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by 임수정

오후에 아이 수영 선생님의 부고를 들었다.

"어머니, 이런 소식드리게 되어서 죄송합니다.."라는 말에 센터가 이전하거나 문을 닫나, 휴강을 해야 해서인가 등의 예상되는 짧은 짐작들이 스쳐 지나갔다.


"선생님께서 큰 사고를 당해..."

(응? 입원하셨나?)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2일장으로 치렀고요."


부정하고 싶었다. 내가 잘못 들었겠지.

귀에 박힌 소리가 튕겨져 나오는 듯했다.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머릿속으로 되뇌었다. 어안이 벙벙했다. 나는 가까운 사람이 아닌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아이 학원 선생님의 죽음에도 이러한 감정이 든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20대 후반, 많이 보아야 30대 초반의 체격이 퉁퉁하고 다리에 문신이 있어 첫인상이 부드럽게 보이지는 않는 사람이었다. 딸은 1학년 학기 초부터 이 선생님에게 지도를 받았는데 나는 무서워 보이는 분에게 수영이 처음인 아이를 맡겨도 괜찮을지 조금은 걱정하면서 지켜보았던 것 같다.


"엄마, 나 수영 배우기 싫어." 딸이 한 두 달 배우더니 그런 말을 했다. 딴짓하는 친구를 무섭게 혼냈다고도 해서 수영이 싫어지면 어쩌지 생각했다. 수업이 끝나면 선생님은 딸아이가 긴장하는지 수영할 때 몸에 힘을 준다고 했다. 선생님과 잘 안 맞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수영을 점점 즐기는 아이를 보게 되었다. 더는 가기 싫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물속에서 아이는 선생님과 즐거워 보인다. 물총을 쏘는 선생님, 커다란 선생님 등에 매미처럼 매달려 마치 용궁이라도 찾아갈 수 있을 듯 거북이와 토끼처럼 보이는 선생님과 딸아이의 모습. 고마웠다. 첫 수영의 기억을 즐겁게 만들어주셔서.


물에서 몸에 힘이 자꾸 들어가서 다음 주부터는 평영을 가르치고 안 좋은 버릇 까먹을 때쯤 자유형 배영을 다시 하자고 하셨던 것이 선생님의 마지막 피드백이었다. 지난주까지 웃으며 내게 수업 피드백을 해주셨던, 아이에게 외삼촌처럼 장난을 쳐주던 최 선생님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미안했다. 더 잘해드리지 못해서. 첫인상만 보고 그를 오해해서. 보강을 제 때 안 잡아준다고 서운해했던 순간이. 학부모라는 역할을 떠나 어떤 사람을 알게 된 후 가졌던 관계에서 더 진심으로 다가가지 못했음이. 그래서 글로써 잠시라도 기억을 붙잡고 그에게 사과와 전하지 못한 마음을 보낸다.


수영을 가르치는 일을,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는것처럼 보였던 선생님.

영면하시길 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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