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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청로 로데 Mar 08. 2021

커피를 내리다

<我視;bar> ​
"아시바"라는 일본식 이름으로 부르고 싶지 않아서 만들었다는 <我視;bar> 사업장을 드나든지 한달이 되었는데..

이제서야
입구에 인테리어로 널려 있는 커피콩들과 커피드립에 필요한 아이템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도 그럴것이 주 사업장은 "○○산업"이란 이름이고, 사무실 안쪽으로 까페인듯 아닌듯..드립과 연관된 도구들이 장식되어 있기 때문이다.

선생은 미술을 전공했단다.


선생이 오기 전까지. 까페 강의 테이블이 놓인 곳 정면에 넓은 컴퓨터 모니터에는 클래식 음악에 따라 풍경화가 계속해서 바뀐다. 은은한 커피향과 온화한 분위기에 이끌려 커피 드립을 배우려했던 마음이 잘한 일이란 생각이 든다.


커피맛이 뭔지 모르지만 그냥 마시는 나 같은 사람이 취미로 배우기에 안성맞춤인 그런 곳이 아닌가 싶다.

이제 겨우 배운 정보는
city. full-city. French.
중배정. 중강배정. 강배정.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갈수록

온도가 낮아지고,
태운 정도는 짙어진다.

짙게 볶은 커피콩 일수록 윤기가 흐른다.

예가체프 중배정이다.


커피 드립 시간은 차분하게 진행된다.
선생과 세 명의 수강생이 각자의 기질에 따라 커피를 내린다.
종종 고요함을 깨는 외향적인 수강생의 수다스런 커피 예찬을 들으면서 나는 이 커피로 무얼 할지 생각해본다.


"커피는 커피"
커피 한 잔을 켜 놓고
기다리는 시간으로 마킹되는 틈새에
너는 나는 어떻게 지냈는지?
그런거 말고라면
이 까페 분위기가 맘에 드는지?
본론을 겉도는 이야기를 연다.


혼자라면,
빛이 들어오는 창가에 앉는다.
빛과 커피잔.
트레일과 차 푼.
한 장의 드로잉 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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