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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칭쌤 Oct 13. 2022

학습 플랜, 예쁜 플래너에 발목 잡히지 말자

학습법 코칭 - 실질적인 노하우


공스타그램용 말고 진짜 공부하기 위한 플랜을 짜자


요즘에는 학습 플랜도 전시가 된다. 일명 공부스타그램이 한참 동안 유행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열심히 계획하고 지킨 플래너 사진을 공유하고 서로 응원하고 응원받는 문화는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 친구의 플래너에 동기부여받고 예쁜 플래너를 전시하고 싶어서라는 동기로라도 플랜을 처음 써보는 아이들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플래너를 공개하다가, 남의 플래너를 보다가 오히려 학습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보여주기 위한 플래너는 알록달록 하고 꽉 채워져 있다. 남이 세운 플래너를 보면 엄청난 학습량이 눈에 띈다. 내 플래너가 진짜 나의 플랜이 아닌 보여주기 위한 계획으로 점점 채워져 가고, 남과 비교하다 보니 학습에 자신이 없어질 수 있다. 그래서 공스타그램용이 아닌 정말 학습을 향상하는데 도움이 되는 학습 플랜은 어떻게 짜는 게 좋을까? 무려 10년간 매주 수많은 아이들의 학습 플랜을 짜 온 코치로서 이 부분만은 확실하게 정리해 주고 싶다.



학습 플랜을 짜기 전에 나를 분석하자


학습 플랜을 짜는 목적이 무엇일까? 아마도 공부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그렇다면 학습 플랜을 짜는 학생에게는 자신의 학습 목표가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시험 기간에 시험대비 플랜을 짤 것이고, 수험생은 수능 대비 학습 플랜을 짤 것이다. 또 누구는 매일매일 계획을 세우고 누구는 한 주간의 계획을 세우고 누구는 한 달의 계획을 세울 것이다. 


학생들은 학습 플랜을 짤 때 무작정 플래너를 먼저 펼친다. 일간이든 주간이든 월간이든 플래너부터 펼쳐놓고 앞 줄부터 채워나가는 것이다. 거기에 무엇을 채워 넣을까? 아마도 숙제부터 채워놓고 사놓고 풀지 않은 문제집도 플랜을 세우는 김에 적어 넣었을 것이다.


학습 플랜을 짜기 전에 지금 계획을 세우는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목적을 분명히 했다면 지금 현재 나의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 학습의 목표까지 가기에 지금 나는 어떤 영역에서 보완을 해야 하는지 말이다.


그래서 학습 플랜을 세우기 전에 빈 종이를 펼치자. 시험이라면 시험 과목별로, 평상시 학습이라면 내가 보충하고 싶은 과목이 무엇인지부터 적고 그 과목에서 내가 이미 하고 있는 부분과 보완해야 할 부분을 적어보아야 한다. 그러니 계획을 세우기 전에 현재 나의 상태를 진단하고 큰 틀에서 어떤 학습이 필요한지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보완해야 할 부분이 확실하다면 학습 계획을 세우기 위한 교재가 있는지, 없다면 나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교재는 무엇인지 혹은 인강 등 다른 보조적인 도움이 필요한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 부분이 파악이 되었다면 내가 그 과목에서 학습하고자 하는 교재나 강의의 분량을 확인하고 언제까지 어느 정도의 분량을 끝내야 장기적으로 내가 그 과목을 학습하는데 안정감을 얻을 수 있을지 목표 기한과 분량을 설정해야 한다. 만약 한 번으로 끝날 학습이 아니라 몇 회독이 필요하다면 그 간격과 목표 기간은 언제인지까지 생각해야 한다. 이 과정이 과목별로 점검이 되어야 그제야 진짜 플랜을 세울 수 있는 준비가 끝난 것이다.



효율적인 학습법을 찾자


학습플랜을 정말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학습법이 제대로 잡혀 있어야 한다. 가능하다면 이전에 쓴 글인 '문제집만 풀고 있지 않나요? 가장 중요한 학습의 단계!'라는 글을 꼭 참고하고 명심했으면 한다. 제대로 된 학습 방법을 모른 채 학습 플랜만 짜면 여러모로 시간낭비를 하게 된다. 학습을 할 때는 꼭 이해하는 시간을 충분히 갖고 이해가 되지 않은 채로 암기나 문제집 풀이로 넘어가선 안된다. 계획을 짤 때도 그 부분을 꼭 고려해서 단계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이번 주에 학교에서 나간 진도는 이번 주 계획에 넣자. 꼭 학생들이 공부를 시작할 때 학교 진도와 전혀 상관없이 내가 산 교재의 가장 처음부터 계획을 짜곤 한다. 내가 그 지점부터 공부를 시작하고 학교는 학교대로 진도를 나가면 이번 주 진도 분량에 대한 건 다 잊은 후에 복습을 하게 된다. 그러니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리는 것이다. 그래서 교재의 시작부터 짜는 계획을 별도로 주에 1~2회 넣고, 이번 주 학교 진도에 맞춰서 학교 수업을 기준으로 복습하는 계획을 꼭 넣어야 한다. 학교에서 수업을 통해 학습한 부분을 잊기 전에 복습하고 보완하면 공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훨씬 단축할 수 있다. 그리고 잊기 전에 복습할 수 있는 계획을 넣어야 한다. 복습 계획을 짤 때는 2~3일 내에 한번, 일주일 정도 후에 한번 정도 적어도 두 번의 복습 계획을 넣는 것이 좋다. 


노트 정리의 첫 번째는 학교 수업시간에 필기하는 것이다. 예쁜 노트 정리는 큰 의미가 없다. 학교 수업시간에는 일단 선생님이 하신 모든 말씀을 다 적겠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많이 적는 것이 좋다. 간혹 적으면서 집중이 잘 안 되는 학생들은 교재를 기준으로 없는 내용만 보완하는 방식으로 쓰면 된다. 학교 내신에서는 수업 시간에 무심코 지나간 내용에서도 시험이 출제가 되고 그 한 문제 때문에 등급이 갈리는 일이 많다. 


학교에서 최대한의 필기를 했다면 그 주에 복습할 때 중요한 내용을 간추리고 꼭 암기할 내용만 따로 정리하면 된다. 그때는 마인드맵이나 주제별 가지치기 형식으로 내용이 서로 연결되고 암기할 내용이 한눈에 보이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외울 내용을 정리할 때는 빈 공간을 넉넉히 두어서 앞으로 공부하면서 추가적으로 암기할 내용을 보충해서 적거나 문제에서 특별히 활용된 연관 개념을 적을 공간을 남겨두는 것이 좋다. 


이런 식으로 내가 같은 작업을 두세 번 반복하지 않고 공부하고 암기하고 복습하는 과정이 효율적으로 진행되기 위한 나만의 효율적인 학습법을 생각하고 정리해야 한다. 여기에 미리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인 학습 계획에서 시간을 가장 아껴 쓰는 방법이다.



구체적으로 계획하자


구체적으로 계획해야 하는 것에는 첫 번째로 시간이 있다. 아이들은 주로 해야 할 리스트를 적어놓고 그 리스트를 모두 완수하는 것에 목표를 둔다. 그런데 의욕이 넘치는 아이들은 항상 해야 할 리스트가 그날 실제로 할 수 있는 분량보다 많다. 그리고 매일 계획은 완수할 수 없는 미완성으로 남게 된다.


시간을 구체적으로 계획할 때는 가장 먼저 나의 일정을 점검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그 요일에 진행되는 일정에 필요한 시간을 파악하자. 그리고 학원 등이 있다면 그에 따른 숙제를 진행할 시간을 예측해서 그 부분도 체크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그날에 내가 스스로 혼자 계획해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최대한 정확히 계산해야 한다. 그 과정을 거치고 나면 실제로 내가 하루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시간 안에 할 수 있는 계획을 넣어야 한다.

그리고 계획에는 휴식시간이 꼭 필요하다. 아무리 집중한다고 해도 2시간 이상을 집중력을 유지할 순 없다. 학생들에게는 되도록이면 50분 집중, 10분 휴식으로 학교 시간표와 유사한 공부시간과 쉬는 시간을 배치하도록 추천한다.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어느 정도 측정되었다면 어떤 과목, 어떤 교재, 얼마큼의 분량을 할지 계획하면 된다. 이 때도 너무 타이트하게 필요시간을 적으면 안 된다. 실제 내가 예상한 시간보다 초과되는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때 시간을 너무 짧게 잡으면 실제 그 분량의 학습을 하다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나왔을 때 꼼꼼하게 다시 보지 않고 대충 넘어가게 된다. 그러므로 처음 내용을 이해해야 하는 학습 계획을 짤 때는 내 예상 시간보다 1.5배를 배분해서 꼼꼼하게 내용을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두자.



계획에도 여백의 미가 있다


일주일에 하루는 일주일 학습을 보완할 시간을 충분히 계획해야 한다. 계획을 짤 때는 언제나 스스로 최상으로 집중할 것을 예상하고 짜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훨씬 많다. 계획은 완벽하게 지키려고 짜는 것이 아니라 그날 하루 학습을 할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방황하지 않기 위해서 짜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부족한 것을 채울 수 있는 날을 꼭 두고 보완하도록 하자.


계획을 세우고 지키지 못하면 스스로 자책하게 된다. 그리고 그 마음이 몇 번 반복되면 학습 의욕이 떨어지고 계획 세우기를 포기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그날 내가 꼭 해야 할 것을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하루를 방황하게 되고 그렇게 작심삼일 패턴을 반복하게 된다. 그러니 계획표에 보완을 위한 여백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자. 보통 계획을 세울 때 욕심을 부리는데 완벽하게 계획을 지켜나가는 것에 욕심을 부리자.


그리고 이렇게 여유 있게 계획을 세워서 보충할 날에 보충할 게 없다면 쉬어라. 그날 쉬기 위해서라도 다른 날에 훨씬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쉬는 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꼭 필요하다. 계획이 자꾸 밀려서 보충하는 날에도 공부하느라 시간을 다 보낸다면 일부러 쉬는 시간을 계획에 넣자. 스트레스와 감정관리를 하지 못하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그러니 나에게 맞는 계획을 하고 여백이 있는 계획표를 짜도록 하자. 필요하다면 쉬는 시간에 놀 계획을 열심히 같이 짜는 것도 학습 플랜을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 그러니 잘 쉬고 잘 놀기 위해서 효율적으로 공부할 마음을 먹자.



내 수준에 맞게 계획하고 점검하자


장기적인 학습 습관을 갖추는 데 가장 방해가 되는 것이 오늘의 지나친 열정과 각오이다. 오늘은 어떤 동기부여가 되어서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으로 야심 차게 학습 계획을 짰지만 자고 일어난 나는 오늘의 나와 다르다. 그러니 과하게 열심을 다짐한 상태에서 학습 계획을 짜는 것은 좋지 않다. 엄청나게 동기부여를 받는 일이 있었다면 그날은 현실의 나를 철저하게 점검하고 내가 해야 할 것들을 냉정하게 정리해 놓도록 하자. 그리고 그 에너지가 좀 식었을 때 현실적인 학습 플랜을 짜는 것이 좋다.


현실적은 학습 플랜은 현재의 나의 상태로부터 출발한다. 하루에 한 시간도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한 과목 한 시간 정도만 먼저 계획해야 한다. 한 과목의 계획을 순조롭게 짜고 완수할 수 있을 때, 그리고 그 과목에 대해 학습 시간을 투자한 것이 의미 있게 느껴지고 조금이라도 스스로 변화를 알 수 있을 때 다른 과목을 추가해서 점점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 학습은 몸에 근육을 붙이는 것처럼 지속적인 훈련으로 조금씩 늘려나가야 부작용이 없다. 그래야 장기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계획보다 중요한 것은 점검이다.


단순히 오늘 계획한 학습 플랜을 완수했다, 안 했다 정도의 점검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각 교재 및 분량에 실제로 걸린 시간을 체크해야 한다. 오늘의 계획은 오늘만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고 나를 파악하기 가장 좋은 도구이고 내일의 계획을 위한 기초자료가 된다. 그러니 내가 예상한 것과 실제 걸린 시간의 차이를 매일 파악한다면 점점 더 나에게 맞는 학습 플랜을 짤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 각 계획마다 학습의 완성도를 점검하자. 5점 만점의 수치로 완성도에 점수를 부여해도 좋고 세모나 동그라미 같은 기호를 사용해도 좋다. 그래프 형태로 막대를 채우는 방법도 괜찮다. 어떤 방법이든 그 시간에 한 학습에 대해서 얼마나 제대로 습득했는지 평가해 보아야 한다. 막연히 분량만 채운 학습은 나중에 내 발등을 찍는 도끼로 돌아온다. 정말 많은 시간 그 과목에 투자했는데 결과가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루를 마무리할 때, 하루의 자신을 점검하자.

그날의 나의 감정이 어떠했는지, 왜 그런 감정이 들었는지 자신을 돌아보자. 계획에 쫓기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면 어느새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나도 모르게 슬럼프에 빠질 수 있다.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갑자기 왜 공부해야 하는지 모르겠고 기운이 빠지는 것이다. 꼭 오늘의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오늘의 나를 칭찬하는 말을 써주자. 열심히 공부한 나에게 칭찬의 말 한마디도 해주지 않는 매정한 자신이 되지 말자. 그러고 나서 내일의 내가 조금 더 잘할 수 있게 한마디 정도 발전을 위한 조언을 남기자.



플랜을 짜는 이유는 내 시간을 더 소중하게 쓰기 위해서이다. 결국 나를 아끼기 위해서인 것이다. 그러니 나 자신을 잃어버린 전시용 플랜을 짜지 말고, 나를 몰아붙여서 벼랑 끝에 서게 하는 플랜을 짜지 말자. 장기적인 레이스를 하기 위한 페이스 메이커로 나의 플래너를 사용하자.



마지막으로 플랜은 계속 수정, 보완하는 것이다. 사람은 항상 변하고 발전한다. 그러니 플랜이 나 자신을 위해서 살아 움직이게 하자. 플랜을 고치고 바꾸는 것에 스트레스받지 말고 오늘 계획을 좀 못하고 미루어야 한다면 과감하게 긋고 내일의 계획도 바꾸자. 


플래너가 나를 괴롭히게 가만히 두지 말자. 

계획 때문에 괴롭다면 내가 문제가 아니라 계획이 문제다. 

그러니 계획을 뜯어고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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