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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코아 Nov 19. 2024

펑펑 터지는 소리

화려한 불꽃 세례

 바로 전 글에서 대학교 4학년 때의 이야기를 썼지만, 훅 뛰어넘어 올해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21년도에 대학 졸업 후 나름 열심히 살다 보니 어언 3년이 지나갔다. 그간 놓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중국어를 다시 붙잡아 하려고 했다는 게 참 기특하긴 했지만 그 과정이 마냥 쉽지는 않았다. 


 올해 상반기에 책을 사고 공부를 시작해서 시간이 좀 생긴 방학 동안에는 더 열심히 공부했다. 중국어 강사 과정을 따로 신청해서 파고다 선생님들로부터 강의 피드백도 받고, 강의 내용의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무던히 노력도 했다. 이미 봤던 자격증 시험들도 다시 보기 하면서 감도 잡았고, 동시에 여러 과외 앱으로 학생을 구하는 시도를 했다. 그래서인지 강사 과정을 마무리하는 8월 한 달간에는 강의 문의가 비교적 많아져서 시범 과외나 상담도 많이 했다. 전부 다 받을 수는 없었고, 일부만 받았다. 2학기 개강과 동시에 수업 예정이 있었다. 그중에는 불발된 것도 있었지만 9월까지 예정된 과외들은 끝이 났고, 파고다 강사 자격증도 받았다.


 10월 이후로는 시험 기간이기도 해서 구하지 않았는데 어쩌다가 학교 내부의 국제교류원에서 중문 및 영문서류 번역과 사무 업무를 하게 됐다. 국제 교류 관련한 행사 준비와 진행도 한다. 오랜만에 사무 일을 하려는데 언어도 쓴다니, 꽤나 행복하고 재밌었다. 지금도 그렇고 말이다. 좋은 기회이니만큼 12월까지는 이대로 가도 좋을 것 같다. 게다가, 기말을 앞둔 학교 스케줄들이 꽤나 있어서 이 일이 나에게 최선인 상황이기도 하다. 그래서 먹고사는 데에는 지장은 없지만, 과외보다 신경 쓸 일은 덜 한 만큼 수입이 많진 않다 뿐이랄까. 


 이 일을 언급하는 이유는 프리랜서 형태의 계약이기 때문이다. 알바몬에서 아르바이트 구하듯이 면접도 봤고, 프리랜서 형태로 세금을 떼고 월급이 나온다. 내년 2월까지 계약을 했는데, 연장을 하게 되면 좋을 것 같다. 학교 다니는 동안 계속하면 좋겠지만은 사람 일이란 게 그렇게 장담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방학이 되면 다시 과외를 구할 생각이다. 아무튼 상반기에 꽤나 고생한 덕에 지금 잘 살고 있다. 많이 바빠졌지만 말이다.


 한편, 수강생 문의를 받다가 알게 된 게 있는데 사람들은 꽤나 주말 과외는 내키지 않아 하고, 웬만해서는 주중에 수업을 듣고 싶어 하는 듯했다. 내 입장에서도 주말보다는 주중에 수업을 하는 게 시간을 관리하기에 좋다. 주중에는 학교에서 공부와 일을 하고, 저녁에는 강의를 열면 되니 말이다. 그렇게 되면, 주야만 뒤바뀐 거의 반직장인이 되는 거다.


 과외가 자리 잡힌다는 전제로 주말에는 정기적인 알바를 다시 시작해 볼까 고민이기도 하다. 피자헛 일이 힘들지만 재밌기도 했어서 이번에는 다른 알바를 시작해서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다. 쇼핑몰과 의류 관련해서 일할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찾은 게 유니클로. 기말이 끝나면 지원해 봐야겠다. 옷 재고 관리나 고객 CS 등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11월 초까지 일에 대한 고민과 학교 과제와 수업들에 치이다가 오랜만에 러닝을 나갔다. 평소에는 학교 근처에서 주 1회만 혼자 뛰는데, 시간이 될 것 같아 크루에 나갔더니 이게 웬 걸! 러닝을 하다가 엄청난 불꽃놀이를 구경했다. 그것도 코앞에서.


와아-!


 뛰느라 숨이 차면서도 시선은 하늘 위로 고정하고, 뚫어져라 보고 탄성을 내질렀다. 이번에도 5km 논스톱은 실패했으나, 4km를 달성했다! 최근 이래저래 조금은 시무룩해져 있던 나에게 불꽃놀이라는 우연은 정말 큰 위로였다. 대전에 진짜 눌러앉아야 하나. 너무 행복하네. 이게 무슨 일이람. 뛰는 도중이라 너무 숨이 찬 상태라서 직접 찍진 못했다. 대신 운영진이 찍으신 영상 중 일부를 캡처해 가져왔다.


펑-! 펑-!


 러닝을 마치고 나서, 같이 뛴 조원들과의 감상평 시간이 이어졌다. 너도나도 영상과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을 정말 잘 찍으시더라. 나에겐 사진을 찍을 여유 따위는 없었다! 너무 좋았었고 운도 좋았던 시간이었다. 낭만적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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