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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wn Jun 05. 2024

이너플래닛 로고 작업을 시작하다

코치의 일주일

한국에서 끝내고 오지 못한 일들


네팔에서 혼자 있던 첫 며칠은 일과가 끝난 후 한국에서 완료하지 못하고 들고 온 일들을 어떻게 해보려 애썼다. 내가 하겠다고 약속한 일이었는데 한국을 떠나오니 간단해 보이던 일들도 하기가 쉽지 않았다. 네이버는 해외 IP 차단으로 인증을 거듭 거쳐야 했는데 핸드폰 번호로 본인인증을 할 때면 현지 유심을 빼고 한국 유심으로 갈아 끼워 인증 문자를 받아 인증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스티커를 제작하는 사이트는 해외 IP 접속 시 일본어로 표기가 되는 통에 결국 그 사이트에서 주문을 포기했다. 휴일에 쉬고 있는 사촌동생에게 부탁을 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 결국 동생은 동생대로, 나는 나대로 시간을 허비하고 결과물을 쓰지 못하게 된 일도 있다. 



이너플래닛 로고 디자인 작업을 시작하다


그 와중에 디자인 의뢰를 요청한 삿코상에게 연락이 왔다. 이너플래닛의 뜻이 무엇인지, 어떤 의미를 담고,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무슨 활동을 해나 갈 건지에 대한 질문, 디자인과 컬러에 대한 선호를 물어보는 질문을 보내오셨다. 어느 밤에는 그 질문에 답변을 적어가며 이메일을 보냈다. 답변을 정리하며 조금이나마 머릿속에 있는 것들을 구체화시켜 가게 되었다. 무언가 진행되고 있는 느낌이다. 



코칭을 하지 않는 시간


지금의 눈앞에 있는 일을 해내기도 바빠서 네팔 체류 기간에는 따로 코칭 스케줄을 잡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밖에 나와있어서 그런 것인지 인스타에 보이는 다른 코치님들은 저마다 열심히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고 무언가를 해나가고 있는데 나는 멈춰있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올라온다. 마침 한국에서는 코칭 관련 행사나 강의 같은 것들도 많은데 그런 것들은 지금의 나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 


그럼에도 한국에 가면 바로 해야 하는 강의에 대한 행정처리와 연락, 맡고 있는 ICF재단의 '이그나이트 이니셔티브' 프로젝트를 틈틈이, 천천히 해내고 있다. 일과가 끝나고 숙소에 들어오면 한국 시간으로는 9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라 어디 연락을 하기도 어렵고, 이동이 많은 날에는 아예 컴퓨터 사용이 여의치 않기도 해서 일정은 계속 미뤄진다. 약속한 일을 제시간에 끝나지 못하는 나를,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하는 나를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고 있다. 



어떤 배움, 전문성과 겸손함 


지난주에는 현재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컨설팅을 맡으신 두 분의 컨설턴트 선생님께서 네팔에 방문하셨다. 두 분의 모습을 보며 큰 배움이 있었는데 오랜 경력과 전문성을 갖췄고, 그 지식을 전달하고 나누는 입장에서 전달하는 방식이 무척이나 겸손하셨다. 개발 사업의 성격상 파트너십의 균형은 어느 한쪽으로 추가 기울어지는 일이 많다. 그리고 그런 지점들이 나에게는 불편함을 가져오곤 한다. 그래서인지 두 분을 보며 태도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불편함과 마주하기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 안에서 긴장과 견제, 힘겨루기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것을 마주하는 불편함이 나에게는 있다. 그 안에서 나는 코치의 모자를 쓰고, 상대의 지난 과업을 인정하고, 현재의 열정을 보려 노력한다. 한 친구는 나에게 '힘든 일은 다 지나간다'라고 하며, 감정적으로 혹은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충고를 한다. 지금은 불편함을 겪어나가야 하는 시절인 걸까. 정해진 기간 안에 내게 주어진 일을 해내는 것. 지금은 거기에 집중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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