을 할 때, 나는 수능 끝나고 했던 알바 경험으로 여러 곳의 레스토랑과 카페에서 쉽게 일을 구할 수 있었다. 그때의 잠깐의 경험이 이렇게 도움이 될지는 정말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그때 당시 스스로 움직이지 않았더라면, 내가 요리를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이런 귀중한 기회도 잡을 수 없었을 것이다.


실패해도 괜찮다. 해볼 수 있는데 까지 해보고, 안 되면 그만해도 괜찮다. 우리는 아직 젊으니까, 앞으로 살 날이 훨씬 더 많으니까 일단 다양하게 해 보자! 지금 이렇게 여러 가지 해볼 수 있지, 앞으로 20대, 30대, 그리고 40대가 되면서는 더 힘들고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지금 움직이자! 반드시 스스로가 움직이고, 스스로가 찾아야 한다. 그래야 훨씬 더 가치 있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제대로 찾을 수 있다.


3. 영어를 하자!

Learn English!


이제 수능이 끝났는데, 영어는 무슨 영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안다,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비로소 지금이 영어 공부를 할 수는 가장 좋은 시간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제대로 된 영어를 배우고, 공부하고, 직접 사용해보자! 


수능이 끝나면 한 번쯤은 해외여행을 생각해 볼 것이다. 혼자 또는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가보는 것은 너무 훌륭한 생각이다. 단순히 비행기를 타고, 환전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그 나라를 여행하면서 다양한 것들을 듣고, 보고, 맛보고, 느낄 수 있다. 내가 살아왔던 세상이 이렇게 작은 세상이었네!라는 것을 직접 느껴보자. 


생애 첫 해외여행만큼이나 영어를 잘해보고 싶은 더 큰 동기부여는 없다. 스스로가 직접 듣고, 보고, 맛보고, 느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영어를 보다 더 즐겁고 꾸준하게 즐길 수 있다. 수능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외국어 영역에 대한 지식도 아직 조금은 남아 있을 테니, 영어를 다시 시작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수능 후에 가장 먼저 영어 문법을 다시 한번 천천히 정리해보자. 그동안 엄청 많고 다양하게 영어 문법을 공부했을 것이다. 다양한 과목들을 공부해야 했기 때문에 영어 문법에만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따라서 수능이 끝나고, 조금은 여유로운 시간을 활용해서 천천히 영어 문법을 정리해보자. 여러 단원들의 문법을 정리해보고, 그에 따른 연습 문제도 함께 풀어보면서 제대로 이해해보자. 앞으로는 영어 문법을 정리하는 시간을 찾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울 테니 반드시 수능이 끝난 지금 한번쯤은 꼭 정리해보자!


영어 문법을 공부하면서, 영어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도 함께 조금씩 해보자. 물론 모두 하면 제일 좋겠지만, 먼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영역을 선택해서 공부해보자! 만약 영어 읽기가 좋다면, 영어 원서 책, 영자 신문, 영어 블로그 등을 매일 꾸준하게 읽어보자. 만약 영어 듣기가 좋다면, 해외 영화, 드라마, 유튜브, 팟캐스트, 등을 매일 꾸준하게 들어보자. 만약 영어 쓰기가 좋다면, 영어로 짧게 글을 써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독후감도 괜찮고, 영어 일기도 괜찮다. 한 문장이라도 써보면서 공유해보자. 만약 영어 말하기가 좋다면, 영어로 로 말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보자. 그리고 나와 가장 잘 맞는 방법을 활용해서 매일 꾸준하게 말해보자. 작게는 혼자 영어를 따라 읽어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영어 말하기 모임 또는 각종 영어 말하기 어플을 활용할 수도 있다. 또는 해외여행, 워킹홀리데이, 교환학생 등을 통해서 직접 해외에 거주하면서 영어로만 말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좋다. 


수능이 끝나고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나 스스로에게 투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자신이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할 때 분명히 자신의 영어 실력을 발휘해야 하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그 찰나의 순간에 꿀 벙어리 같이 얼어있지 말고, 자연스럽고 유창하게 영어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지금부터 제대로 해보자. 이전에 자신이 영어를 잘했는지 못했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지금 나의 영어 실력을 리셋하고 다시 새롭게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 앞으로 대한민국 수능 제도가 언제까지 시행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수능 시험 하나가 나의 인생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수능 시험을 잘 보았던, 못 보았던, 더 중요한 것은 이 또한 하나의 경험이라는 것이다. 물론 수능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좋은 결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해서, 그 많은 기회를 송두리째 잃은 것은 아니다. 


누구는 수능 시험을 고3의 끝으로 생각할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구는 인생의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모두에게 똑같은 문제의 수능 시험이지만, 생각 하나로 완전히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다. 수능이 끝난 지금에서야 비로소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다. 학교도, 학원도, 부모님도 아닌, 온전히 나를 위한 앞으로의 계획을 세워보자.


자신이 세운 내 인생의 계획들을 하나씩 하나씩 직접 실행해 나가 보자. 그 과정에서 느끼는 성취감과 자신감도 반드시 직접 느껴보자. 정말 많은 어려움과 힘듦도 있겠지만, 쫄지 말고 부딪혀보자. "내가 좋아하니까"라는 이유 하나로 그런 것들을 산산이 깨트려 버리자. 그리고 그렇게 발견한 자신의 열정과 재능을 전 세계에 공유하자! 이미 한국은 우리에게 너무 좁은 무대가 되어버렸다. 이제는 전 세계, 글로벌을 통해서 나의 열정과 재능을 자랑하고,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해보자. 정말 상상도 하지 못 한 더 많은 기회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수능 후에 할 일 3가지

1. "내가 좋아하는 것"을 고민하고 찾기
2. 스스로 움직이고 경험하기
3. 영어 공부 시작하기




I wish all the best for you.

당신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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