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의 일주일
네팔 출국이 있는 바쁜 한 주였다. 대부분은 출장 준비를 했다. 이번주 나의 출국 이외에도 다음 주에는 팀이 오기 때문에 준비사항을 챙겼다. 가끔 스트레스도 올라왔는데, 출장 가는 일이 다 준비되지 않은 것과 가기 전까지 완료해야 하는 무수한 일들의 알람이 울렸기 때문이다. 몇 가지 일정은 취소를 했다. 물리적으로 다 해낼 시간이 없었다.
취소한 일
갑자기 참석해야 할 행사가 있었는데 출국 전날이라 가지 않는 쪽을 택했다. 가면 정보를 얻는데 도움은 되겠지만 오고 가는 시간을 포함하면 반나절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출국 전 끝내야 할 일이 많았기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목요일마다 참석하던 ‘여성외교살롱’의 마지막 수업이었지만 집에 가서 가방을 챙기는 것이 먼저였기에 양해를 구했다. 이제야 다른 분들의 얼굴을 익히고 대화의 물꼬가 터졌는데 해외 출국 일정으로 마무리를 하지 못해 아쉽다.
내려놓은 일
우연히 이번주에 어떤 입주공간의 지원공고를 보게 되었고, 마침 사업자등록을 하다 보니 사무실이 필요할 것 같아 정말 진지하게 입주를 고민했다. 담당자분과 통화해 면접 일정도 확인했고, 서류를 챙겨 제출하면 되었다. 하지만 결국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원공고를 봤을 때는 이미 마감일이 코앞이었는데, 계획서를 작성하고,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아 챙겨내기에는 물리적으로 무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물론 무리를 하면 제출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마감 이틀 전, 어쩐지 마음을 좀 비우자는 생각이 들었다. 하반기에 사무공간이 필요할 테고 아직 정해진 것도 없지만 그건 그때의 흐름에 맡겨 보기로.
해야 할 일
때때로 해야 할 일의 알람이 울리면 마음이 조급해졌다. 한국코치협회에서는 6월 1일에 코칭북페어를 한다. 원래 행사 진행을 도와야 하지만 나는 참석할 수 없기에 대신 가기 전에 디자인 작업을 하기로 했다. 출국 전에 끝내려 했지만 다른 할 일에 밀려 시작도 하지 못했다. 결국 네팔에 가서 주말까지 완성하는 것으로 양해를 구했다.
그리고 올해 나의 목표 중 하나인 국제코치연맹(ICF) 재단의 이그나이트 이니셔티브 프로그램. 이번주에는 ICF 코리아 챕터에서 한국에서 참여하는 파트너 코치님들을 모집했다. 선착순으로 정말 순식간에 모집이 마감되었고, 나는 팔로업을 해야 하는데 이것도 네팔에서 주말에 작업을 해볼 예정이다.
완료한 일
이 바쁜 일정 중에 전에 신청해 둔 ‘코액티브 인사이트 나잇’을 다녀왔다. 해외에서 오신 처음 뵙는 코액티브 리더의 코칭 시연을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오랜만에 리더분의 시연을 직접 보았고, 코칭을 처음 알게 되어 자리를 한 분들의 열정을 느껴볼 수 있었다. 오랜만에 뵙는 코치님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 늦은 시간이라 좀 더 대화를 나누지 못하고 헤어진 것이 아쉬웠다.
그리고 매달 한 번 서울청년센터 서초에서 진행하는 청년정서케어링 코스의 수업도 진행했다. 이번기수는 인원이 조금 적었는데 적은 인원인만큼 각자의 이야기를 더 많이 꺼내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참여자분들도 모두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고, 또 상대의 이야기도 잘 들어주었다. 저마다 다른 한 사람의 고유함을 바라보는 일. 호기심을 가지고 오롯이 바라보며 들어주는 일. 그리고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늘 감사한 마음이 드는 시간이다.
이너플래닛을 시작하다.
그리고 이번주의 가장 큰 뉴스. 한동안 사업자가 없이 지내왔는데 다시 정식으로 사업자를 내게 되었다. 사업자명은 이너플래닛(Inner Planet)이다. 내적인 성장을 통해 외부(세상)의 변화를 만들어가자는 의미로 짓게 되었다. 그래서 내면을 말하는 이너(Inner)와 외부, 세상, 지구를 의미하는 플래닛(Planet)을 결합했다. 한국어로도 영어로도 듣고 말하기 쉬워 최종적으로 결정을 하게 되었다. 사업자가 나온 후, 코칭고객님들께 현금영수증을 발급해 드렸다. 며칠 후, 로고가 필요할 것 같아 오랜만에 일본에 있는 삿코상에게 연락해 디자인을 의뢰했다. (디자인 의뢰에 대한 이야기를 나중에 좀 더 풀어 적어보려 한다.) 좀 더 적합한 이름을 고민하다 시간을 보내왔는데 이제는 정말 해야 할 때가 되었다는 느낌이라 마음먹고 신청을 완료했고, 이번주에 한 가장 큰 ‘완료’가 아닐까 생각한다.
네 개의 가방을 들고 네팔로
지금 이 글은 인천에서 카트만두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적고 있다. 출발하며 생긴 에피소드라면 아무래도 엄청난 양의 짐이다. 현지에서 부탁받은 것을 인터넷으로 주문했더니 생각보다 부피가 너무 컸다. 그렇다고 일부를 집에 두고 가기에는 딱히 필요가 없는 물건이라 개인짐을 빼면서 챙겼다. 큰 캐리어의 절반이상, 그리고 기내 휴대하는 짐가방 하나를 다 채우고도 넘쳐서 에코백을 들었다. 그 덕에 개인짐을 넣을 공간은 턱없이 부족해서 이걸 주문한 분께, ’ 가면 내 옷을 사줘야 할 것 같다 ‘고 농담을 했다. (사실 농담이 아니라 거의 같은 옷을 돌려 입게 생겼다.) 혼자 떠나는 자유여행이라면 아주 간단하게 챙겨가는 것을 선호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혼자서는 감당 안될 짐을 들고 가고 있다. 남들이 보면 '굳이 그렇게까지'라고 할만한 일을 사서 하는 중이다.
꽤나 정신이 없던 한 주. 한 주의 마무리는 네팔에서 새로운 시작으로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