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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사이어티 Nov 01. 2021

프로 리모트 워커들의 워케이션

카카오벤처스 조직문화 이야기 #2

'카카오벤처스 조직문화 이야기'는 총 두 편의 시리즈로 구성됩니다.

#1 따로 또 같이 일합니다.
#2 프로 리모트 워커들의 워케이션  

오랜 리모트 워크로 유대감에 갈증을 느껴온 팀원들을 위해, 카카오벤처스는 워케이션을 시도했어요. 프로 리모트 워커답게 낮에는 평소와 다름없이 일하고, 저녁에는 동료들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는데요. 새로운 환경에서 얻는 자극과 동시에 실제로 얼굴을 마주하고 오가는 대화 속에서 색다른 관점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다고 해요. 카카오벤처스가 참여했던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창조적 마찰'이라 일컬었죠. 아무리 리모트 워크가 익숙해져도 오프라인 소통을 대체하긴 어려울 거라고요. 맡은 업무도 성향도 다른 세 분의 후기를 들어볼까요?


 투자팀 신정호 / 홍보팀 정지영 / 관리팀 이화영 인터뷰  

코사이어티 빌리지 제주에서의 워케이션, 어땠나요?  

신 | 일하는 도중에 햇빛이 들어오는 것만 봐도 기분이 좋아져요.(웃음) 환경의 변화에 따라 평소에 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어요. 당장 눈앞의 실무보다는 전체를 아우르는 방향성이나, 아예 사소한 이야기들을 나누게 되더라고요. 노트북 너머로 전달하긴 어려운 것들이요. 당장은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이런 이야기들이 모이면 조직에 또 하나의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벤치에 편하게 앉아 ‘우리 이렇게 한 번 해볼까요', ‘이런 거 해보면 어때요'하고 산발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거죠. 실제로 그렇게 나눈 대화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다음 날 회의에서 나눴어요.


정 | 일하는 공간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새로운 공간에 있으면 같은 일이라도 조금 다른 시각을 갖고 보게 되고, 새로운 교류를 통해 시야가 확장되는 식의 여러 변화가 있더라고요. 제 업무는 기획이나 콘텐츠 제작같이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 생각의 전환이나 확장이 필요할 때가 많거든요.


이 |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 여유를 누리니까 팀원 분들과 속 얘기를 많이 하게 됐어요. 원격 근무하면서 친해질 기회가 없었던 동료들과도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요.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리모트 워크를 해왔으니 이제는 어떤 곳에서든 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겠어요. 이번 워케이션에서도 평소처럼 일했나요?   

정 | 도착하자마자 각자 편한 장소를 찾아서 일했어요. 늘 하던 거니까 평소와 크게 차이는 없었던 것 같아요.

신 | 저희 팀은 오전에 팀 회의가 있었는데, 마이크 하나 올려놓고 각자 노트북 켜서 평소처럼 진행했어요.

이 | 저는 업무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편이라, 집중하는 데에 문제는 없었어요.


사무실에서 리모트 워크로, 그리고 또 빌리지 제주 워케이션으로. 달라진 환경에서도 일에 몰입하게 도와주는 팁이나 노하우가 있을까요?

정 | 집중이 잘 되는 환경을 파악해두면 좋아요. 저는 영역이 확보된다는 느낌이 들어야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거든요. 늘 노트북을 놓는 자리, 음료 놓는 자리 같은 것들이 정해져 있어요. 그래서 넓은 테이블이 필요해요.

신 |  나만의 루틴을 갖는 것이요. 저도 재택근무를 시작한 초반에는 일이 제대로 안 됐어요. 9시 30분 출근이면 직전인 9시에 일어나기도 했고요. 일상이 규칙과 제한 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니까 이렇게 살면 안 되겠구나 싶더라고요.(웃음) 초반에는 미팅을 일부러 이른 시간에 잡는 등 의도적으로 장치를 마련해 습관을 들였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일상으로 자리잡기 시작하니까 나만의 루틴이 만들어지더라고요. 대단한 건 아니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뉴스 기사를 한 번 쭉 훑는다거나 운동하는 등의 루틴 후에 일을 시작하면 집중도와 효율성까지 높아지더라고요.


생각을 색으로 표현하고 공유하는 컬러 테라피 프로그램

색으로 내면의 이야기를 시각화하고, 서로의 특징을 알아가는 컬러 테라피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요. 색을 만들고 칠할 때에는 몰입하는 모습, 대화할 때에는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모습이 화기애애하더라고요.

이 |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강사분이 최근에 물감과 붓을 만져본 적 있는지 질문하셨는데, 떠올려보니까 10년도 더 된 생소한 경험인 거예요. 오랜만에 느끼는 감각에 동심으로 돌아가는 듯하면서 굉장히 새로웠어요.

정 | 전문가가 리드해 주시니까 쉽고 재미있었어요. 재미뿐만 아니라 유의미한 결과가 있어서 더 좋았고요.

신 | 붓으로 손으로 사부작사부작 뭔가를 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 풀리더라고요. 취미로 드로잉북, 컬러링 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게 됐어요. 그리고 조직 내에서 진행하기에 딱 적절한 정도의 테라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제  개인적인 부분, 내면을 과하게 노출하고 싶진 않거든요. 그런데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공과 사의 적정선에서, 화두는 던져주면서 결론은 굳이 내지 않으시니까 편안했어요.  

정 | 맞아요. 저희는 다들 친한 편이지만, 딱딱한 분위기의 조직이라면 더욱이 사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을 것 같아요. “당신의 상태는 요즘 이런 것 같다~” 하면서 분석하듯 이야기하면 동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신경 쓰이고, 불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빌리지 제주에서 지내는 동안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나요?

정 | 공간 자체가 힐링이었고, 마주치는 풍경들이 모두 좋았어요.  스테이 안에서 일하다가 창밖을 내다보기만 해도 좋았고, 프라이빗 라운지 창 너머로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 같은 것들이요. 그리고 들판에 테이블이 있길래 동료들과 김밥을 사 와서 먹었는데, 피크닉 하는 것 같고 기분이 정말 좋더라고요.

이 | 요가 매트 위에서 스트레칭도 하고, 아침에 러닝도 뛰었어요. 자연도 자연이지만, 동료들과 같이 모여 이야기할 때가 가장 좋았어요.


빌리지 제주 스테이 앞마당에서 보이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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