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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농장주 Aug 25. 2024

내 꿈은 농장주

4.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위치한 3ha 농장

4번째 정착지는 크라이스트처치.


다시 크라이스트처치로 내려왔다.

전에 이곳에서 정착을 하지 못했던 것이 계속 맴돌아서 결국 다시 돌아왔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살기 위해 명확히 해둔 것은 더 이상은 플랫에서 살지 말고 집을 렌트(Rent)하는 것이었다. 한국의 월세 개념과 비슷한 렌트는 보통 주(week)마다 렌트비용을 납부한다.


아무래도 누군가와 같이 살게 되면 그만큼 나의 공간이 줄어들다 보니 냉장고에 내 공간은 한 줄, 부엌 수납장에서도 한 줄 밖에 쓰지 못한다. 김치만 보관하면 절반이 가득 찬다. 한국인이라면 여러 종류의 반찬과 김치만 넣어도 냉장고가 금세 찬다는 것을 알 것이다. 여러 사람들과 살다 보면 음식도 공유하고 이야기도 하고 좋은 점도 분명 있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온전히 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운이 좋게도 렌트집을 금세 구했고, 1년을 보내보고 살다가 괜찮으면 정착을 하는 거고 아니면 또 떠나기로 했다. 안정적으로 살고 싶다면 이제는 정착을 해서 돈을 모으고 집을 사고 아기를 낳고 그런 삶을 사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이 내 마음에 드는 마을이 아닌 곳에서 현실과 타협하면서 살고 싶지는 않다.

내 꿈의 집은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위치한 3 ha 정도의 부지를 가진 집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저런 집을 갖으려면 물려받거나, 돈이 많아야 한다.


오프 그리드(off-grid) 여도 괜찮다. 아이는 3명, 반려견과 양과 말을 키우는 농장에서 사는 것이 꿈이다.

해외봉사로 갔던 몽골에서 말을 탔었는데 꽤 재밌었던 기억이 있어서 나중에 농장을 사면 말도 키워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농장을 상업용으로 할 생각은 없다. 난 단지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하며 살고 싶은 생각뿐이다.

50살이 되기 전에만 농장을 살 수 있으면 좋겠다.


뉴질랜드에서 나름 큰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살다 보니 시골이 그립다.

여기 살고 싶어서 왔는데 이 전이 그립고 전에 살았을 때는 그 전이 더 그립고

더 이상 원하는 것이 없을, 그때가 언제 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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