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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의 맛과 색 그외
겨울에 못다 내린 눈
할머니의 흰머리
by
북청로 로데
Apr 1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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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눈> 나눔 시리즈 3
이 그림책을 약간 각색해서 이야기를 풀어보자면요~
시원하게 아침을 가르는 공기를 마시며 툇마루에 나와 하늘을 바라봅니다.
밤새 마당을 휘젓고 다니던 낙엽과 지푸라기를 고양이집 옆에 세워뒀던 싸리 빗자루를 집어 들어 쓸고,
기르는 닭이며 고양이들 먹이를 챙겨주며,
내 나이만큼 먹은 나무에 만개한 꽃들을 미소 지으며 쳐다보고는,
어제와 같은 길 따라서
밭으로 들로 다니면서
씀바귀. 쑥. 냉이. 머위 등 갖가지 봄나물을 소쿠리 가득 담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할머니는 크리스천이십니다. ^^
그래서 꽃나무들을 보면서 창세기 1장의 창조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에덴은 아담을 위해 준비하신 집 같은 장소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버지의 자격으로 아들에게 동산을 관리하고 '피조물'을 다스리는 권한을 주셨지요.
그런 이유 때문인지, 할머니는 아침부터 노을이 지기까지 당신의 정원이며, 밭과 집을 가꾸고 청소하면서 성실히 하루를 보내십니다.
매화나무는
힘차게 휘감듯 가지를 뻗으니 가끔 절지 해줘야 하고요, 19세기 조선 문인 조희룡 선생이 매화나무 그림을 정말 힘차게 아름다운 동화처럼 그리셨다지요~~
조팝나무. 이팝나무는
번식력이 얼마나 강한지요~
이팝나무는 입하. 여름이 시작되는 절기에 핀다고 입하 나무에서 입하> 이파> 이팝나무로 변했다고도 하네요~~
아까시나무
아래를 걸을 때마다 떼 지어 날아들 벌들을 기다리게 됩니다. 벌통 대여섯 개를 놔두면 혼자 먹을 만큼의 벌을 채취할 수 있어요♡
쥐똥나무는..
그 이파리를 분질러 비비면 향긋한 사과향이 나지요. 열매가 정말 쥐똥 같아서 붙여진 이름이긴 하지만 향은 끝내줍니다.
산딸나무~
네 개의 잎이 너무 우아하지요 ^^
이 나무를 보면 초등학교 시절 미술시간 늘 그렸던 봄꽃이 산딸나무였던 기억이 떠오르거든요. 얼마나 사랑스럽고 정겨운지요
.
찔레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는 나무지만, 어렸을 적에 군것질거리가 없어서 그 연한 줄기의 껍질을 벗겨 질겅질겅 씹으면 단맛이 나는 것 같았지요 ㅋ
겨울에 못다 내린 눈은
할머니 머리에 앉았습니다.
주름과 함께 거뭇거뭇 검버섯이 하나둘 늘어난 얼굴을 한 할머니는 당신이 살아온 시간을 돌아봅니다.
기쁜 일이 넘치도록 많았지요.
근데도 절망은 어쩜 그리 가혹하게 휘몰아쳐 오던지. 고비마다 좌절해서 포기하고 싶었던 일들이 정말 허다했던 그 시절:^^
그리고 언제나 그곳으로 봄이 다가와서는 봄꽃들을 피우며 좀 더 살라고 손잡으며 할머니를 이끌었답니다.
할머니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봄이 되면 당신의 마당과 집 울타리 둘레에 피고 지는 봄꽃들을 손주들이랑 같이 보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아이들이 올봄에도 다음 해 봄에도 당신이 가꾸신 정원에서 '하나님의 창조'를 생각하며, 그분을 기뻐하고 즐거워할 모습에 오늘도 할머니는 기운을 내어 밭매러 가십니다.
할머니의 숱한 봄이 매번 달랐듯이 우리 아이들. 손주들도 매년 봄마다 화사한 꿈. 소망을 만들어 가면 좋겠네요.
오늘은 비가 오니
자식이 선물해 준 '빨간 우산'을 들고 밭으로 외출해 봅니다.
(사실, 시골 할머니의 우산 색깔은 대충 낡고 거무튀튀한 그런 거지만요)
할머니의 장화도 어쩜 저렇게 앙증맞고 귀여우신지 ^^
출처. 공관규의 <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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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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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청로 로데
변변한 글을 쓰고 싶은 로데입니다. 간헐적인 글쓰기를 통해서라도 내 안에 세계를 바깥으로 드러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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