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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bok Oct 06. 2020

불확실성이 계획을 빛나게 한다

내가 테슬라에 대한 글을 쓰는 이유

Everyone has a plan, until they get punched in the mouth
누구나 계획은 있다. 나에게 얻어맞기 전까지는.
- 마이크 타이슨 -


테슬라의 성장은 철저히 계획된 것이었다


우리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뜻하는, VUCA(Volatility, Uncertainty, Complexity, Ambiguity)라는 단어가 유행할 정도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현대 사회는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당장 올해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발을 예측한 사람은 몇 명이나 될 것이며, 내년 미중 관계의 향방에 대해 확언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 것인가? 때문에 많은 이들이 '무(無)계획이 최선의 계획'이란 말을 하곤 한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두고 쓸모 없는 계획을 세우기보다, 당장 맞닥뜨린 현실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데 힘쓰자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 지구적 확산으로, 2020년 우리는 이러한 불확실성의 극단을 맛볼 수 있었다. 전세계 기업들이 작년 하반기 계획했던 장밋빛 미래는 대부분 물거품으로 돌아갔고, 너나 할 것 없이 매출 목표를 수정하기 바빴다. 자동차 업계 역시 코로나 쇼크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도요타, 현대기아차, 폭스바겐, 포드 등 국적을 막론한 모든 자동차 제조사들이 충격적인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러한 피바다에서 나홀로 전년 대비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낸 기업이 있다. 바로 테슬라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러한 테슬라의 성장이 5년 전부터 정확히 계획된 수치였다는 것이다.


2015년, 테슬라는 고작 5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는 작은 기업이었다. 하지만 같은 해 일론 머스크는 2020년에는 그 10배인 5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운다. 

2020년 1H 주요 제조사들의 전년 대비 차량 인도대수 성장률 (출처: 테슬라 공식 발표자료)


그리고 5년 뒤인 올해 2020년, 테슬라는 그 목표에 놀라울 정도로 근접해 있다. 2020년 1분기 8만 8천대, 2분기 9만 대, 그리고 3분기엔 13만 9천대를 고객들에게 인도 완료했고, 4분기엔 약 19만대 가량을 인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연간 예상 누계 50만 대). 테슬라는 5년 전 내세운 50만 대라는 목표를 향해 코로나를 뚫고 무섭게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테슬라를 제외한 전세계 모든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년 대비 역성장을 기록했기에, 이러한 성과는 더욱 더 눈부실 수밖에 없다.



첫 번째 계획: 전기차를 대중화한다

첫 번째 마스터 플랜 (2006)
1. 스포츠카를 만든다
2. 벌어들인 돈으로 경제적인 가격의 차를 만든다
3. 벌어들인 돈으로 더 경제적인 가격의 차를 만든다
4.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발전 수단을 제공한다
(출처: 테슬라 공식 홈페이지)

2006년 8월 2일, 일론 머스크는 블로그에 'The Secret Tesla Motors Master Plan'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만의 계획을 공개한다. 많은 사람들이 전기차라는 제품에 코웃음을 쳤고 대부분은 테슬라라는 회사에 눈길조차 두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이후 10년 동안 그는 이 계획을 하나하나 손수 실현해나간다.


1. 스포츠카를 만든다
-> 2008년 로드스터 (럭셔리 스포츠카) 출시

2. 벌어들인 돈으로 경제적인 가격의 차를 만든다
-> 2012년 모델 S (프리미엄 세단), 2015년 모델 X(프리미엄 SUV) 출시

3. 벌어들인 돈으로 더 경제적인 가격의 차를 만든다
-> 2017년 모델 3 (보급형 세단), 2020년 모델 Y (보급형 SUV) 출시

4.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발전 수단을 제공한다
-> 2015년 파워월 출시 및 2016년 솔라시티 인수


2008년 럭셔리 스포츠카 '로드스터', 2012년 프리미엄 세단 '모델 S', 2015년 프리미엄 SUV '모델 X'가 순차적으로 출시됐다. 2015년 자매사인 솔라시티에서 가정용 에너지 저장장치 '파워월(Powerwall)'을 내놓았고 2016년 테슬라가 솔라시티를 인수한다. 이어 2017년 보급형 세단 '모델3', 2020년 보급형 SUV '모델 Y'를 출시하며, 머스크는 마침내 자신의 첫번째 계획을 완전히 실현하는 데 성공한다.



두 번째 계획: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지배한다

두 번째 마스터 플랜 (2016)
1. 배터리 저장 시스템이 끊김없이 매끄럽게 통합된 멋진 솔라 루프를 생산한다.
2. 모든 차종을 커버하기 위해 전기 자동차 제품군을 확장한다.
3. 대규모 차량 학습을 통해 수동 운전보다 10배 더 안전한 자율 주행 기능을 개발한다.
4. 차량을 사용하지 않을 때도 차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한다.
(출처: 테슬라 공식 홈페이지)

첫번째 계획이 공개된 지 10년 후인 2016년,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두 번째 마스터 플랜을 공개한다. 이번에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는 코웃음을 쳤고, 계획에 언급된 자율주행차와 공유 서비스 등에 대해 믿지 않았다.


2020년 현재,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에 코웃음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두 번째 마스터 플랜 역시 이미 하나씩 현실화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배터리 데이를 통해 반값 배터리를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차세대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Cybertruck)과 상용 화물 트럭인 세미(Semi)의 출시가 임박해 있다. 심지어는 수 개월 내 누구도 완성하지 못한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내놓겠다고 장담하기까지 했다. 


그 사이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도요타, 폭스바겐 등 전세계 모든 자동차 제조사를 제치고 업계에서 압도적 1위에 올라섰다. 거의 모든 경쟁자들이 테슬라를 따라 앞다투어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심지어는 테슬라의 제품과 동향을 분석하고 조사하는 별도의 팀을 만든 경쟁사까지 있을 정도다. 2020년, 테슬라가 자동차 시장을 재편하고 있는 거대한 메기라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찾기 힘들다.



내가 테슬라에 대한 글을 쓰는 이유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극단까지 치닫는 것을 우리 모두가 목도한 바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흔들리지 않는 안전 자산을 찾아 헤맨다. 또 누군가는 ‘포스트 코로나’를 주제로 한 책을 뒤적거린다. 너도나도 예측 불가능성을 피해 달아나는 시대. 불확실성의 어둠이 짙어질수록 일론 머스크의 계획은 더욱 빛을 내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내놓을 3번째 마스터 플랜이 너무나도 기다려진다. 그는 미래를 예측하지 않는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모습의 미래를 직접 만들어가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만들 가슴 뛰는 미래로의 변화에 한 걸음이라도 동참하고 싶어, 나는 테슬라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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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Tesla.com

- How Elon Musk plans to sell 500,000 Teslas per year by 2020 (Driving.com, 2015)

- Tesla Delivery Estimate: Q3 2020: 140,000 | Q4 2020: 194,000 (Clean Technica,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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