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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wn Sep 18. 2024

홍콩과 선전으로 떠난 여행

코치의 일주일

홍콩과 선전으로 떠난 여행 


주말에는 사촌동생과 함께 홍콩행 비행기를 탔다. 원래 선전에서 있는 회의에 참석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사촌동생이 동행하게 되면서 주말 홍콩 일정이 더해졌다. 사촌동생과는 나이차가 꽤 나고 한 번도 여행을 같이 간 적이 없었다. 성격이 잘 맞거나 따로 각별하게 친한 사이도 아니다. 하지만 나는 요즘 흔쾌히 내 여행의 옆자리를 내어주는 경향이 있고, 사촌동생은 마침 여행이 가고 싶었는지 함께 가도 되는지를 물어왔다. 그렇게 어쩌면 모험과도 같을 여행이 시작되었다. 



도착하자마자 생긴 사고


홍콩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동생은 현금과 신용카드를 넣어둔 여권케이스를 잃어버렸다고 했다. (지갑을 잃어버린 셈이다.) 동생과는 비행기를 타기 전 탑승게이트 앞에서 만났는데 그때는 손에 들고 있던 것을 본 터였다. 그러니 인천공항에서 잃어버린 것인지, 비행기에 두고 내린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휴대전화로 접속해 인천공항 홈페이지의 분실물 코너를 봐도 없던 차에 나는 무작정 홍콩 공항의 분실물 센터를 찾아가기로 했다. 그 사무실에서는 공항 내에서 분실한 것만 관리하고 있다고 해서 소개해준 공항 밖 건물의 다른 사무실을 찾아갔다. 상황을 설명하고, 비행기에서 잃어버렸을 가능성을 말하고, 비행기의 편명과 좌석번호를 적어드렸다. 직원분은 어딘가로 전화를 돌리더니 확인을 해보고 알려준다고 했고, 얼마 후 찾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사무실까지 여권 케이스가 도착하기까지는 또 시간이 걸린다고 해서 우리는 공항에 있는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 한잔을 했다. 


숙소에 짐을 풀고 점심을 먹으러 가던 계획은 무산되고, 점심도 거른 채 커피 한잔으로 떨어진 당을 채우고 있었다. 하지만 신기한 것은 잃어버린 당사자도 엄청난 큰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하지 않고, 이 일을 다 해결하고 있는 나도 별로 짜증이 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게 무사히 분실물을 찾고 숙소에 가서 체크인을 하고, 저녁을 먹는 것으로 첫날의 일정은 마무리되었다.   



파워 J와 대문자 P가 만나 함께 여행을 한다면


다음 날에는 파워 J인 홍콩 지인이 가이드를 자처했다. 하지만 사촌동생은 대문자 P. 동생은 천천히 준비하고 한 군데 정도 가려던 오전 일정이었는데 아침부터 계획을 잔뜩 세운 홍콩 지인이 달려온다니 마땅치 않다. 둘은 언어도 통하지 않고, 스타일도 정반대인데 나와 셋이 이 조합으로 홍콩의 브런치 카페, 재래시장, 미드웨이 엘리베이터, 소호 등 꽤나 빡빡한 홍콩 시내 관광 일정을 소화하고, 선전으로 넘어가 저녁식사까지 함께 했다. 홍콩 지인은 사촌동생에게는 엄마 뻘이었는데 지인은 동생을 딸처럼 귀엽게 봐주고, 동생은 덕분에 하지 못할 경험을 한 것에 감사해하며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유엔 기후변화 워크숍


선전에서는 유엔 기후변화 회의에 참석했다. 오전에는 기조연설과 연사 발표를 통해 각 분야에서 시행하고 있는 정책이나 사례들에 대한 발표를 들었는데 흥미로운 인사이트가 많았다. 오후에는 주제별로 그룹이 나눠져 토론을 하고 최종 액션 플랜을 만들었는데 내가 속한 분과에서는 다양한 중국의 산업직군을 대표하는 참여자분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경험이 인상 깊었다.   



중국의 새로운 모습들


광저우에 잠시 다녀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다시 와서 보는 중국은 너무 새로운 점이 많았다. 현금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 알리페이를 다운로드해야 했고, 식당에서 주문을 할 때도 QR로 주문하는 경우가 많았다. 선전은 경제적으로 무척 발달했고 주민들의 생활수준도 높았다. (머물렀던 숙소가 있던 지역 기준이다.) 일반적으로는 영어가 잘 통하지 않았고, 영어병기가 안된 곳이 많아 중국어를 못하는 우리에게는 꽤나 쉽지 않은 여행지였다. 그럼에도 가격대에 비해 좋은 컨디션의 숙소,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 처음 가보는 여행지가 주는 새로움으로 일정을 기쁘게 마무리했다. 



감사한 인연, 시간들


돌아와서는 일 년 만에 S 코치님을 만나 차 한잔을 하며 기분 좋은 대화를 나눴고, 급히 해외취업이 된 친구의 송별회를 하고, 몇 번의 IDG 미팅에 참여했으며, 준비하고 있는 코칭 프로젝트의 미팅을 했고, 회의 참석으로 코치협회에 들르기도 했다. 그리고 새로운 배움을 시작해 발리에서 함께 했던 인연들과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하며 첫 미팅을 마쳤다. 일정을 늘어놓으니 무언가 많아 보이는 한 주지만 한편으로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보내던 시간들이다. 한 주에 마주한 모든 이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침사추이로 가는 페리 안. 홍콩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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