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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 극복을 도운 글쓰기를 한다는 것의 의미

브런치 조회수 1K 달성을 자축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브런치에 첫 글을 발행한 지도 벌써 6일 차가 되었네요. 오늘 기준 누적 조회수 1,000회에 도달했어요. 아직 개강 전이라 외부 강의와 컨설팅 일정이 많지 않아 지난주에 시간적으로 여유가 조금 있었어요. 지금까지 블로그에 올렸던 글 중에 브런치를 통해서도 공유해 드리고 싶었던 글들과 새로운 글들을 정리해서 브런치에 발행했어요. 


지금까지 총 27개의 짧고 긴 글을 발행했고 1주일을 하루 앞둔 오늘 누적 조회수 1,000을 달성할 수 있었어요. 현재 구독자는 12명인데요, 구독자가 많지 않은데도 1,000회 조회수면 나쁘지 않은 출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는 것은 저에게 개인적으로 많은 의미가 있는데요, 

우선 저의 커리어적인 경험과 노하우를 한정적인 인원(강의 참여 인원에 제한)에게 한정된 자원(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대면강의 혹은 온라인 강의)으로만 전달하던 기존과는 달리, 조금 더 많은 분들에게 전달드릴 수 있다는 점이에요. 



해외취업은 아무래도 국내취업에 비해 관련 정보가 많지 않아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은데, 저의 글이 이런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고 행복한 마음이 들어요. 그만큼 저의 활동이나 글에 대한 책임감의 무게 또한 조금 더 커진 느낌이 드는데요, 이는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도록 스스로를 동기부여하는 좋은 수단으로 여기려고 해요. 



또한 저를 살린 '글쓰기'라는 저에게는 참 특별한 도구를 통해 다른 분들께 희망과 위안을 드릴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의미 있게 다가와요. 


4년 전 태어나 처음으로 사업을 시작하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특히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그렇겠지만) 직장인이었다가 내 사업을 차린다고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어요. 또한 사업 초기에 저는 대구에 있을 때부터 오래 알고 의지했던 상사분의 조언을 가장한 가스라이팅으로 '내가 할 수 있을까?' '진짜 저 사람 말처럼 망하는 거 아니야?'라는 자기 의심에 빠져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스스로를 의심하거나 겁먹을 필요가 전혀 없었던 것 같아요. 망하면 어떤가요, 망한다고 내 인생 끝나는 것도 아니고 내 도전이 거기서 멈추는 것도 아닌데요. 하지만 가스라이팅은 제 생각보다 참 무서운 거 더라고요. 나름 주관이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속적인 부정성에 저도 모르게 저려진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내 사업을 시작하고 전 회사와 물리적/심적 거리를 두고 나니 정말 말도 안 되는 말들을 들었었구나라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그리고 나니 괜히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사업이 그렇게 쉬운 게 아니다, 사업하기엔 너무 어리고 경험도 부족하다, 대기업출신도 아니고 HR 출신도 아니면서 자기가 무슨 취업 컨설팅 기업운영이냐 등 스스로를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들었던 수많은 말들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빨리 여러 성과를 만들어 그들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어요. 



사업 초기부터 시쳇말로 저를 갈아 넣었어요. 잠도 거의 자지 못했고 정말 미친 듯이 일만 했어요. 그렇게 6개월 정도가 지나자 가시적인 성과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어요. 한국외대 특강 및 컨설팅 프로그램 계약을 따고 연세대와도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성결대, 대진대, 동서울대, 덕성여대, 안양대 등 십여 군데의 학교들과 프로그램 게약을 체결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되었어요. 사업은 운 좋게도 성공 궤도에 오르는 듯했어요. 하지만 일이 많아질수록 마음의 압박은 더 커져갔어요. 


'더 잘해야 해' '이걸로는 부족해' '완벽하게 해낼 거야' 


조금이라도 실수를 하거나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끝도 없이 자신을 자책하고 비난했어요. 그럴 때마다 저를 비난하고 비아냥거렸던 사람들의 말들이 더 또렷하게 들리는 기분이 들었어요. 주도적으로 일을 하고 싶어 사업을 시작한 거였는데, 정작 나의 기준은 철저하게 타인에 있었어요. 


'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이 정도면 괜찮은 성과라고 말할 수 있을까?' 



물리적으로는 전 회사를 벗어났지만 저의 정신은 오히려 여전히 그곳에 종속된 상태였어요. 몸과 마음이 완전히 지쳐가고 있었어요. 그 시기에 집에 재정적인 문제가 발생했고 사업을 하며 모와둔 수천 만원이 며칠 사이에 사라지는 것을 보고 극도의 허무감이 몰려오는 것을 느꼈어요. 당시 신랑이 실직 상태였기 때문에 저의 부담감과 책임감은 제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커져 있었어요. 



'내가 돈 벌잖아. 내가 먹여 살릴게. 지금까지 고생했으니까 좀 쉬어'라고 자신 있는 척 말을 하긴 했지만 잔고 0원에서 다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어요. 그렇게 한 달 정도가 지나고 나니 우울과 불안이 집어삼킨 저의 몸에서 이제 제발 멈추라는 신호를 주더라고요.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던 저는 멈출 수 없었고 그렇게 사이드 브레이크가 잠겨 있는 차의 액셀을 밟듯, 소진되는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무시한 채 자신을 더 밀어붙여 댔지만 그럴수록 에너지는 더 빨리 연소되어 버렸어요. 



그때 태어나 처음으로, 나는 절대 걸리지 않을 것 같았던 우울증을 진단을 받았어요. 우울과 불안 지수가 너무 높아서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였고 주변의 모든 것이 막연히 무서운 느낌에 휩싸여 있었어요.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을 조금 벗어나 자신을 돌아보니 이전의 저의 모습이 전혀 없어진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에너지 넘치고 자신감 넘치던 저는 27kg이 불어나버린 기력이 하나도 없는 비관적이고 시니컬한 사람이 되어버렸죠. 입원 권고를 받을 정도로 심각했던 증상은 지난 2년간 이를 극복하려는 마음으로 꾸준히 했던 운동과 책 읽기, 글 쓰기를 통해 많이 개선할 수 있었어요. 



복잡하고 터질 것 같은 머릿속을 글을 쓰면서 많이 정리할 수 있었어요. 막연했던 불안감이 글로 나열해서 적고 나니 그 형체가 뚜렷하게 보였고 책을 읽거나 강연을 들으며 익혔던 내용을 하나씩 내 삶에 적용해 나가며 이 불안을 다룰 방법과 요령을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어요. 


 문제를 막연하게 그냥 두는 것이 아니라 힘들지만 마주하려 노력했어요. 물론 처음에는 이 작업 자체가 너무 버겁게 느껴지더라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작은 문제들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다뤄내는 연습을 함으로써 조금씩 큰 문제들을 직면할 용기가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무엇보다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것은 더 이상 나의 우울을 두고 보고만 있지 않고 능동적으로 내가 취할 수 있는 액션을 한다는 것에서 큰 의미가 있어요. 환경의 피해자가 아닌 환경을 바꿀 힘을 가진 존재로서 자신을 포지셔닝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울증이 정말 무서운 병이라는 걸 이번에 정말 절실히 느꼈어요. 저는 운 좋게 그 증상이 많이 호전되었지만 우리나라에 우울증 증상으로 고통받고 있는 분들이 100만 명이나 된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요.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나 자신을 돌보고 아끼는 것을 어색하거나 심지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저 또한 그랬어요. 진부한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가치가 있어요. 


엄마에게 효도하지 못하는 자신을 자책하고 비난했던 적이 있어요.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때 죽지 않고 이렇게 살아 있는 것이 효도예요. 왜냐면 내가 살아 있고, 또 하루를 살아가고,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자기 자신과 부모에게 그것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은 없으니까요. 



저를 다시 일어서게 해 준 글 쓰기라는 도구로 제가 우울증을 극복해 나가며 적용했던 것들과 도움이 되는 마인드셋을 많은 분들에게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의 글을 통해 조금 더 많은 분들이 자신의 커리어에서는 용기를, 삶에서는 희망을 발견하실 수 있길 바랍니다. 


느려도 괜찮으니까, 잠깐 멈춰 쉬어도 괜찮으니까 우리 절대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걸음으로 조금씩 나아가 봐요. 우리는 모두 존재만으로 가치 있는 귀한 사람들 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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