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성향 Jun 17. 2023

코치로서의 ‘주력 컨텐츠’를 발견하게 돕는 강력질문 1

: “내가 코치로서 ‘정말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얼마 전 동료코치님과 인터뷰를 진행할 때 일이었다. 인터뷰를 위해서 사전 질문지를 보내주셨었는데, 그 중 내 시선을 오래 머물게 했던 질문이 하나 있었다. 바로, ‘코치님의 주력 컨텐츠는 무엇입니까?’ 였다.






 

‘주력’이라...

*주력(住力): 어떤 일에 온 힘을 기울임





 

분명 주어진 모든 일에 ‘주력’해 왔던 나였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이렇게 모든 일마다 주력하는 삶을 언제까지나 계속해 나아갈 순 없다는 것을, 이제는 정말 하고자 하는 일을 선택하고, 집중해야 할 때라는 것을 말이다. 




 

사실 이러한 질문의 흐름은 ‘코치의 생애주기’와도 연결되어 있다초보 코치 때는 ‘선택’이란 없다. 코칭과 관련된 모든 일은, 실전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그러니까 ‘닥치는 대로’ ‘모두 다’ 경험해 보는 것이 좋다. 초보 땐 모든 경험이 살아있는 공부니까. 그리고 그 땐 에너지, 열정이 또 얼마나 넘치는가. 모든 게 새롭고, 즐겁고, 신비로우니까 다 좋다. 그렇게 많은 현장에 자신을 노출하고, 새로운 도전을 경험할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그래야 어느 현장에서 어떤 일을 할 때 내가 가장 충만하고 동시에 성과를 내는지 알 수 있다. 이 시기엔 일들을 ‘잘’ 하긴 어렵다. 그러니까 이 시기는 점점 더 일을 잘하게 되기 위해, 경험치를 쌓는 시기랄까. 모든 만남과 일이 살아있는 공부이자 경력이 된다.  




그렇게 3년, 5년, 10년, 코치로서 주어지는 다양한 경험이 쌓이면, 이젠 ‘경험만 할’ 때는 끝났다. 이제 진짜 ‘일’을 하고,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다. 더 이상 아마추어가 아니라 프로가 되는 것이다. 프로, 자신이 맡은 일을 ‘전문성’ 담아 ‘성과’를 내는 사람. 그렇다면 지금 나는 프로인가? 나는 어떤 전문성이 있는가? 그 영역에 성과를 내고 있는가? 







나의 진솔한 답은 ‘얼결에 프로인 상태’이다. 어찌 되었든 코칭 시장은 이제 20여년된 신규 시장이고, 따라서 그 시장에 전문코치가 아직 아주 많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그 중에서도 나는 10여년 이상 경력이 쌓인 코치니까 자동적으로 업계에서는 프로 영역에 배치된 느낌이랄까. 실제로도 가진 코칭자격증(KSC, PCC)이 나를 설명해준다. 





하지만 내가 쓴 단어 ‘얼결에’란 표현에 담겨 있듯, 아직 나는 나 자신을 ‘아주 찐 프로’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느낀다. 그러니까, ‘이 영역에 있어서만은 제가 정말 잘할 수 있습니다.’라고 출사표를 낼 ‘한 영역’을 아직 ‘선택’하지 못했다. 물론 지금도 업계에서 전문코치로서 일이 맡겨지면, 프로답게 성과를 내고 있고, 현재 하고 있는 활동들이 자연스럽게 몇 영역으로 좁혀져가고 있지만, 아직 스스로 명확하게 정립하진 못한 느낌이다. 

그런 내게 ‘주력하다’라는 단어가 시동을 걸었다. 나는 이제 13년차 코치로서 특정 영역을 선택하고 주력하고 싶다. 뭐든 맡겨지면 다 잘 해낼 전문성을 넓게 키워왔으니, 앞으로 10년은 특정 영역의 전문성을 ‘깊게’ 파보고 싶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선택하면 좋을까? 나는 고민에 빠졌다. 









제일 먼저 시작한 작업은 ‘그동안 나는 코치로서 어떤 일들을 해 왔지?’를 펼쳐 보는 것이었다. 네이버 N드라이브를 열어 연도별 업무 폴더를 통해 그 동안 내가 해 왔던 활동들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몇 년간 누적해 온 나의 ‘코치 프로필’들도 살펴보았다. 내 블로그와 홈페이지 속에 열어왔던 프로그램들도 살펴봤다. 정말 다양한 일들을 해 왔구나 싶었다. 






그 다양한 일들의 역사를 펼쳐 놓으니, 시장이 나에게 코치로서 어떤 니즈가 있는지가 보였다. B2B(기업 HRD팀 등)는 나에게 어떤 일을 주로 같이 하고 싶어하며 의뢰해왔는지, B2C(개인 고객들)에서는 내가 어떤 프로그램을 할 때 신청률, 매출이 높았는지가 보였다. 말 그대로 나란 사람이 어떤 일들을 해 왔는지를 파악했고,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이해했다. 








그 다음으론, 작년 12월에 ICF Korea Chapter 세미나에서 ‘릭 탐린’이 했던 말에 대해 곱씹었다. ‘당신을 코치라고 말하지 말라. 고객에게 당신이 (코치라는 업을 통해) 실질적으로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하는) 사람인지 말하라. 당신의 철학을 나눠라’였다. 대부분의 사람들(고객들)은 우리 코치들이 ‘저는 코칭하는 사람입니다.’ 하면, ‘코칭이 뭐야?’하며 ‘그래서 내가 당신을 통해 뭘 제공받을 수 있어?’하며 모호해 한다고 릭은 말했다. 그러니 코칭이란 표현보다 코칭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고, 고객에게 무엇을 제공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고객에게 훨씬 와 닿는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꽤 오랜 시간 이 질문을 품었다. ‘나는 무얼 하려는 사람인가?’, ‘나는 코칭을 왜 하지?’, ‘도대체 나는 코칭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어떤 것을 하려는 사람인거지?’, ‘그래서 내가 하는 코칭을 상대방이 경험하면, 무엇에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이 이어졌다. 





그러자 답들도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나는 놓치지 않고 틈틈히 휴대폰 메모장에도, 펜을 들고 자기대화일지에도, 컴퓨터 파일에도, 손이 닿고 있는 곳 어디에든 메모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모든 사람들은 개별적으로 각 존재가 이 세상에 살아가며 실현할 무엇인가를 갖고 태어났다’고 믿는다. (고유성, 소명…)


-그리고 모든 사람은 그 무엇인가를 살아가며 이 세상에 실현해 가기 위해 태어났는데, 그것이 바로 칼 융이 말하는 ‘자기실현(Self-Actualization)’이다. (나는 이 실현하다는 actualize란 표현이 정말 좋다. 이미 있는 것이 드러나게 한다는 그 느낌이)


-나는 그 개인의 자기실현을 돕고 싶은데, 그 방식은 크게 2가지로 가능하다. 먼저 나의 말과 글을 통해서 누군가에게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관련 영감을 줄 수 있다. (작가, 강연가, FT 등) 다른 하나가 ‘코칭’이다. 나는 개인의 코칭 전문 파트너로서 그 사람이 자기 자신을 실현해 가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함께 할 수 있다.


- 결국 나는 개인이 전체 자신의 삶을 통해 ‘자기실현’해 가는 여정을 함께 하고 싶은데, 특히 그 여정에 필요한 ‘통찰(awareness)’을 얻을 수 있도록 돕고, 그와 관련한 ‘실행’을 이끌어 내어 삶이 변화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그것이 바로 개인의 변형(Transformation)이다. 


-그래, 나는 개인 삶의 자기실현 여정 속 변형하는 순간들을 함께 하고 싶다. 








그렇게 꼬리를 문 답들 끝에 나는 변형(Transformation)이란 단어를 만났다. 그렇구나, 나는 개인의 변형 여정에 함께 하는 사람이고 싶구나. (이 변형이란 단어를 어떻게 대중적으로 더 풀어낼 것인가는 조금 더 숙고해보려 한다. 일단 개인으로서 업 관련 중요 단어를 설정한 것으로도 큰 명료함을 얻었다.)







끝으론 강력질문을 만났다. 나를 언제나 내 중심에 가져다 놓는 나의 질문이었다. 나는 나를 코치로서, 한 업을 가져가려는 사람으로서 ‘삶의 끝자락’에 데려다 두었다. 그리고 물었다. ‘성향아, 만약 네가 코치로서 올해 2023년이 마지막 해인거야. 네가 살 수 있는 마지막 해, 그래서 네가 정말 좋아하는 이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마지막 해인거지. 자, 그럼 네가 코치로서 정말 제일 하고 싶은 일이 뭐야?’ 







제대로 된 강력질문은 해답에 곧장 도착하게 한다. 내 안에 나는 바로 답했다. 




‘나는,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이 코칭이란 일과 관련해서, 내가 그 동안 코치로서 익힌 모든 기술과 지혜를 정말 뜻이 맞는 코치님들께 다 전수해 드리고 죽고 싶어. 단 몇 명에게라도. 그래서 내가 죽더라도, 내가 정말 사랑한 이 일의 핵심이 내 육체가 아닌 다른 코치님들을 통해 이 세상에 흐르며, 많은 사람들이 코칭의 힘을 통해 자신의 삶을 잘 만나갔으면 좋겠어.’ 






‘오-’ 내 안의 해답을 마주하고 나도 놀랬다. 그렇구나, 그 방향이 내가 진실로 온 에너지를 담고 정성스럽게 다뤄가고 싶은 영역이구나. 






그리고 답은 또 이어졌다. ‘그리고 있잖아. 내가 힘을 다 빼고 해도 성과는 내고, 나도 너무나 행복한 ‘자기변형게임(Transformation Game)’을 많은 사람들과 같이 나누고 싶어. 나는 그 게임을 통해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깊게 만나고 진실로 변화되어가는 것을 지난 10여년간 많이 봤어. 내게 남아 있는 시간 동안 그걸 조금 더 보다가 죽고 싶어. 내가 정말 즐거워하는 일이니까.’ 






‘하-’ , 내 삶이 유한함을 생생히 기억하고, 나를 죽음 앞에 세워두고, 그런 내게 코치로서 정말 하고 싶은 일을 물었더니 내 안의 내가 딱 2개의 답을 올려두었다. 1) ‘내가 가진 코치로서 모든 역량을 뜻이 맞는 소수의 코치분들께 모두 전수해드리는 것(코칭수련공동체)’, 그리고 2) ‘Transformation Game’을 통해 많은 분들께 그 분들 삶의 변형을, 자기실현을 돕는 것. 이것을 






정리하면 결국 나는 사람들의 변형(Transformation) 여정을 돕고 싶은 사람인 것인데, 하나는 Transformation Game이란 도구를 통해 일반 대중분들(특히 리더분들)의 자기변형과 실현을 돕고, 다른 하나는 그 자기실현을 곧 ‘코치’라는 직업을 통해서 이루시고 싶어하시는 진실된 전문코치분들께 내가 아는 ‘코칭’을 다 전수해드려서 그들의 코치로서의 자기변형을 일으키고 실현하게 도와드리는 것이었다. 







와, 결국 나는 이렇게 내가 앞으로 남은 삶에 깊게 ‘프로’로서 파고 들어갈 영역을 선택했다.  이젠 무엇이겠는가? 이 영역을 어떻게 세상에 전할 것인지 세부 기획을 시작할 때다. 가자, 성향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