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략
산책길 위에 시 한 수
by
북청로 로데
Jun 16. 2023
아래로
죽은 연잎들 위로 연잎들이 울툭불툭 올라온다
입을 앙다문 수련꽃이 목을 빼고 눈치를 살핀다
'인생은 타이밍이다!'
쨍한 유월 정오의 수면 아래
진흙뻘에 박힌 몸으로 살아도 행복한 오늘
'시커먼 연못물이 오늘도 어딘가로 흐른다.'
'여전히 세상은 살만하다.'
생략된 몸들 위에 드러나는 다른 몸들.
보이지 않으면 믿지 않겠다고,
그걸 과학이라고 확신하는 불신의 울타리 안에서
자길 지우며 다른 몸으로 살아내는 유월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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