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싫다
워킹홀리데이를 하는 사람들이 자주 듣는 말이 있다.
한인잡은 하지 말아라. 한국인은 만나지 말아라.
이를 알고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는 데에는
1. 상관없어서
2. 어쩔 수 없어서
둘 중 하나일 것 같다.
확률적으로 이제 막 온 한국인이 한인잡과 그렇지 않은 것에 이력서를 넣고 인터뷰 후 최종합격이 되기까지의 기간을 비교해 봤을 때, 한인잡이 프로세싱 기간이 훨씬 짧다. 일자리를 구하다가 지쳐 한인잡까지 간 마당에 일단 돈은 벌어서 자고 먹고는 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일을 하는 거다. 물론 나도 이랬던 때가 있었고 바로 두 달 뒤에 좋은 직장을 구했지만, 다시 되돌아온 이 시점에서 한국인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경험한 것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으며,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으며, 설령 이렇게 말했더라도 그 사람들을 비난할 목적은 없다. 경험을 토대로 생각해 봤을 때 대부분 이렇다는 의견일 뿐이다.
1. 남의 사생활에 대해서 궁금한 게 많다.
내가 알고 싶지 않고 듣고 싶지 않아도 남의 소식을 알게 된다. 걔가 그랬데, 그 집이 뭐 그렇데 등등.. 하루 종일 남 이야기를 해도 모자란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 난 분명 모르는 사람이지만 아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다.
2. 내 이야기도 본인의 이야기처럼 듣는다. 그냥 참견이 많다.
누가 나에 대해서 무언가를 물어본다. 그럼 그걸 그냥 받아들이면 되는데 꼭 참견을 한다.
예를 들면, '생일 선물 뭐 받았어?'를 물어봤을 때 내가 '믹서기'라고 대답한다면 '뭘 그런 걸 받아?'라고 한다.
생일 선물은 내가 받고 싶은 거를 받는 건데 남이 무슨 상관인 건지? 갖고 싶은 것도 없고 집안 살림에 효율적인 물건을 고른 건데 과연 믹서기가 '그런 걸'에 속하는 걸까? 누군가는 엥? 할 수도 있긴 하겠지만 속으로 생각해도 될 것 같은데 굳이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하면서까지 말할 필요가 있을까? 그럴 수 있다. 한국인이라면..
3. 성격이 급하다
한국인들 성격 급한 거는 워낙 유명하긴 하지만, 느린 사람도 있고 적당한 사람도 있고 빠른 사람도 있다.
나도 성격이 급하긴 했지만, 굳이 그게 사는데 큰 이로움을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느껴서 적당한 속도로 살아가고 있다. 이를 포용하고 이해해 줄 수 있어야 하는 위치에 있는 매니저나, 팀리더가 분노를 못 참고 매번 본인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화를 낸다면? 당신은 혹시 분노조절장애...?
4. 쓸 때 없는 말이 많다.
진짜 영양가 없고,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닌 쓸 때 없는 말을 듣고 있다 보면 귀를 닫고 싶다. 실없는 농담도 포함이다. 눈 병신이라든지, 귀를 좀 파라든지 등등 쓸 때 없는 소리를 하면 어쩌라고 싶다.
하도 지긋지긋해서 적어보는 해외 속의 이상한 한국인 이야기였다.
해외 시민권을 받은 한국인이든, 한국을 떠나 영주권으로 사는 사람이든, 한국인 밑에서만 일하면 그게 그거다.
물론 이상한 사람들이 있다면, 좋은 사람들도 있다는 것.
근데 좋은 사람들은 이런 곳을 빨리 벗어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